최근 붐이 일고 있는 울트라씬 노트북은 공교로운 일인지 의도적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비슷한 시기에 인텔과 AMD가 함께 내놓았다. 그 성격은 약간 다르지만 넷북보다 강한 성능을 내면서 얇고 가벼운 데다가 배터리 또한 오래 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과 LG 등 제조사들이 제품을 쏟아내기 때문에 우리에게 인텔의 울트라씬이 익숙하긴 하지만 사실 울트라씬 노트북을 먼저 내놓은 것은 AMD다. 코드명 유콘으로 시작한 애슬론 네오는 비교적 싼 값으로 아톰 기반 넷북 이상의 성능을 냈지만 그 자체 성능보다 이 플랫폼을 이용한 제품이 흔치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하반기 들어 AMD가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쓴 2세대 울트라씬 플랫폼을 내놓으며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하나 둘씩 제품이 선보이기 시작한다.

MSI도 U200시리즈에 다양한 선택 옵션을 내놓으면서 U230의 하나로 애슬론 네오 MV-40 프로세서를 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나온지 1년이 다 되어가는 플랫폼이지만 다소 낯선 느낌의 이 프로세서는 과연 어떤 성능을 내어줄까? 직접 테스트해봤다.

AMD 울트라씬 노트북 플랫폼의 핵심인 애슬론 네오 프로세서는 과연 어느 위치에 있는 것일까? 이 CPU는 한때 아톰 프로세서와 직접적으로 비교가 되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 모바일 애슬론 코어를 고쳐 만든 저전력 프로세서다. 싱글 코어이기 때문에 하이퍼쓰레딩을 쓰는 아톰에 비해 왠지 아쉬운 느낌은 있지만 튜리온, 애슬론 등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성능을 보이면서도 낮은 전력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휴대용으로 아톰 넷북이 아쉬운 이들에게는 괜찮은 선택이다.

 

작업관리자 창의 CPU 사용률에 그래프가 한 개만 뜨는 것이 낯설만큼 멀티 코어 프로세서가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있다. 싱글코어 프로세서를 보면 실망부터 앞서는 것이 사실이지만 인터넷과 오피스 작업 위주의 넷북, 미니 노트북이라면 싱글코어도 불편함은 없다. 오히려 아톰 넷북을 쓰는 이들의 가장 큰 불만은 아무래도 그래픽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AMD의 넷북과 울트라씬 플랫폼은 약간의 3D 가속과 시원스러운 동영상 재생을 강점으로 들 수 있다.

고성능의 멀티코어 프로세서에 비할 수야 없겠지만 U230의 MV-40 프로세서는 걱정과는 달리 괜찮은 성능을 낸다.

시스템의 전체적인 성능을 살피는 PC마크 밴티지를 돌렸을 때 1401점으로 적당한 수준이다. 메모리는 2GB로 충분한 편이고 이 정도 점수라면 사무용 PC로 쓰기에 충분하다. 참고로 아톰 프로세서를 넣은 넷북들이 대개 1000 점대 정도의 점수를 낸다.

 

U230이 동급 시스템 중에서 가장 자신있는 그래픽 점수를 살폈다. U230에 들어있는 ATI Radeon HD3200은 이미 데스크톱 PC부터 노트북의 푸마 플랫폼 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는 그래픽 프로세서다. 게임을 시원스럽게 돌릴 만큼은 아니지만 주로 많이 즐기는 온라인 3D 게임은 충분히 돌아간다. 게임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3D마크 06을 돌려 U230의 성능을 살펴봤다. 점수는 1068점으로 푸마 플랫폼 노트북의 그래픽성능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아톰이 100점 내외의 점수를 내고 아이온 플랫폼 역시 1000점 내외의 성능을 갖는 것을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게임보다 동영상 가속에서 더 효과적이다. 블루레이나 H.264등의 코덱으로 만든 영상은 CPU 뿐 아니라 그래픽프로세서 안의 스트림 프로세서들이 나누어서 처리하기 때문에 상당히 매끈하게 돌릴 수 있다. 드라이버 등의 안정성 역시 이미 인정받은 것이 바로 Radeon HD3200이다. LCD 해상도도 1366x768로 높은 편이어서 속시원히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배터리 성능은 가득 충전했을 때 약 3~4시간 가량 쓸 수 있다. 6~7시간씩 가는 넷북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지만 실질적으로 외부에서 노트북을 쓰는 시간이 1~2시간 내외라고 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넷북의 답답한 점을 없앨만한 성능인 만큼 실제 작업 시간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등 이점이 있기에 아쉽긴 하지만 굳이 배터리에 대해 불만을 가질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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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7 홈 프리미엄K를 운영체제로 썼다. 넷북에서도 원활하게 돌아가는 윈도 7인만큼 그래픽과 CPU 성능이 좋은 U230에서 윈도 7은 거의 100% 활용할 수 있다. 개인용 노트북으로 쓰기에 가장 알맞은 구성인 윈도 7 홈 프리미엄 K를 운영체제로 쓰고 Radeon HD 3200을 넣은 만큼 에어로 등 윈도 7의 그래픽적인 특성도 잘 살려준다.

기존 운영체제와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한 윈도 XP 가상화 모드도 돌릴 수 있다. 이 기능은 CPU에서 가상화 기술을 쓸 수 있어야 하는데 애슬론 네오 MV-40 프로세서는 AMD의 가상화 기술인 AMD-V 기술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 가상화를 돌리는 데 문제가 없다. 다만, 가상화는 가상의 PC를 에뮬레이션하는 만큼 CPU에 큰 부하를 주는데 MV-40은 약간 버거워한다. 웹 기반 소프트웨어나 P2P 다운로드, 한글 오피스 등의 프로그램을 가상 PC에서 돌리기에는 무리 없는 수준이다.

역시 AMD 플랫폼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이다. 60만원대에 윈도 7를 운영체제로 하는 고해상도 미니노트북이나 넷북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넷북은 아쉽고 고성능 울트라씬이 부담스럽다면? 그 사이를 정확하게 짚어주는 것이 바로 애슬론 네오 프로세서를 쓴 MSI의 U230의 가장 큰 매력이다.

IT조선 최호섭 기자 notebo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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