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요즘,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커피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는 것은 단연 스타벅스 비아(VIA)와 동서식품 카누(KANU).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두 인스턴트 원두커피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 스타벅스 비아(좌)와 동서식품 카누(우)

 

우리나라 인스턴트 커피 시장은 이미 동서식품 맥심이 꽉 잡고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 추세는 계속될 게 분명하다. 그래서 비아와 카누의 경쟁자는 기존의 인스턴트 커피가 아니다. 이들의 쟁점은 인스턴트 커피로 커피전문점과 같은 커피맛을 재현해내는 것이다.

 

그 맛이 궁금하다. 이들의 맛은 커피전문점 커피와 얼마나 차이가 날까?

 

 

인스턴트 커피 vs. 커피전문점 커피, 선수입장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의 선두주자인 ‘비아’와 ‘카누’에 대해 먼저 들여다봤다.

 

 

스타벅스 비아 레디 브루

동서식품 카누

원두

아라비카

아라비카

공법

원두 미세 분쇄 파우더 100%

에스프레소 추출 커피를 냉동건조한 커피 파우더 95% + 원두 미세 분쇄 파우더 5%

콜롬비아 로스트, 이탈리안 로스트

다크 로스트, 마일드 로스트, 다크 로스트 스위트, 마일드 로스트 스위트

가격

봉지당 1250원

봉지당 360원

판매처

스타벅스 매장

할인마트

 

앞서 얘기했듯 이들이 경쟁자는 커피전문점 커피다. 그들이 라이벌이라 생각하는 커피전문점의 커피와 맛을 비교해봤다. 커피는 사람마다 좋아하는 맛과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바리스타 로스팅 과정 교육생들 15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쳤다. 테스트에는 비아 콜롬비아 로스트와 카누 다크 로스트가 쓰였다.

 

비아, 카누와 함께 블라인드 테스트의 대상이 된 커피전문점 커피는 스타벅스와 커피빈의 커피다.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블렌드

커피빈 오늘의 커피

원두

아시아 + 남미 + 수마트라

콜롬비아

방식

드립

드립

가격

톨 사이즈(12oz) 3300원

스몰 사이즈(12oz) 3500원

      

테스트는 제품을 공개하지 않은 4잔의 커피를 바리스타가 맛보게 한 후 각 커피의 산미, 향미, 밀도, 후미 등에 점수(*5점 만점)를 매기고 가장 마음에 드는 커피를 최종 선택하게 했다. 최종 선택은 제품을 공개하기 전과 후가 달라지는 지 여부도 살펴봤다.

 

 

 

산미(Acidity) 킹 - 커피빈

커피의 상큼한 신맛을 ‘산미’라 부른다. 보통 커피를 평가할 때 사과나 청포도 같은 상큼한 산미가 높은 점수를 받고 식초처럼 자극적인 산미는 낮은 점수를 받는다.

 

비아

카누

스타벅스

커피빈

3.2

2.1

3.3

3.7

 

커피빈을 선택한 바리스타’s 한마디

고정희: 신맛이 강하면서 거부감이 없다. 전체적인 밸런스도 훌륭한 편.

김정욱: 산미와 향이 좋으면서 끝맛이 깔끔하다. 특히 식었을 때 산미가 계속 남아있다.

 

 

향미(Flavor) 킹 - 스타벅스

커피를 입 안에 머금었을 때의 향과 맛, 그러니 일반인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부분이다. 향미는 다양한 맛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질 때 높은 점수를 받는다.

 

비아

카누

스타벅스

커피빈

3

2.1

3.5

3.1

 

스타벅스를 선택한 바리스타’s 한마디

박상현: 뜨거울 때나 식었을 때나 맛과 향이 변화 없이 일정하다.

이수훈: 슈가 브라우닝이나 초콜릿 티 계열의 향이 느껴진다.

 

 

밀도(Body) 킹 - 커피빈, 비아

무게감과 촉감을 나타내는 밀도는 커피가 목구멍을 넘어갈 때 느껴지는 질감으로 느낄 수 있다. 흔히 진하고 무거운 커피를 마실 때 바디감이 좋다고 한다.

 

비아

카누

스타벅스

커피빈

3.3

2.5

3

3.3

 

비아를 선택한 바리스타’s 한마디

권형목: 예가체프와 비슷한 향과 맛이 난다. 전체적인 조화가 뛰어나다.

편승호: 과일의 신맛이 나면서 바디감이 조금 있다.

 

커피빈을 선택한 바리스타’s 한마디

김은재: 한약 같은 향이 나면서 부드럽게 넘어간다. 고소한 맛이 입안에 오래 머물렀다.

오현주: 달콤하고 고소한 향이 좋았으며 전체적으로 부드럽다.

 

 

후미(Aftertaste) 킹 - 비아

말 그대로 커피를 마시고 난 후 혀 뒤쪽에 남는 뒷맛이다. 좋은 맛과 향이 계속 남아 있는 경우 후미가 좋다고 한다.

 

비아

카누

스타벅스

커피빈

3.6

2

3.1

2.9

 

비아를 선택한 바리스타’s 한마디

고정희: 신맛이 뛰어나지는 않고 향도 빨리 사라지지만 뒷맛은 적절하다.

김정욱: 적당히 달콤함이 느껴지면서 밸런스가 잘 맞는다. 여운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깔끔하다.

 

 

위의 모든 평가항목의 총점을 가지고 순위를 따져보니 스타벅스 비아, 커피빈, 스타벅스, 카누 순이었다.

 

각 커피에 대한 바리스타들의 한마디를 모아보니 저마다 각각 장단점이 있었다. 개인적인 성향이 담겨 의견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 각 커피에 대한 바리스타의 의견

 

 

 

바리스타의 최종선택

 

 

비아

카누

스타벅스

커피빈

제품 공개 전

5

0

5

5

제품 공개 후

3

0

6

6

 

바리스타들은 가격 등 제품의 정보를 공개한 후에도 맛을 더 중요시하며 처음의 선택을 고수하는 편이었다. 오히려 제품을 공개하니 브랜드 이미지가 플러스 알파 요인이 되어 커피전문점 커피 쪽으로 이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매일 진한 커피를 입에 달고 사는 바리스타들의 커피 평가는 일반인들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바리스타는 전체적인 균형을 가장 중요시 하는 반면 일반인, 특히 한국인의 경우 구수한 맛을 선호하고 있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는 결과가 달리 나타난다.

 

실제로 한국리서치와 동서식품이 함께 진행한 일반인 대상의 비교평가에서는 다른 결과를 볼 수 있다. 25~39세 여성 중 커피전문점의 커피를 즐겨 마시는 110명(직장인 55명, 주부 55명)을 대상으로 카누와 커피전문점 A와 B의 아메리카노를 블라인드 테스트로 비교해본 결과 비슷하거나 카누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출처: 동서식품

 

 

누구는 에스프레소처럼 걸죽하고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반면, 누구는 커피믹스 하나를 타더라도 머그컵 한 가득 물을 부어 연하게 마시기도 한다. 시장 상황은 바리스타들의 평가와 다르게 나타날 지도 모른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맛을 봐야 맛을 알 수 있으니 궁금하면 직접 맛을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맛있는 커피는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거니까.

 

 

장소 제공: 커피문화원

시음에 참여한 바리스타 15人: 고정희, 권형목, 김은재, 김정욱,

노일형, 박상현, 신동면, 오현주,

유승호, 윤지홍, 이수훈, 이현준,

장미진, 조정훈, 편승호

 

IT조선 염아영 기자 yeoma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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