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변방에 머물던 아웃도어가 이제 패션 전반을 주무르는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4조원대로 매출 쾌거를 올린 아웃도어 업계에 막강한 자금력과 마케팅을 갖춘 대기업들이 후발주자로 나서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좌측 상단부터) 제일모직 빈폴아웃도어, F&F 더 도어, LS네트웍스 픽 퍼포먼스, 세정 센터폴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빈폴 아웃도어'를 들고 나온 제일모직이다.

 

제일모직은 지난해부터 아웃도어 전탐팀을 꾸려 초석을 다진 바 있다. 올해 2월 김수현을 모델로 내세운 ‘빈폴 아웃도어’는 본격적인 출범과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빈폴 아웃도어는 생활형 아웃도어를 표방하며 20~30대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다. 상반기에는 30~40개의 백화점 및 가두매장을 시작으로 제품 판매를 실시했고, 오는 가을·겨울 시즌에는 해외 시장 진출까지 염두해 두고 있다.

 

빈폴 아웃도어 론칭 이후 3월부터 5대 패션 그룹으로 꼽히는 대기업들이 아웃도어 시장에 줄줄히 출사표를 던졌다.

 

베네통, 시슬리, MLB 등 수입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패션기업 F&F는 컬쳐 아웃도어 브랜드 '더도어(THE DOOR)'를 3월에 론칭했다. 더도어는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로, 한국의 기후와 지형에 맞는 제품으로 그동안 고기능성 제품 위주의 아웃도어 시장에 합리성을 강조한 아웃도어 의류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더도어 관계자는 “이제는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연령층이 어려지고 있다."며 "앞으로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의 관심이 아웃도어 시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아웃도어 컨셉트 스토어 웍앤톡(WALK&TALK)을 최초로 선보인 LS네트웍스가 4월초에 스웨덴 아웃도어 브랜드 픽퍼포먼스(Peak Performance)를 독점 론칭했다.  제품은 멀티 스포츠 활동을 위해 기능성을 강조한 액티브라인, 아웃도어, 골프, 트레이닝 등으로 구성된다.

 

LS네트웍스 조병상 전무는 “픽퍼포먼스는 스웨덴 프리미엄 브랜드로 고급스러운 컬러, 슬림한 핏감 등 차별화된 특징을 갖고 있다“며, "픽퍼포먼스에 이어 스위스의 이너웨어 브랜드인 오들로, 영국의 하이텍 등산화 등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를 수입해 올 하반기에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고 향후 사업 계획을 밝혔다.

 

LS네트웍스 측은 픽퍼포먼스의 본격적인 국내 영업에 들어가며 웍앤톡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향후에는 국내 백화점 입점을 위한 브랜드 유통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세정도 지난 19일 자사 아웃도어 브랜드 '센터폴'을 선보였다. 센터폴은 스위스 감성의 유럽형 아웃도어를 표방하며 한국인에게 가장 잘맞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이들은 그동안 산을 중심으로 개발되는 아웃도어 제품을 걷기 여행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라인업 했다.

 

론칭 행사에서 윤재익 센터폴 아웃도어사업부 본부장은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그 만큼 더 만반의 준비를 했다. 센터폴은 올해 전국에 100개 유통매장으로 확보할 계획이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또한 지난해 여성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의 국내 인수권을 확보한 패션그룹 형지가 올해 하반기 중으로 중저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케이프(north cape)’ 론칭을 앞두고 있다.

 

노스케이프는 30-50대를 겨냥한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 대형마트 위주로 중저가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현재 신규사업팀 구성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올해 6~7월 본격적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이처럼 아웃도어 업계는 대기업들의 본격 진입과 함께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 레이스가 예상되지만, 후발주자들과 기존 전문 아웃도어 업체간 힘겨루기 역시 무시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는 "아웃도어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만큼 대기업들이 가만 두고 볼리는 없다"며 "그들의 막강한 자금력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진출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아웃도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 들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일축했다.

 

전문 업체가 터를 잡아놓은 아웃도어 시장의 미투(me-too) 전략 또한 치열해 보인다. 소비자는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번지지는 않을까 염려된다.

 

IT조선 홍효정 기자 hong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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