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와 SSD의 장점을 겸비한 SSHD 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이 제품의 성공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 저장장치 전문기업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에서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와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장점을 모은 하이브리드 HDD ‘SSHD’를 선보이며 신규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씨게이트는 4월중 국내에 관련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며, 웨스턴디지털 또한 정확한 날짜는 밝히지않았지만 연내 노트북과 데스크톱에 들어간 SSHD를 국내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SSD와 HDD를 합친 SSHD,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PC를 제조 유통하는 관련 업체들에게 물어봤다.  
 

SSHD, 1TB가 13~15만원 사이라면 가능성 있다
 

“HDD와 가격만 비슷하다면 충분히 성공할 겁니다”

 

외산 SSD를 유통하는 이노베이션 티뮤 관계자는 빠른 속도를 내는 SSD와 고용량의 HDD가 합쳐진 SSHD가 가격 면에서 기존 HDD와 3~5만원 정도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 HDD를 탑재한 PC와 비교해 부팅 속도가 빨라져 PC 성능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사용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최근 하이브리드 HDD 형식 노트북이 속속 등장하고 빠른 부팅 속도를 체감한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일반 데스크톱PC에서도 더 빠른 부팅속도를 원하는 일이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SSD처럼 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PC를 잘 모르는 일반 사용자들이 기존 HDD처럼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노베이션 티뮤 관계자는 "1TB HDD가 1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1TB SSHD 가격은 13만원~15만원 사이가 최적"이라고 말했다. HDD에 16GB 혹은 30GB의 낸드플래시(SSD)가 들어가고 콘트롤러가 적용되면 3만원에서 5만원이 더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 씨게이트 SSHD

한국HP 노트북 마케팅 관계자도 기업 시장에서 이를 원하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SSD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용량에 비해 가격이 높아 기업체에서 SSD로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고용량 HDD에 일부 프로그램 성능을 높이는 SSD가 보태진 SSHD는 성능과 가격의 절충안으로 기업체에서 선호하게 될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데스크톱 PC는 물론이고, 올인원PC에도 이용하기 괜찮은 부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외산 SSD 유통 관계자는 부정적으로 설명했다. 비용 대비 성능 향상 폭이 높지 않아 SSHD 시장의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것.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이 SSD 시장에도 진출했다는 점을 감안할때 SSHD가 SSD 시장을 모두 대체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SSD가 속도는 물론이고 드라이버의 안정성과 무게, 전력 소모량 면에서 이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또 SSD 대비 SSHD의 체감 성능이 덜하다는 이유도 들었다.
 

SSHD, 노트북 시장에선 “글쎄”

 

기가바이트 노트북을 유통하고 있는 업계 한 관계자는 노트북 시장에서 SSHD에 대한 전망을 다소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하이브리드 HDD 형태 제품을 탑재한 노트북을 내놓은 지 3개월이 됐지만 생각보다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클라우드와 같은 인터넷 저장공간의 사용비율이 높아지고, 동영상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이 뚜렸해지면서 고용량 HDD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런 이유에서 128GB SSD를 탑재한 제품을 구매하고 필요에 따라 고용량 외장HDD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HDD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처럼 HDD에 SSD를 집적한 SSHD 제품과 메인보드에 캐쉬용 낸드플래시(SSD)를 넣고, 일반 HDD를 탑재해 필요에 따라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제품 방식이다.

 

두번째 방식을 채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국 레노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HDD 탑재 노트북의 판매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며 SSHD에 대한 시장을 섣불리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SSD 혹은 HDD만을 탑재한 제품이 더 인기가 많다. 고용량의 제품보다는 더 빠른 속도를 내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노트북 업체 한국HP 마케팅 담당자는 “엔비4 노트북의 32GB(캐시) SSD 탑재 모델의 판매 비율이 높다” 며 속도와 용량 절충안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또 현재 씨게이트의 SSHD 제품을 넣어 판매할 계획은 아직은 없다고 전했다.

 

 

정소라 기자 ssora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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