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단지내 관광터미널 상가가 오는 10월 역사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서부T&D(이하 서부티엔디)의 개발계획에 따라 용산전자단지내 터미널전자상가(이하 터미널상가) 상인들이 7월부터 본격 이주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터미널상가의 관리 및 시설주인 서부티엔디는 용산구 한강로3가에 소재한 1만9153㎡ 규모 용산전자단지 부지에 호텔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관광터미널에서 도시계획시설을 변경하지는 않았지만 서부티엔디는 오랜 기간 진행해온 호텔개발사업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작년 6월 입점 상인들과 1년 후 이주(특약 사항)를 골자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오는 7월부터 입점상인들이 상가를 떠나야 한다. 하지만 터미널상가 상우회 측은 서부티엔디에 개발 일정에 여유가 있는 점을 고려해 임대차 계약기간을 내년 2월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결과적으로 당초보다 3개월 늘어난 올 10월까지 여유기간을 확보했다.

 

지난해 6월 임대료 40% 인하, 이주비, 영업손실보상금 등의 특약사항을 포함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종료 시점 3개월을 전후해 해당 특약사항을 적용받는다.

 

▲현재의 터미널상가(왼쪽)와 서부티엔디가 추진하고 있는 이 곳에 들어설 호텔 조감도(오른쪽. 이미지 서부티엔디 홈페이지)

 

하지만 내년 2월까지 연장 계약을 기대했던 상인들은 이전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특약사항이 적용되는 5월부터 터미널상가를 떠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터미널상가 입점업체수는 작년 250여곳에 달했으나 현재는 180여곳으로 줄었다. 5월들어 탈상가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어 입점업체수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층에서 중고노트북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불경기에 매장을 운영하기 힘든데다 서부티엔디와 임대차 계약 종료를 앞두고 특약을 적용받을 수 있는 시점이어서 우선 이달말까지만 매장을 운영하고 사업을 정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택하 터미널상가 상우회장은 "전자랜드, 나진상가 등으로 단체 입점을 제안하고 있지만 터미널상가 입점업체들이 각자 자신들의 영업환경을 고려해 이미 이전했으며, 남아 있는 업체의 경우 이전계획을 일일이 파악할 수 없어 진행이 순조롭지는 않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일부 업체들은 용산 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대다수는 용산전자단지내에 다시 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30조원 사업규모의 용산국제업무단지 개발 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서부티엔디는 진행 중인 용산부지 호텔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속에 지난 3월 주가가 하락한 바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한편 터미널상가에는 2300여실을 갖춘 비즈니스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부티엔디는 건축 예정인 호텔 3개동 중 한개동(필지와 설계상 건축 연면적의 29%)을 2563억원에 하나은행에 '착공 전 선매각'한다고 지난해 10월 공시한 바 있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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