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이 해외 진출을 꾀하면서, 국가별 게임 현지화 전략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블소는 국가별 다른 전략을 구축해 놓은 만큼, 향후 이 전략이 게임 성패에 큰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게임기업인 엔씨소프트가 블소의 해외 진출 전략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블레이드앤소울 中 단계별, 日 애니메이션

 

최근 중국에 이어 일본 진출을 선언한 블소는 나라별 다른 전략으로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가별 전략으로 엔씨소프트는 중국 서비스를 위해 조금씩 이용자에게 접근하는 단계별 방식을 택했다. 이 방식을 통해 중국 게이머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것은 물론, 현지에서 이용자들의 성향을 파악해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을 구축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요금제는 중국 현지 정서에 맞는 부분유료화로 바꾸고, 중국 이용자에 특화된 게임 의상인 빨간색과 금색을 넣었다. 여기에 현지 정서에 맞는 특별 상품도 제작했고, 글로벌 연예인을 활용한 스타마케팅도 진행했다.

 

▲ 중국 진출을 앞둔 '블레이드앤소울'은 홍보 모델로 '소녀시대'를 선정했다

 

단계별 전략은 예전 엔씨표 온라인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출시 당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가 급격한 인기 하락을 방지한 것으로, 엔씨소프트는 그간 글로벌 진출을 통해 얻은 노하우 전략을 현지 퍼블리셔인 텐센트와 함께 전략적 서비스로 적용해 이어가고 있다. 현재 블소는 중국에서 서버 200대 이상을 유지하며 사전 공개 테스트를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블소의 일본 진출은 애니메이션 제작이라는 과감한 방식의 현지화 전략을 짰다. 특히 일본의 경우 온라 게임이 콘솔(비디오 게임)과 비교해 매우 작은 시장인 만큼 다양한 사업적 접근 방식이 필요했고, 이에 애니메이션 제작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일본에 진출하는 블레이드앤소울은 게임 현지화에 애니메이션 전략을 짰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블소 애니메이션 제작과 블소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 제작은 현지에서 큰 방향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또 블소의 경우 일본 이용자들에게도 이름이 알려진 김형태 아트디렉터(AD)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애니메이션 및 관련 사업의 성공적 진출이 예상된다.

 

블소 애니메이션은 ‘아프로사무라이’, ‘라스트에그자일’ 등의 일본 인기 액션물을 선보였던 ‘곤조(GONZO)’ 스튜디오가 제작을 맡았으며, 원작 게임에서 보여준 속도감 넘치는 액션성과 스토리텔링을 고품질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성공한 글로벌 게임, 현지화 작업이 핵심

 

글로벌 진출에 성공을 거둔 게임에는 완성도 높은 현지화가 한 몫을 한다. 특히 진출 국가의 이용자 성향이나 문화에 맞춘 전략적 서비스는 게임의 성공을 견인했다.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대한민국에서 리그오브레전드를 성공 시킨 것은 국내의 게임 문화를 제대로 파악해 서비스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라이엇게임즈 본사에는 한국 PC방을 그대로 본떠 만들 정도로 한국의 게임 문화를 알기 위한 노력과 애정이 숨어 있었다.

 

▲ 리그오브레전드는 한국의 PC방 문화와 착한 유료화로 성공을 거뒀다.

 

리그오브레전드는 국내 PC방 문화를 파헤쳐 기존 게임에 없던 과감한 요즘 정책을 적용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PC방에서 모든 챔피언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착한 유료화 정책’은 아직까지도 국내 게임 서비스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내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도 기본적으로 액션을 좋아하는 중국 이용자의 특성과 그 나라에 맞는 주기적 업데이트가 인기 비결로 꼽히고 있다.

 

특히 던전앤파이터는 현지 정서에 맞는 업데이트로 인기를 높이는데 한 몫을 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기념한 현지화 업데이트를 적용해 주목 받았고, 중국 전통의상과 중국 문화를 콘셉트로 한 의상, 각종 기념일에 맞춰 게임 내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현재 던전앤파이터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넥슨 게임중 최고의 '캐시카우'로 높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넥슨 '던전앤파이어'

 

중국 1조 매출의 신화를 만든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도 글로벌 현지화가 게임을 크게 성공 시킨 작품으로 꼽힌다. 특히 ‘크로스파이어’는 중국 현지 유저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여 지속적으로 반영해 게임 성공을 이끌어 냈다.

 

중국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직관적 UI를 개편하고, 마니아 성향의 어려웠던 게임을 일반인들도 접근 가능하도록 쉽게 수정한 것이 주요했다. 또 열악한 현지 네트워크 상황과 저사양의 플레이 환경에 맞춘 현지화 작업이 크로스파이어의 성공 신화를 만들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성공 게임들은 그 나라의 게임 문화를 파악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마케팅이 큰 효과를 얻어냈다”며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의 성공에 대해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완성도 높은 현지화 작업이 진행되는 만큼, 국가별 시장에서 성공적 진출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중국 FPS 신화를 만든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박철현 기자 pc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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