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지난 1일 시행된 후 15일동안 '휴대폰 자동 판매기기'(이하 휴대폰 자판기)가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휴대폰 자판기는 종전 단말기 유통 구조를 혁신할 수 있다는 핑크빛 전망을 보여줬지만, 운영을 담당한 업체와 이통사의 관리 부실이 소비자 불편을 초래했다.

 

 

먹통된 휴대폰 자판기, 판매점 '불만'

 

폰플러스컴퍼니(대표 이응준)는 지난 8월 KT와 제휴를 맺고 다이소 등에 '휴대폰 자판기'를 보급했다. 당사는 소비자가 이통사 대리점 및 판매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도록 휴대폰 자판기를 설치했다.

 

휴대폰 자판기는 이용자가 휴대폰 모델과 요금제를 선택한 후, SMS로 본인인증 및 신분증 촬영 등의 과정을 통해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는 기기다. 자신이 신청한 휴대폰은 택배를 통해 전달된다.

 

15일 휴대폰 자판기가 설치됐다고 공지된 전국 12개 다이소를 취재한 결과, 연락이 닿지 않은 3곳을 제외한 나머지 다이소 휴대폰 자판기가 먹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 작동되지 않는 휴대폰 자판기 모습

 

대다수 다이소 업체에는 업체 관계자들이 점검을 다니거나 공지를 보내 '업데이트' 때문에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전달했지만, 일부 다이소에는 영업중단 이유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판매 업체에서는 이를 기계 고장이나 단말기 품절 등 때문에 작동이 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다이소 관계자는 "업체 관계자들이 와서 단통법 때문에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이 후에도 자판기가 안돼 회사에 연락해 봤는데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T, 폰플러스컴퍼니 자판기 운영실태 파악 못해

 

폰플러스컴퍼니를 통해 휴대폰을 판매하는 KT는 자판기 운영 실태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 이미지=KT

 

KT는 휴대폰 자판기를 통해 자사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지만, 폰플러스컴퍼니가 이를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어 자판기 미작동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KT 관계자는 "우리도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휴대폰 자판기를 관리하는 것은 아무래도 폰플러스컴퍼니여서 자세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KT는 폰플러스컴퍼니가 휴대폰 자판기를 운영하지 못하는 이유로 단통법을 꼽았다. 단통법으로 정책이 많이 바뀌면서 현재 유통·판매 채널들이 혼란을 겪고 있고, 정책에 적응할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통법이 시행된 지 벌써 15일이나 지났음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또 다른 KT 관계자는 "자판기를 통한 휴대폰 판매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라며 "휴대폰 공시가격 입력 등 단통법에 적합한 시스템이 갖춰지면 휴대폰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응준 폰플러스컴퍼니 대표는 "단통법과 인증방법 개편 때문에 업데이트를 한 것"이라며 "이번주 마지막 테스트를 마치고 다음주 화요일이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