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재필] 사물끼리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이른바 사물인터넷(IoT) 세상이 스포츠 현장에서도 열리고 있다. 선수들이 뛰는 경기장 안은 물론 관중석까지 그 영역은 점차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축구, 야구, 농구 등 열띤 스포츠 현장 속으로 가깝게 다가온 사물인터넷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빛'을 본 IoT

IoT와 스포츠가 연계된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열린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축구 대표팀을 꼽을 수 있다.

당시 독일 축구 대표팀은 훈련 중인 선수들의 무릎과 어깨 등에 네 개의 센서를 부착하고 운동량에서부터 순간속도, 심박수, 슈팅 동작, 방향 등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했다. 골키퍼의 경우에는 양 손목을 포함해 총 여섯 개의 센서를 사용했다.

독일 축구 대표팀 선수들의 움직임을 분석한 데이터 (이미지=월스트리트저널)
독일 축구 대표팀 선수들의 움직임을 분석한 데이터 (이미지=월스트리트저널)

선수들의 몸에 부착된 센서는 개당 1분에 총 1만 2000여 개의 데이터를 만들었다. 이렇게 분석된 결과는 태블릿 PC를 통해 감독, 코치들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방식이었다.

이 시스템은 독일의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인 SAP가 개발한 '매치 인사이트'다. 지난 2013년 올리버 비어호프 독일 대표팀 코치가 선수들과의 소통을 위해 SAP에게 팀의 스케줄 및 상대팀의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해 줄 것을 의뢰하면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독일 축구 대표팀 코칭스텝은 선수 개개인의 운동능력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월드컵에서 활약할 수 있는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독일 대표팀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총 7경기를 치르는 동안 18골을 뽑아내는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첨단 IoT와 경기장이 만났다

IoT 기술은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즐기는 관중들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야구에 진입한 KT 위즈의 수원 홈구장이 이동통신사의 특수성을 잘 살린 IoT 경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89년 문을 연 수원야구장은 지난 2007년 현대 유니콘스 해체 이후 경기가 열리지 않다가 약 300억원 규모의 리모델링을 통해 최첨단 스타디움으로 탈바꿈 한 곳이다.

사진=KT
사진=KT

우선 KT는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편의를 위해 '위잽'이라는 야구장 전용 앱을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위잽’의 스마트티켓 기능을 통해 예매, 결제, 발권은 물론, 스마트티켓 전용 입장구인 스피드게이트에서 NFC를 활용해 구장 안으로 빠르게 들어갈 수 있다. 줄을 서며 표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일부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스마트 오더' 기능을 통해 구장 내에 입점해 있는 매장 관련 정보를 받고, 음식 주문에서부터 배달까지 받아볼 수 있다. 치킨, 음료 등 먹거리를 앉은 자리에서 간단한 조작만으로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KT는 총 145개의 비콘 장비를 수원 구장에 설치했다.

‘위잽’에서는 실시간 중계 및 MLB급 누적 기록 및 선수 팬 페이지도 제공한다. 현재 등판한 투수, 타자의 누적 집계를 바로 제공해 경기의 집중도를 높여주고, 피칭추적시스템을 통해 투수가 던진 공의 속도와 이동 경로를 스틸 컷의 조합으로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 역시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와 공동으로 '플레이 위드' 앱을 출시, 인천 문학야구장에 적용 중이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에 이 앱을 깔면 티켓 예매부터 좌석 찾기, 이벤트·응원 참여, 문자·동영상 중계 시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플레이 위드'에는 비콘, 실내 측위기술, 3차원(3D) 디지털 지도, 클라우드 플랫폼 등 다양한 ICT 기술이 활용됐다.

NBA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팀이 시스코와 함께 IoT 기술을 적용한 오라클아레나 홈경기장 (이미지=유튜브)
NBA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팀이 시스코와 함께 IoT 기술을 적용한 오라클아레나 홈경기장 (이미지=유튜브)

미국에서는 NBA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팀이 시스코와 함께 홈구장 오라클아레나를 IoT 구장으로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이용자가 경기를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스코어 등 경기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주차 공간 안내, 좌석 예약까지 앱을 통해 조작할 수 있다. 아울러 경기장을 찾는 관람객은 앱을 통해 경기장으로 가장 빨리 오는 길을 안내 받을 수도 있다.

이 밖에도 경기장 내 화장실, 음료 자판기 위치는 물론, 매점에 어떤 물건이 얼마나 남았는지 재고 현황도 앱을 통해 알려준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