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제공되든 구글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구글 맵스 API가 전면 '유료화' 된다.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구글맵을 쓰던 업체 입장에서는 별도의 추가금을 내야 하므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무료 API를 제공하는 다른 맵 API 제공 업체를 찾아야 하는 등 혼란이 불가피하다. IT조선은 구글 맵스 API 유료화가 가져올 산업 현장의 변화와 대안 등에 대해 심층 분석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구글이 지도 서비스 '구글 맵스(Google Maps)'를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구글은 최근 "새로운 위치 기반 기능 및 제품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려고 구글 지도 서비스의 차세대 버전 '구글 맵스 플랫폼(Google Maps Platform)'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6월 11일부터 결제 계정을 만들어 API 키를 만들었거나,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결제 계정이 있는 사업자에게 구글 맵스 플랫폼 사용 권한을 줄 예정이다. 구글은 일괄 유료 정책 도입을 고려해 결제 계정을 만들기만 해도 월 200달러(21만6200원)의 무료 사용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를 초과하는 용량을 사용하는 사업자는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새로운 구글 지도 서비스 ‘구글 맵스 플랫폼’을 보여주는 그림. / 구글 공식 블로그 갈무리
새로운 구글 지도 서비스 ‘구글 맵스 플랫폼’을 보여주는 그림. / 구글 공식 블로그 갈무리
IT 전문 매체 벤처비트는 "구글 맵스 API에 의존하고 있던 사업자는 구글 가이드를 확인해야 하며, 이제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무료 용량인 200달러(21만6200원) 안에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구글 지도 API, 일괄 과금 체계로 변경

구글 맵스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일률적인 과금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구글은 무료 서비스인 오픈 API와 유료 정책을 병행했지만, 앞으로는 일괄 유료 과금 체계가 적용된다.

구글은 "사용자들로부터 구글 맵스의 핵심 API 가격을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표준(Standard) 및 프리미엄(Premium) 가격 정책을 합쳐 '쓰는 만큼 지급하는(one pay-as-you go)' 가격 책정 방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구글은 지금까지 하루 10만쿼리에 해당하는 웹 서비스, 2만500건의 지도 로드 서비스를 '표준'이라는 이름 아래 무료로 제공했다. 이를 웃도는 웹 서비스와 지도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업자만 별도의 돈을 내고 '프리미엄' 제품을 사용했다.

하지만 구글은 구글 맵스 플랫폼을 선보이며 일괄적인 유료 정책을 도입했다. 만약 API 키를 생성하지 않았다면, 지도 위에 워터마크 등이 표시돼 사용자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 그 때문에 구글 API를 사용하는 사업자는 구글 지도 API를 유료로 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칠 전망이다. 전 세계 지도 시장에서 구글 지도의 대체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글이 지금까지 무료나 다름없이 제공하던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 매출원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새로운 요금제는 기존 1년 단위 계약이 아닌 한 달 단위 결제로 바뀐다. 구글은 "새로운 요금제는 연간 선불 약정, 해지 수수료 또는 사용 한도없이 매월 사용하는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진출 스타트업 부담 불가피

구글 맵스 플랫폼은 18가지로 나눠어있던 API를 지도(Maps), 경로(Routes), 장소(Places) 등 3가지 핵심 서비스로 단순화했다. 이를 통해 구글은 구글 지도 서비스의 영향력을 배달, 게임, 승차공유 서비스 등으로 확장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구글 맵스 플랫폼 가격 정책 일부. / 구글 공식 블로그 갈무리
구글 맵스 플랫폼 가격 정책 일부. / 구글 공식 블로그 갈무리
또한, 구글은 지도∙경로∙장소 API를 중심으로 구글 맵스 플랫폼 과금 정책을 매겼다. 식당 위치, 식당 후기와 같은 핵심 정보가 담긴 API는 비싼 가격에, 일반 지도 정보는 싼 가격에 제공하는 등 매출 극대화를 꾀한 것이다.

구글 지도 파트너사 SPH의 소광진 대표는 "이전에는 '야후 지도', '마이크로소프트(MS) 지도' 등 구글 지도의 경쟁자가 있었지만, 사실상 전 세계 150개국 이상을 지원하는 서비스는 구글 지도가 유일하다"며 "국내에서만 사업할 경우 '네이버 지도', '카카오 지도'를 사용하면 되지만, 삼성전자처럼 글로벌 사업을 하는 사업자는 구글 지도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위치 기반 푸드테크 기업 식신의 안병익 대표는 "지금도 일부 사업자는 구글에 지도 사용료를 내고 있지만, 일정 트래픽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자만 해당한다"며 "(구글 맵스 플랫폼이 시작되면) 사업 초기에 해외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스타트업은 추가 비용이 발생할 듯하다"고 예상했다.

다만, 구글은 여론을 의식한 듯 무료 지원 정책도 내놓았다. 구글은 "개발자에게 200달러(21만6200원)어치의 월간 무료 사용권을 제공한다"며 "대부분의 사업자는 매월 무료 이용권만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벤처비트에 따르면 구글은 현재 구글 지도 고객 98%가 한 달에 200달러(21만6200원)씩 제공되는 무료 티어 (free tier)에 속한다고 계산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오랫동안 구글 지도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한 기술로 보였다"며 "구글은 기업용 서비스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구글 지도로 돈을 벌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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