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소전기차 생산이 목표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의 두배로 삼은 올해 목표 역시 달성이 힘든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수소전기차 생산량(현대차 넥쏘가 유일)은 1018대다. 보급 대수는 국내 727대, 해외 227대로 나타났다. 보급 대수가 생산량보다 많은 이유는 2017년 생산분이 2018년으로 넘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수소차 넥쏘. / 현대차 제공
수소차 넥쏘. / 현대차 제공
지난 2015년 당시 박근혜 정부는 ‘제3차 환경친화적자동차 개발과 보급 기본 계획’을 통해 2018년 국내 수소차 생산목표를 2000대로 잡았다. 이 기조는 정권이 바뀐 뒤에도 유지됐다. 그러나 2018년 결과는 목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목표는 높게 잡았지만, 목표 달성을 위한 제반사항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9년 생산목표는 4000대다. 2018년의 두배 정도다. 정부가 강력히 추진 중인 수소경제를 위한 수치다. 국내 유일 수소차 생산 회사인 현대차의 연산능력이 4000대 수준인 것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수소전기차 생산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대량생산이 기본적으로 쉽지 않아서다. 현재 수소전기차 생산은 관련 핵심부품을 별도 공장에서 만든 뒤, 이 부품을 다시 완성차 공장으로 가져와 완제품으로 조립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때문에 생산시간에 제약이 따른다. 일반 내연기관차처럼 공장 한 라인에서 찍어내듯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보유했다는 4000대의 연산능력의 경우, 완제품이 아닌 ‘파워트레인 연료전지 통합모듈(PFC)’의 생산량이다. 실제 현대차에 PFC를 납품하는 현대모비스는 충주공장에 연간 4000대 분량의 PFC를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PFC는 연료전지 스택, 구동모터, 전력전자부품, 수소연료공급장치 등으로 구성됐다.

국내 유일 수소전기차인 넥쏘가 만들어지는 울산 5공장은 현대차에서도 가장 중요한 제품인 제네시스, 싼타페, 투싼 등이 생산된다. 만약 넥쏘 생산을 크게 늘릴 경우 이들 주력 제품의 생산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로서는 수익성이 낮은 넥쏘 생산을 위해 주력 제품 생산을 줄이기 어렵다.

때문에 정부 목표는 그야말로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의 생산환경을 고려치 않은 수치상의 생산능력만 믿고 섣불리 생산 및 보급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수소전기차 구매 보조금 등을 마련해서 최대한 독려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은 차는 살 수도, 보조금을 받을 수도 없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현대차 하나에만 의존하고 있는 수소전기차 생산 및 판매를 다른 회사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술 이전에 큰 걸림돌이 없는 기아차가 대표적이다. 생산여력을 나눠 부담을 줄이는 셈이다. 하지만 기아차는 2020년부터 수소전기차 판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소전기차 생산 및 보급 목표를 지나치게 핑크빛으로 보고 있다"며 "자동차 생산이라는 것은 수치상의 능력과 환경적인 부분을 함께 봐야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