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가 1988년 이후 일본과의 교역에서 한차례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품소재 수입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올들어서만 적자규모가 14억1300만달러(약 1조6500억)를 넘어섰다. 1998년 이후 누적 적자는 506억달러에 달했다. 정부가 일본 정부의 반도체 부품소재를 통한 통상압박을 자체 경쟁력 확보로 극복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과는 차별화된 정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IT조선이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를 파악한 결과 통계가 확인되는 1988년 이후 반도체(MTI 831)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꾸준히 증가했다. 적자규모는 1988년 8억7000만달러였으나 1997년 11억3400만달러로 증가했고, 2003년 2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다시 2010년대 다시 급증하며 2017년과 2018년 34억9000만달러와 32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들어서는 5월까지 적자 규모가 14억1300만달러다. MTI 831은 집적회로반도체(부품), 개별소자 반도체(부품), 실리콘웨이퍼 등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앞선 일본 반도체 부품소재 기술을 우리가 편하게 조달해 사용해왔다"며 "반도체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기관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해 우리 반도체 부품소재 경쟁력이 많이 개선됐지만 그만큼 일본도 앞서 나갔다"며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있는 과감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