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 등록된 동영상을 자주 본다. 어떤 항공기가 어떻게 이착륙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물론, 과거 있었던 항공기 관련 대형 참사 등에 대한 정보 습득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해외 공항에 발이 묶인 항공기 모습도 심심찮게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륙 중 왼쪽 날개가 땅에 거의 닿을 것 같이 비행하는 B747 모습 / 유튜브
이륙 중 왼쪽 날개가 땅에 거의 닿을 것 같이 비행하는 B747 모습 / 유튜브
항공기 이착륙 11분(이륙 후 3분, 착륙전 8분)은 마의 11분이라고 불린다. 항공기 사고는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의 11분에 사고가 나는 빈도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영상을 통해 측풍이 심하거나 구름이 많이 끼는 등 악천후 상황에서 착륙을 시도하는 항공기의 모습을 보면, 사고 위험이 얼마나 높은지 쉬이 짐작할 수 있다. 착륙을 하는 항공기들은 좌우는 물론 상하로도 많이 흔들린다. 수동으로 착륙하는 파일럿이 얼마나 고도의 집중력과 실력을 갖춰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일부 영상 속 항공기는 이상한 장면을 연출한다. 기상상황이 좋을 때 이륙하는 항공기가 좌우 날개를 수평에서 45도 이상 좌우로 흔드는 경우(Wing Wave)다. 어느 정도 흔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어떤 항공기를 보면 좌우측 날개가 거의 지면에 닿을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다. 이륙 중 핸들 조작 미숙 등 무슨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B747 항공기의 이륙 중 곡예비행 모습을 담은 영상 / 유튜브

이런 장면 속 주인공이 되는 항공기는 B737이나 A320처럼 소형 항공기는 물론 B747이나 A380처럼 대형 항공기도 있다. 왜 이들 비행기는 좌우 날개를 마구 흔드는 것일까.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는 보잉이나 에어버스 등이 보유한 공장에서 제조되며, 시험비행까지 마친 항공기는 제작을 의뢰한 항공사로 이송이 된다"며 "자동차의 경우 대형 선박이나 항공기 화물 등으로 배송하면 되지만, 항공기는 제품 특성상 해당 항공사 소속 파일럿이 직접 조종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공기 입장에서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떠나는 셈인데, 항공기가 감정을 가진 생명체는 아니지만 애틋함이 있을 수 있다"며 "조종사는 그런 애틋함을 풀어주는 의미의 작별인사로 첫 이륙 후 좌우 날개를 크게 흔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A380 항공기의 이륙 중 곡예비행 모습을 담은 영상 / 유튜브

인수 후 첫 비행에는 주로 파일럿만 탑승한다. 승객이나 객실 승무원은 없기 때문에 날개를 지면에 부딪히게만 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허용되는 행동이다. 누가 처음 첫 인도 비행시 날개를 흔들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진 기자 jin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