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사이버 보안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인 후 정보보안 업계 전반의 분위기가 들떠있다. 한국을 이끄는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중장기적인 호재가 될 것이라는 평가 덕이다.

19일 보안업계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정보보호의 날' 행사에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고, 정보보안 기업은 기대감에 빠졌다.

정보보호의 날 행사 후 사이버보안 인재양성 간담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오른쪽  아래에서 세번째) / 대통령실
정보보호의 날 행사 후 사이버보안 인재양성 간담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오른쪽 아래에서 세번째) / 대통령실
그동안 국내 정보보안 시장은 규모가 작고, 상대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정부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보보호 예산이 다른 IT 예산 대비 적다는 문제도 꾸준히 제기됐다.

2022년 사이버보안 분야 예산은 2021년보다 23.3% 증가한 2343억원이다. 반면 데이터댐(1조4642억원) 분야나 인공지능·5G융합(9012억원) 등에 투입되는 예산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하지만 2023년에서는 사이버보안 관련 예산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있다. 최근 발표한 사이버 보안 인재 양성안에 따르면 예산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2026년까지 4만명의 신규인력을 공급하고, 6만명의 재직자 역량강화를 통해 10만 사이버보안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의구체적 이행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이같은 발표 후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예년보다 대폭의 예산 증액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사이버 예비군 창설도 준비 중이다. 윤 대통령은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직접 군 전문분야에 복무하고 전역 후 취업과 창업을 연계하는 ‘사이버 탈피오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탈피오트는 군복무 기간 과학기술 분야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한 이스라엘의 군 복무제도다.

윤석열 정부가 대대적으로 위원회 구조조정에 나서는 상황에서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는 새롭게 만든다는 점도 사이버 보안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그동안 공공은 국가정보원, 민간은 과기정통부, 군은 국방부로 사이버 보안 거버넌스가 분산돼 있어 콘트롤타워 정비가 필요하다는 민간의 목소리가 컸다. 사이버안보위는 복잡했던 거버넌스를 통합하는 국가 사이버 보안 콘트롤타워 역할을 예정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업계는 국내 정보보안 업계는 시장의 성장을 기대한다. 국내 정보보안 시장규모는 2020년 기준 11조9000억원이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글로벌 정보보안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하다.

국내 정보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정보보호의날)행사에 참석한 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행보였다"며 "정보보호업계에 빛이 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으며, 행사에 참석하신 분들도 ‘고무적이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안업계 관계자는 "당장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사이버보안이) 중요한 이슈라는 것을 대통령이 인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 스텝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