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플랫폼 1호 상장사 타이틀을 노리는 밀리의 서재가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 속에서도 도전장을 냈다. 흑자 전환을 무기로 내세우며 흥행을 노리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계획에 대해 발표했다./사진=김민아 기자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계획에 대해 발표했다./사진=김민아 기자
서영택(사진) 밀리의 서재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도서 시장의 유튜브가 되고 싶다"며 "상장을 통해 콘텐츠 제공과 사업 확장에 집중해 독서 플랫폼을 넘어서 도서 기반 멀티미디어 플랫폼으로 본격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밀리의 서재는 이날과 7일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공모가를 확정하고 10~11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공모주식 수는 총 200만주로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1500~2만5000원이다. 최대 500억원을 공모하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860억~2163억원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증시 부진 상황 속에서도 코스닥 시장에 도전장을 낸 밀리의 서재는 흑자 전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이익미실현(테슬라) 특례 방식을 활용해 상장을 노리고 있지만,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35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89억원, 영업손실 125억원이었다.

서 대표는 "올해 8월 기준 550만 명에 달하는 누적 회원과 91만 명 수준의 구독자를 확보했다"며 "월 평균 유료전환율 및 재구독률 추이도 3년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등 유료 구독자가 꾸준하게 유입되고 이들이 서비스를 재구독하는 수준이 높다"고 강조했다.

밀리의 서재는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장르 콘텐츠와 키즈 콘텐츠 확보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콘텐츠 관련 회사 M&A(인수·합병)에도 일부 활용할 예정이다.

서 대표는 "지적재산권(IP) 사업의 비중을 넓혀가고 출간 플랫폼을 확대해 종이책 출판을 연간 100건 정도로 늘릴 예정"이라며 "웹소설로 대표되는 장르 콘텐츠 확보와 30대 구독자가 꾸준히 요청해 온 키즈 콘텐츠 확보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흑자 전환을 무기로 내세워도 흥행을 장담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상장한 차랑 공유 플랫폼 기업인 쏘카도 흑자 전환을 공모 과정에서 강조했지만 결국 흥행 참패를 맛봤기 때문이다.

당시 쏘카는 2분기 연결 잠정실적에서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특히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쏘카는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뒤 공모가를 희망 밴드 이하인 2만8000원에 확정했다. 청약에서도 경쟁률 14대 1에 그쳤고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와 같은 2만8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이후 하락했다. 3일 종가 기준 공모가 이하인 1만6450원에 거래됐다.

이수경 KB증권 연구원은 "도서 IP(지적재산권) 및 밀리오리지널(직접 계약)을 바탕으로 오디오북, 오디오드라마에서 향후 웹툰, 웹소설, 드라마, 영화까지 확대할 계획을 보유하고 있다"며 "리스크 요인으로는 출판, 만화, 애니메이션의 주요 소비 인구수 감소와 향후 수익성 개선 기조가 둔화될 경우 재무 지표 악화 가능성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 대표는 "기관투자자 대상 IR을 진행하면서 ‘왜 지금 시기에 상장을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출판 시장 변화에 촉매 역할을 하려면 공개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고 본격적인 상장을 하려면 상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IPO를 추진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공모가 자체가 높게 설정된 것은 아니며 기관의 평가도 좋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올해는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는 구간으로 진입을 했고 향후 신사업과 콘텐츠에 투자를 늘려가며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j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