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분기 국내 PC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PC 시장 규모는 견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가 15일 발표한 국내 PC시장 연구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국내 PC 시장은 127만대를 출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 3분기의 135만5000대 규모에 비해 6.2% 감소한 것이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3.9% 감소했다.

국내 PC 시장 감소는 가정용 PC 시장의 하락이 이끌었다 /한국IDC
국내 PC 시장 감소는 가정용 PC 시장의 하락이 이끌었다 /한국IDC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3분기 출하량과 비교하면, 2019년의 102만9000대, 2020년의 119만4000대 규모보다는 여전히 큰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 이에, 2022년 3분기에 나타난 6.2%의 시장 감소 폭은 2021년 나타난 13.4% 성장 폭에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가정용 PC 전년대비 17.3% 감소, 커머셜 수요 8.1% 증가

국내 PC 시장의 하락세를 이끈 주요 요인은 가정용 수요가 꼽힌다. 2022년 3분기 국내 가정용 PC 시장은 전년 대비 1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요 감소의 요인으로는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환율 변동 등 경기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소비 심리의 위축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가정용 PC 시장의 침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나타나는데, 글로벌 PC 시장에서 가정용 PC 시장은 전년 대비 13.9% 하락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반면 공공, 교육, 기업 시장을 포함하는 국내 커머셜 시장은 전년 대비 8.1%의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글로벌 커머셜 PC 시장이 전년 대비 16.9% 감소한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국내 커머셜 시장이 글로벌과 다른 움직임을 보인 가장 큰 요인은 ‘교육’ 시장 때문이다. 국내 교육 부문은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 지원을 위한 스마트 기기의 지속적인 보급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4%의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공공 부문은 경찰청과 군부대 등에서의 대규모 입찰에 힘입어 전년 대비 3.4% 성장했다.기업 시장은 사무실로의 복귀 움직임에 따른 PC 교체 수요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하락 폭이 1%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PC시장에서는 ‘컨버터블 노트북’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한국IDC
국내 PC시장에서는 ‘컨버터블 노트북’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한국IDC
노트북 시장 ‘컨버터블과 울트라슬림’이 성장 견인

국내 PC 시장에서 데스크톱 PC와 노트북 PC 시장의 비중은 4대 6 정도다. 이 중 전년 대비 성장률이 돋보이는 부분은 노트북 중에서도 ‘컨버터블’과 ‘울트라슬림’ 노트북 시장이다. 특히 컨버터블 노트북 시장은 2022년 3분기에만 14만 대를 출하하며 전년 대비 50.5% 성장하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교육 부문의 크롬북 도입 확대, 기업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컨버터블 제품 활용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노트북 중 두께 15mm 이하의 울트라슬림 모델 또한 뛰어난 이동성과 준수한 성능을 제공해, 2022년 3분기에는 9만5000대를 출하하며 전년 대비 16.1% 성장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세그먼트에서는 애플의 M2 프로세서 탑재 맥북에어가 물량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15~18mm 두께의 울트라슬림 제품 세그먼트는 용이한 휴대성과 12~17형에 이르는 폭넓은 제품 선택권에 힘입어 전년 대비 8.4% 성장하면서 견고한 수요를 증명했다.

반면 18mm 두께 이상의 노트북들은 전년 대비 34~37%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기능이나 성능, 휴대성 등 사용자들이 중요시하는 여러 요소들에 대해, 18mm 두께 이상의 노트북들이 18mm 두께 이하의 울트라슬림 노트북 대비 차별화된 매력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데스크톱 시장은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6.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인원 데스크톱 시장이 32.8%의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이는 올인원 데스크톱이 노트북과 데스크톱 PC 사이에서 소비자들에 선택의 이유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 데스크톱 시장은 전년 대비 3.7% 줄어들었지만 비교적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특정 목적에 집중하는 기타 데스크톱 세그먼트는 소폭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향후 국내 PC 시장은 온라인 수업, 하이브리드 근무, 게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 등 PC 사용 목적에 맞추어 제품을 브랜딩하고, 각 고객층과의 접점을 확대하며 구매의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세분화된 채널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