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후지쯔가 전체 매출 중 서비스 영역의 비중을 2025년 50%, 2030년까지 75%까지 확대하면서 비즈니스 체질을 전환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 계획에는 코그니티브 서비스 ‘그린에이지(Greenage)’가 앞장선다.

한국후지쯔는 29일 한국후지쯔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매출액에서 서비스 비중을 크게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최재일 한국후지쯔 대표이사는 이 자리에서 "한국후지쯔의 전체 매출 중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정도인데, 서비스 비즈니스의 매출 비중을 2025년에 50% 이상, 2030년에는 7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후지쯔의 앞으로의 50년은 다양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잡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후지쯔, ‘서비스 중심’ 비즈니스 체질 개선 나선다

한국후지쯔 최재일 대표이사 /권용만 기자
한국후지쯔 최재일 대표이사 /권용만 기자
최재일 대표는 먼저 ‘비즈니스 체질 개선’ 계획을 소개했다. 현재 한국후지쯔의 전체 매출 중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 정도로 높은데, 이를 ‘서비스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기존 리테일 영역 로컬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뿐만 아니라, 후지쯔 유벤스(UVance) 브랜드 솔루션의 전개,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의 도전을 통해, 한국후지쯔는 매출액에서 서비스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x86 서버, 슈퍼컴퓨터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는 후지쯔의 핵심 역량 중 하나이며, 2023년에는 양자컴퓨터를 선보일 계획도 가지고 있다. 특히 후지쯔는 슈퍼컴퓨터와 양자 시뮬레이터 등을 신약개발 등 HPC를 활용하는 영역에 제공해 온 바 있다. 이러한 역량 또한 서비스 형태로 제공될 계획이다.

후지쯔의 ‘CaaS(Computing as a Service)’는 헬스케어, 신소재 개발, 금융, 과학 연구, 엔지니어링 등 고성능 컴퓨팅이 필요한 영역에서, 사용자가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도록 가장 적합한 컴퓨팅 환경 구성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 이 서비스에서 ‘컴퓨팅 워크로드 브로커(Computing Workload Broker)’는 양자 컴퓨팅, 양자 시뮬레이터, HPC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이기종 인프라와 사용자의 워크로드 사이에 위치해, 사용자의 워크로드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하이브리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서비스 중심 전략의 핵심이 될 ‘그린에이지’ /권용만 기자
서비스 중심 전략의 핵심이 될 ‘그린에이지’ /권용만 기자
후지쯔의 코그니티브 서비스 ‘그린에이지’는 영상으로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검출 및 수집할 수 있다. 특히 객체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하는 분석 방식으로, 동선, 객수, 혼잡 감지와 같은 공간 내의 전반적인 상황과 흐름 파악 이외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특정 개체의 성격을 특정하고, 움직임에서 의도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리테일 영역에서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에서는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던 구매까지의 경로, 구매하지 않은 이유 등을 디지털 기반에서 파악할 수 있어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과 동등한 수준의 소비자 경험 정보 확보가 가능해진다.

한편, 이 ‘그린에이지’의 움직임 분석 관련 기술은 예전부터 후지쯔가 지원해 오던 올림픽 체조 경기의 채점 지원 관련 서비스에서부터 시작됐다.이를 기반으로 걸음걸이만으로도 사람을 식별하고, 영상 정보에서 사람의 상황 컨텍스트를 이해할 수 있다고 소개됐다. 이러한 기술은 한국후지쯔의 오피스에도 일부 적용되어, 공간 이동 실태를 디지털 데이터화하고, 공간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자료로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트너십은 한국후지쯔의 서비스 중심 전략의 핵심 축 중 하나다. 한국후지쯔는 파트너십 측면에서 그동한 주력했던 분야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시장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솔루션을 중심으로 전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강점이 있는 분야로는 ‘리테일’과 ‘생체 인증’ 분야를 꼽고, 이 부분에서 파트너들과, 특히 벤처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리턴트루사와의 협력을 통한 물리적 출입통제와 기술적 접근제어 기반 RT-PASS 제품 공동 개발, 인터마인즈와의 협력을 통해 순수 국내 기술만으로 구현한 AI 컴퓨팅 비전 기반 무인점포 솔루션 등이 있다.

높은 신뢰성을 갖춘 손바닥 정맥 기술 팜시큐어(PalmSecure)는 금융 시장에서부터 시작해 공항에서의 인증 등 공공 영역을 넘어 유통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천만 명 정도의 데이터가 있으며, 유통 업종 등으로의 확장은 기존 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동의 부분이 해결되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5G 비즈니스에서도 올해 초 국내 통신사와 O-RAN 기반 멀티벤더 기지국 상호연동 시험을 성공적으로 구축했으며, 내년 초까지 vRAN 기반을 확장 적용해 오픈 vRAN 시범망을 구축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이음 5G 관련에서는, 5G 기반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에이지’, 국내서도 대형 상업시설 및 소매업 중심으로 시장 공략

한국후지쯔 이동훈 비즈니스 서비스 기획팀장 /권용만 기자
한국후지쯔 이동훈 비즈니스 서비스 기획팀장 /권용만 기자
이어 한국후지쯔 이동훈 비즈니스 서비스 기획팀장이 ‘그린에이지’ 솔루션을 소개했다. ‘그린에이지’ 솔루션은 CCTV 등으로 촬영한 영상을 AI로 해석해, 사람들의 행동을 가시화, 데이터화 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특히, 올림픽 체조 종목에서의 심판 채점 지원 경험 등을 기반으로 인간의 포즈, 골격을 정형화시킨 부분을 발전시켜 사람의 얼굴이나 복장의 식별 없이 걸음걸이 영상만으로도 특정 인물의 인식 정확도를 90%까지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솔루션의 핵심은 ‘행동 분석 기술’로 후지쯔는 골격 인식 기술을 이용한 기본 동작 인식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인식 정밀도를 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에이지’는 유통 업계에서 실시간 점포 관리에 적용되어 지금까지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얻을 수 없던 정보들을 수집할 수 있게 한다. 지금까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POS 데이터를 통해 ‘구매한’ 고객들의 정보만 파악할 수 있었지만, 그린에이지는 매장의 고객 움직임 분석과 의도 파악을 통해 ‘구매까지의 경로’, ‘구매하지 않은 이유’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 때 고객의 ‘손 뻗는 동작’ 등 의도를 가진 행동들이 인식, 분석되며 이러한 의도적 행동들은 사용자가 쉽게 정의해 추가 적용할 수 있다.

한국후지쯔는 그린에이지의 중요한 특징으로 ‘프라이버시’를 꼽았다. 그린에이지는 각 개체의 인식에 개인정보나 얼굴인식을 사용하지 않아 마스크 착용에도 문제가 없다. 또한 영상 데이터의 분석은 엣지 단에서 처리되어 처리 값만을 외부로 전송하기 때문에 영상 등 민감한 정보의 전송도 최소화되어 있다. 또한 그린에이지 솔루션을 도입함에 있어 기존에 설치된 CCTV 카메라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기존의 점포 운영 시스템 등과 API 등을 통해 쉽게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한편, 한국후지쯔는 그린에이지 솔루션이 고객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것 이상의 활용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고객의 행동에 따라 어느 시점에서 접객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점원의 투입 시점을 알려준다거나, 매장의 셀프 계산대에서 스캔 누락이나 부정행위에 대한 실시간 알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접객 알림’은 이미 일본에서는 운영 사례가 있으며, ‘부정 스캔 감지’는 국내에서도 PoC 진행 단계로 알려졌다.

현재 제공되는 그린에이지의 주요 기능들 /권용만 기자
현재 제공되는 그린에이지의 주요 기능들 /권용만 기자
한국후지쯔는 그린에이지의 기본 서비스 모델로, 현장에 엣지를 설치하고 해석된 데이터를 점포 운영에 실시간 적용하는 ‘온사이트’ 형태를 제시했다. 하지만 시설이나 점포 내의 모든 데이터를 후지쯔의 데이터센터 등 외부로 전송해 서비스로 활용하는 ‘오프사이트’ 형태도 마련되어 있다. 현재 그린에이지 솔루션은 혼잡상황 파악, 인원수 세기, 인물 속성 분석, 접객 호출 등의 기능과 집계, 클라우드 서비스 정도로 구성되며, 향후 부정스캔 방지, 고객 컨텍스트 분석 등이 추가될 것이라 덧붙였다.

그린에이지를 활용한 오프라인 점포의 DX 사례로는 일본의 ‘이온’이 꼽혔다. 이온의 경우 약 100여 점포에 그린에이지를 도입하고, 고객의 연령 성별과 같은 속성과 동선, 카테고리 별 체류, 방문율, 매장 내 고객체류객수를 대시보드와 KPI로 관리한다. 또한 매장과 계산대에서 접객이 필요한 고객을 위한 실시간 접객 알림, 주류나 담배 판매 시의 미성년자 알림과 같은 실시간 직원 알림 서비스를 구현했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는 올해 연말부터 대형 상업시설 및 소매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