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3년 만에 이익 규모면에서 KB금융지주를 꺾고 리딩뱅크(1등 금융지주) 탈환에 성공했다. 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실적과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에 따른 이익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4조6423억원으로 전년(4조193억원) 대비 15.5%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 따른 유가증권 손익 감소 등 비이자이익 부진에도 불구하고 실물 경제 회복 지원을 위한 기업대출자산 성장과 증권사 사옥 매각이익이 그룹의 안정적 당기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신한금융은 KB금융에 뺏긴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은 2020년 KB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작년 3분기 신한금융이 누적 순이익 4조3154억원으로 KB금융(4조279억원)을 약 3000억원 차이로 앞서면서 리딩뱅크 탈환의 청신호가 켜졌었다.

지난해 연간 이자이익은 10조6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했다. 그룹 및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0.15%포인트와, 0.20%포인트 개선된 1.96%, 1.63%를 기록했다.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수수료 손익과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모두 감소하며 전년 대비 30.4% 감소한 2조5315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수료이익은 주식시장 위축으로 증권수탁수수료가 크게 줄었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리오프닝에 따른 판촉비 증가에 따라 신용카드수수료가 감소하는 등 전년 말 대비 5.6% 감소했다. 유가증권 관련 손익도 전년 말 대비 43.4% 줄었다.

지난해 연간 대손 비용은 1조3057억원이다. 그룹 대손비용률은 0.33%로 전년 동기 대비 6bp 상승했다. 그룹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0.41%, 그룹 BIS자기자본비율은 16%,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은 12.7%를 기록했다.

다만, 4분기 당기순이익은 3269억원으로 전 분기(1조5946억원) 대비 79.5% 급감했다. 투자상품관련 고객보상비용 인식과 경기 대응을 위한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신한금융은 "투자상품관련 고객보상, 원본보전신탁 회계처리 변경, 금리 인상에 따른 대체투자자산 평가손실 인식, 불확실한 경기상황 등을 대비한 추가 충당금 적립, 비용구조 개선을 위한 희망퇴직 실시로 4분기 순익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지난해 순이익 3조4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다. 실물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한 기업 대출 중심 자산 성장과 NIM 개선으로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감소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9.8% 줄었다.

신한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경기 대응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3% 증가한 6125억원을 기록했다. 대손비용률은 0.19%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641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신용카드매출, 대출상품, 리스 등 고르게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급격한 조달 비용 상승 및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의 영향이다.

한편, 이날 신한금융그룹 이사회는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865원으로 결정했다. 다음달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연간 보통주 배당성향은 22.8%로 전년 대비 2.4%p 감소했다. 올해 주주환원 일환으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도 결정했다.

앞선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활동 변동성에 적극 대응하며 적정한 자본 비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일관되고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취약차주 지원 등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j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