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형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를 선보이고 이를 일본 시장에 서비스하려던 국내 게임사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넥슨의 ‘V4’와 카카오게임즈의 ‘달빛조각사’가 출시 2년여 만에 일본 시장에서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리면서다. 관련업계는 올해 출시되는 대형 MMORPG가 일본 시장에도 서비스가 될 지에 관심을 기울인다.

넥슨의 ‘V4’, 카카오게임즈의 ‘달빛조각사’. /각 사
넥슨의 ‘V4’, 카카오게임즈의 ‘달빛조각사’. /각 사
내부 판단 따른 서비스 종료

7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최근 V4의 일본 서비스를 4월 26일부로 종료하기로 했다. 카카오게임즈도 달빛조각사 일본 서비스를 5월 4일 종료키로 하고 환불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두 게임은 모두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게임이다. V4는 2019년 정식 출시 이후 구글플레이 기준 최고 매출 3위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V4 개발사 넷게임즈(현 넥슨게임즈)가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달빛조각사는 2019년 출시 이후 구글플레이 기준 최고 매출 2위에 올랐다. 인기에 힘입어 2020년에는 대만 게임 시장에 진출해 애플 앱스토어 기준 최고 매출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넥슨과 카카오게임즈 측은 "내부에서 많은 논의했으나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日 인기 장르는 RPG…대형 MMO 신작 공략 고민 깊어질 듯

관련 업계는 MMORPG가 일본에서 비인기 장르인 점을 서비스 종료의 배경으로 꼽았다. 비인기 장르였기 때문에 이용자 유입과 매출이 내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일본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았던 게임 장르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페이트/그랜드 오더’과 같은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여기에 일본은 콘솔과 아케이드 게임 시장 규모가 압도적으로 높다. 또 최근 국내 게임사가 지원하는 PC온라인 시장 규모는 더욱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대한민국 게임백서 2022’를 살펴보면 일본의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519억달러(약 67조원)다. 또 아케이드 게임 시장은 526억달러(약 68조원)다. 반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118억달러(약 15조원), PC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3억달러(약 4000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일본 시장에 PC·모바일 MMORPG 출시를 준비하는 게임사의 고심이 깊어진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만 일본시장에서 매출 중위권을 유지할 뿐 한국 MMORPG는 일본에서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