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마켓에서 다루는 모든 제품에는 사람과 동물, 그리고 지구를 위하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2021년부터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활용해 온라인 가치소비 편집숍을 운영 중인 ‘굿바이마켓(GoodbuyMarket)’은 일반적인 소비와 작별(Goodbye)하고, 좋은 것(Good)을 사는(Buy) 소비활동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다.

용산 가족공원 옆 한 주상복합 시설에 자리 잡은 편집숍은 겉보기에는 가치소비를 하는 공간처럼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는 예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도중에 자연스럽게 물건에 담긴 가치를 천천히 알아가면서 가치소비에 친숙해지도록 하는 굿바이마켓의 의도가 담겼다.

굿바이마켓 한남점 내부 / 이재범PD
굿바이마켓 한남점 내부 / 이재범PD
박수영 굿바이마켓 대표는 "주민들이 아이나 반려견과 함께 방문해 간식거리나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오프라인 매장에 멤버십 등록한 고객은 50% 이상 꾸준히 재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유명 통신사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 PM 출신이다. 2018년 IT사업체를 경영하던 부친이 갑작스럽게 작고한 이후, MBA 과정을 마친 박 대표가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이었다. 재작년에는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라’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떠올려 ‘굿바이마켓’ 쇼핑몰을 구축해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먹고살기 바쁜 현대인은 환경 운동에 나서거나 가치소비 아이템을 찾아다니는 일을 어렵고 부담스럽게 느낄 여지가 있다"며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이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에게 알린다면 자연스럽게 사회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가치소비 편집숍을 오픈했다"고 말했다.

굿바이마켓에서 파는 모든 상품은 저마다 가치를 담고 있다. 인기 제품 중 하나는 대나무 칫솔이다. 플라스틱 칫솔과 비교하면 칫솔 몸통이 대나무로 이루어져 생분해되는 덕에 친환경적으로 유의미한 제품이다. 굿바이마켓을 통해 처음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연희동의 전통 방앗간인 ‘경성참기름’이나 좁은 닭장 대신 자유롭게 방사해 키운 닭이 낳은 삼초마을의 ‘동물복지유정란’ 등 지역 상생이나 동물 복지 등 다양한 가치를 담은 제품도 인기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리필스테이션도 시도하고 있다. 굿바이마켓을 찾는 소비자는 꽃마리 협동조합의 친환경 손비누(핸드솝)와 주방용 액상세제를 원하는 용기에 원하는 만큼 담아갈 수 있다.

플라스틱 용기를 가져오면 원하는 만큼 담아갈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 / 이재범PD
플라스틱 용기를 가져오면 원하는 만큼 담아갈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 / 이재범PD
박 대표는 "좋은 환경에서 자란 닭이 낳은 달걀은 맛도 뛰어나서, 한 번 먹어본 고객이 맛있어서 다른 계란은 못먹겠다는 경우가 많다"며 "리필스테이션의 경우, 고객이 이미 사용한 빈 통 등에 자유롭게 담아갈 수 있어 쓰레기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장에서는 고객의 생생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어 온라인에 상품을 공개하기에 앞서 미리 판매해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젊은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매장 외에도 ‘핫플’로 이름난 여의도 ‘더 현대’에서 팝업스토어를 다수 개최해 브랜드를 알리기도 했다. 굿바이마켓의 가치를 눈여겨본 현대백화점 측에서 제안해 특히 지난해에만 3번 진행했다.

팝업스토어 진행 시에도 가치소비를 일상의 소비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굿바이마켓의 정신을 구현했다. 투명한 수조 안에 물에 젖지 않는 돌가루 노트를 넣어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물에 젖지 않는 노트가 있다며 신기해하는 고객이 많았는데, 나중에 이것이 나무를 베지 않고 만든 노트라는 사실을 알고 한 번 더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캐릭터 전시회를 하던 기간과 동시에 팝업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고려해 10·20 고객의 눈을 사로잡을 귀여운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 대표는 "네팔에서 만든 동물모양 공정무역 필통이 ‘하찮고 귀여운’ 아이템으로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팝업스토어를 통해 우리 브랜드의 이름을 많이 알릴 수 있었고, 행사가 끝나고도 꾸준히 매장에 찾아오는 단골 손님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굿바이마켓은 온라인 D2C(Direct to Consumer, 소비자 직접 판매) 쇼핑몰 운영에도 집중한다. 특히 입점한 가치소비 브랜드와 상생을 추구한다. 소규모·영세 업체가 입점할 경우, MZ세대에게도 통할 정도로 세련된 상세페이지를 제작해 브랜딩을 돕고 주문·배송을 대행하는 온라인 판매채널 역할을 한다. 입점 업체는 굿바이마켓을 통해 손쉽게 MZ세대를 대상으로 판로를 확장할 수 있다. 실제로 20·30대가 구매 고객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박 대표는 "카페24 덕에 적은 자본으로도 디자인이 예쁜 쇼핑몰을 오픈할 수 있었고, 다양한 기능을 쇼핑몰에 적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워낙 많은 온라인 사업자가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보니,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다른 사람의 문의나 노하우를 참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힙플핫플] 특별한 소비가 당연한 일상이 되는 곳, ‘굿바이마켓’ / 촬영·편집 = 이재범PD

굿바이마켓의 궁극적인 목표는 일상의 평범한 소비에 가치소비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올해도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jaegompd@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