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카드사 대표들이 모두 사퇴했다.

  

20일 오후 손경익 NH농협카드 사장, 심재오 국민카드 사장 등이 카드사 정보유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가장 뒤늦게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도  오후 9시 경에 사임 의사를 밝혀 관련사 CEO들이 모두 총사퇴 했다.

 

농협카드 손 사장은 고객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농협카드는 김주하 은행장이 직접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과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을 비롯한 KB금융지주 임원진들도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들이 조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개인정보 유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데다 예상되는 피해 규모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할 정도로 광범위해 고객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카드사 사장들의 일괄 사퇴는 최수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정보 유출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론'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20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카드사들의 CEO를 비롯해 정보 책임자, IT관리자, 개인정보책임관리자 등 정보 유출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박상훈 사장 역시 20일 저녁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 대표들과 뜻을 같이하기로 하고 사임을 표했다.

 

 고객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한 직후 카드사들은 이름을 포함해 4~5개 항목 정도만 유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카드사를 통한 유출내용을 살펴보면 이름은 물론, 전화번호 집, 사무실 연락처, 결혼 유무, 결재 계좌까지 18개 항목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광범위한 항목이 유출됐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거의 모든 개인정보가 노출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에따라 고객들의 비난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카드 3사 대표들이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사죄의 의미로 고개를 숙였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이번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인 고객들과 소비자 연맹은 사고를 일으킨 금융사들과 관련자 처벌은 물론 실제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내부 통제를 강화해 두 번 다시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에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금융사들이 고객의 정보가 중요한 자산이라는 의식이 없다”며 “개인정보 통제 및 관리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해 이러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계속해서 재발되는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감독당국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금융사들이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있다”며 “정보유출 사고 시 영업정지 등 중징계로 제재하고 관계자 파면, 형사처벌 등 징계수위를 강화하는 한편 정보 유출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배상을 의무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고를 당한 고객들도 SNS 등을 통해 책임자들의 사퇴를 비롯해 관련자 처벌,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어 이번 카드사 고객정보유출 사고의 파장이 쉽게 가라않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 손경익 NH농협카드 사장(좌로부터)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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