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2015년말까지 역내 휴대전화 로밍요금 제도를 폐지하고 보다 엄격한 망중립성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4일 로이터, 포브스 등 매체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의회는 2015년 12월까지 역내 통신서비스 가입자들에게 많은 비용을 부담시키는 휴대전화 로밍요금 제도를 폐지하고, 통신사업자들이 타사 인터넷 서비스와 자사 인터넷 서비스를 차별하지 못하는 망중립성 제도를 도입 운영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28개 회원국들의 승인을 거쳐 법률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 법안은 EU를 통신 부문 ‘단일 시장(single market) ’으로 만들고 프랑스 오렌지, 영국의 보다폰 등 대형 통신사업자들이 통신망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도록 유인하기 위한 것이다.

 

’닐리 크뢰이스’ EU 디자털 담당 집행위원은 그동안 미국, 아시아 등 통신사업자들과 유럽 통신사업자들이 제대로 경쟁하기 위해선 로밍 제도의 폐지와 엄격한 망중립성 정책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

 

이날 법안이 EU의회를 통과하자 유럽소비자기구(BEUC)는 "모든 사람이 승리했다"며 법안 통과를 환영했다.

 

현재 휴대전화 이용자의 절반 정도가 엄청난 요금 부담 때문에 데이터 로밍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비싼 비용을 내지 않고도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데 의미를 뒀다.

 

하지만 유럽 통신사업자들은 이번 법안의 EU통과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유럽내 여행객들이나 비즈니스맨들로부터 거둬들이는 로밍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보다 엄격해지는 망중립성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경쟁사의 인터넷 서비스 사용을 제한 하거나 의도적으로 서비스 품질을 낮추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에 따라 통신 사업자들은 구글이나 넷플릭스 처럼 많은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 사업자들에게 별도의 비용을 부담시켜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에선 넷플릭스 같은 트래픽 유발 사업자들이 통신 사업자에게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자사 고객들에게 고품질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통신사업자들이 비용부담 없이 동일한 인터넷 품질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해 미국내에서 망중립성 논란에 불을 댕겼다. 아무튼 유럽통신사업자들은 법안 통과후 공동 성명을 내고 이 법안이 유럽통신산업의 혁신과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 경제 매거진 포브스는 이 법안이 본격 시행되면 유럽의 망중립성 정책이 미국을 앞서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장길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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