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의 IT정담] 디젤차·고등어가 진정 미세먼지 주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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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철완 박사
입력 2016.06.04 10:19
요즘 웹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 참신한 드립 주제가 등장했다. 그건 바로 미세먼지와 '디젤차와 고등어'다.

미세먼지가 없어 대기상태가 좋으면,
"오늘 디젤차들 모두 집에 두고 나오셨나 봐요."
"아니! 서해에 어선 끌고 나간 것도 모자라 고등어에 디젤 발라 굽나 봅니다"
이게 다 질소산화물(이하, NOx)과 미세먼지(PM10, PM2.5로 구분하여 통칭한다. 값은 PM(Particulate Matter) 크기임(단위는 마이크로미터))의 원흉이 디젤차와 고등어라는 민관합작의 촌극이 가져온 새로운 인터넷 드립 유행이다.

기실 이게 그다지 새로운 이슈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해마다 봄만 되면 미세먼지 때문에 ".......대륙발 황사가 심해......"라는 문구가 들어간 기사는 이미 연례행사가 되었다. 하지만 유독 올해는 뭔가 좀 다른 일이 벌어진 셈이다. 미세먼지의 절반 정도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대륙발 황사 이야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고 이슈의 전반전을 NOx 문제와 함께 디젤차가 차지해 버렸고 후반전은 고등어가 갑자기 주목받으며 이슈파이팅에 불이 붙었다. 그 여파로 도심을 달리는 디젤차를 보고 '도로의 가습기 살균제'라 악평하는 포스트도 웹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였다.

포털 사이트에서 미세먼지를 연관 검색어로 뉴스 검색했을때 최근 한 달 내 기사만 해도 800건 이상 검색되었고 고등어는 140건 정도였다. 급기야 송파구 가락 농수산물 시장의 고등어 10kg 한 상자(상등품) 평균 경매 낙찰가가 닷새 만에 82% 급락해 7만3141원에서 1만2770원까지 떨어졌다는 조선일보 보도까지 나왔다. 미세먼지 이슈가 물가까지 좌우한데다 디젤차주와 고등어구이 먹는 이는 일말의 죄의식이라도 가져야 할 모양새다. 여기에도 환경 활동가들의 격앙된 목소리도 빠지지 않으며 디젤차 배출원을 이들은 광우병 보듯 하며 일을 키울 기세다.

도대체 2016년 5월에 전국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길래 이 난리일까? 한번 대기 속으로 들어가 살펴보자. 우리나라 대기의 질은 조금 나아지는 가을(8, 9월경)을 제외하고 봄, 여름, 겨우내 뒤에서 세는 게 빠를 정도로 좋지 않은 것은 기지의 사실이다. 대기의 질 중 NOx와 PM10, PM2.5로 관심이 급증한 이유는 국민건강과 환경복지 때문이다. PM10, PM2.5 중 건강영향요인이 더 큰 것은 PM2.5라 받아들여지며 NOx 쪽은 공범 취급받고 있다. 그래서 PM2.5와 NOx의 배출원을 개괄해 보면서 디젤차와 고등어가 비난받아 마땅한지를 살펴볼까 한다. 이미 여러 매체에 쏟아져 나온 기사와 칼럼에 PM2.5 유독성, 규제 당위성 등 ·법규와 절차 이야기는 많이 되었으니 여기에선 PM2.5 배출원을 과학과 공학적인 측면에서 조금 더 깊이 있게 터치해보려 한다.

먼저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측정망을 살펴보면 10가지로 구분되어 운용된다. 지리적인 일반망으로 국가배경농도, 도시대기, 교외대기, 도로변대기를 자동, 연속으로 측정하며 여기에 특수망을 중첩 혹은 별개로 운용하여 산성강하물, 대기중금속, 광화학오염물질, 지구대기 등을 측정하고 마지막으로 그전부터 측정하던 PM2.5를 2015년 대기환경기준 신설에 발맞춰 본격적으로 규제, 관리하며 총 10여 종의 종합 측정망으로 업데이트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대기오염측정망 체계는 충실하게 갖춰져 있는 편이었지만 2016년 감사원의 수도권 감사자료에서 엿볼 수 있듯이 아직은 부실하게 운용되고 있는 편이었고 특히 PM2.5 연속측정기기 중 검·교정이 필요한 기기가 약 54%로 낮은 측정 신뢰도를 보이고 있어 불안을 조장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미세먼지 중에 PM2.5의 배출원과 기원은 몸무게, 혈압, 체지방율(몇 초 안에 명쾌하게 나오는), 그리고 얼굴의 검은 점 갯수가 아님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명쾌하게 읽어내고 묘사하기가 아주 어렵다. 그 이유는 먼저 PM2.5은 탱탱볼처럼 깔끔하게 정의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음으로 PM2.5의 발생, 분포 그리고 소멸은 지구 대기의 흐름(기단), 바람, 습도, 온도, 시각, 계절 등 기후 및 지리 변수 등에 따라 상하좌우로 용틀임하듯 살아 움직이기 때문에 확률과 통계로 묘사할 수밖에 없다(대기과학 쪽은 정말 「ill-defined system」이라 그렇다. 이게 대개 극히 작은 것과 극히 큰 것을 연구할 때 겪는 공통적인 어려움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종종 오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 오해가 불러온 촌극의 첫 희생자가 디젤차였고 다음이 고등어였다. 오해를 하나씩 짚어보며 이제 디젤차와 고등어의 억울함을 벗겨 보도록 하자.

대략 절반의 책임이 있는 중국발 미세먼지는 우리 노력 밖의 외래요인이라 차치하고서라도(동북아 지역 국제 공조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독보적인 외래요인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추정 집계한 2011년도 전국 PM2.5 배출원 상황은 제조업(40.4%) > 비산먼지(15.4%) > 생물성 연소(12.3%) > 비도로이동(11.3%) > 도로이동(10.6%) > 생산공정(5.2%) > 에너지 산업 연소(3.1%) 순이다. 그냥 불문곡직하고 국내 1위 PM2.5 배출원은 제조업인 게다. 이 때문에 몇 년 전 담배값 인상을 연상하며 경유값도 올리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되었지만 가계부담을 고려한 부처간의 이견, 차기 에너지세제 개편 때 있을 연료세와 탄소세 균형 문제 등 첩첩산중이라 지금 디젤가격 인상을 강행한다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디젤가격 인상을 강행한다는 건 근거도 박약하고 하수의 선택이니 정부가 아마추어처럼 악수를 두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제조업의 PM2.5 배출원을 통제하도록 정책을 잡는 게 자연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디젤차를 주범으로 오인하게 만든 다른 요인이 있었을 게다(제조업은 이미 굴뚝자동측정정시스템(CleanSys)이란 게 있다).

앞서의 800여 건 「PM2.5 주범은 디젤차!」란 기사들은 수도권 상황에 집중되어 있음에 착안해보자. 사실, 국내요인의 PM2.5는 전국 현황과 서울로 대별되는 수도권 현황은 상당히 차이가 있는 편이다. 국립환경과학원 추정 집계 자료를 다시 들춰 보면 2011년도 서울지역의 PM2.5 배출원 상황은 비산먼지(38.9%) > 도로이동오염원(28.8%) > 비도로이동오염원(19.8%) > 비산업연소(6.3%) > 생물성연소(4.2%) 등으로 집계된다. 여기서 디젤차와 관계있는 PM2.5 배출원은 비산먼지, 도로이동오염원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디젤 연소로 발생하는 PM2.5와 NOx가 있고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마모로 발생한 비산먼지 때문이다. 노후 디젤차들이 뿜는 검은 매연과 최신의 클린 디젤차(Euro 5, 6)의 실도로주행 배출이 인증용 실험실 배출보다 수십 배 이상 크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계속 언론에 나왔고 타이어, 브레이크 패드 마모로 발생한 비산먼지가 연료 연소로 발생한 것에 십수 배라는 유사 언론 블로그 포스트가 급속히 유통되면서 디젤차가 수도권 PM2.5의 주범임에 틀림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었었다. 여기에 또 불을 지른 게 시의적절하게(?) 2016년 3월 3일에 나온 그린피스의 「살인면허: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건강피해」보고서였다. 이 보고서는 국립환경과학원 2012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자료를 언급하며 "한국에서 운전중인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총량 중 질소산화물(NOx)의 9.1%, 황산화물(SOx)의 15.9%, 초미세먼지의 3.4%)를 배출했다."라 명시한데 더해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2차 PM2.5를 생성시킴을 강조하며 이들은 자동차, 공장에서도 배출됨을 강조하였다. 이 정도면 디젤차가 서울 및 수도권 PM2.5 배출 주요 원인은 확신범 수준이었다. 분위기는 만들어졌고 그냥 여기저기서 추임새 하듯 폭발적으로 기사가 쏟아져 나온 게 그 이면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노후 디젤차의 눈에 보이는 검은 매연 말고는 대부분이 오해와 오독의 결과다. 일단 국립환경과학원의 PM2.5 배출원 추정집계 중 도로이동 오염원은 차종에 무관한 전차종 합계치다. 이를 디젤에게 전가시킨 건 모델링 때 배출계수 설정의 오류다. 거기다 클린디젤은 배출 전에 재순환, 포집, 선택적 환원용 장치를 통과시켜 PM과 NOx 배출을 최소화하지만 외려 최신 기술인 가솔린직분사(GDI)는 PM 저감 장치를 아직 채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배출된다. 그래서 클린디젤보다 가솔린직분사가 실제 주행환경에서 PM2.5 배출이 수 배 이상이 나온다(이는 가솔린 PM 포집 장치(GPF)를 달면 금세 해결된다). 물론, 추정집계할 때 이런 유종별, 조건별 배출계수로 배출량을 추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여도일지 정량화하긴 아직 어려운게 현실이다. 다만 특징적인 내연기관 차종별로 배출량 순위를 매겨 보면 노후디젤차>가솔린GDI(no GPF)차>클린디젤차>기존 가솔린차이므로 클린디젤의 기여도는 낮다고 봐도 무방하다. NOx에 기원한 2차 PM2.5이 심각하다는 그린피스 주장도 어폐가 있는 게 NOx는 광화학 반응을 거쳐 이온화된 후 질산염이 되어 대기 중에 이미 존재한 여러 카본 소스(이 또한 PM2.5이다!)와 만나 2차 PM2.5로 간다. 즉 질산염에 기원한 PM2.5은 이미 타 요인으로 중복 추정집계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NOx 자체 문제 중심으로 짚는 게 우선이다. 다만 대기정체 등으로 농축된 PM2.5가 흩어지지 못하고 농도가 올라갔을 때는 책임이 있다 할 수 있다. 사람들이 가장 괴롭게 느끼는 때는 대기정체로 PM이 흩어지지 못하여 일어난 '농축 효과'가 심각할 때다. 5월 하순의 짙은 PM2.5 농도가 이에 기인했었다.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마모로 인한 PM2.5 배출원 평가도 또한 2012년에 나온 환경부와 수도권대기환경청의 「타이어 및 브레이크 패드 마모에 의한 비산먼지 배출량 및 위해성 조사」 보고서가 2014년에 기사화되며 일어난 오독의 촌극이었다. 1990년대 초반의 타이어와 브레이크패드의 철지난 배출계수로 모델링한 부분만 읽은 유사 언론이 오독으로 저지른 참사였다. 게다가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는 디젤차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차가 다 갖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배터리 전기차도 갖고 있는 공용 부품이기 때문에 결국 국내요인의 PM2.5 배출원으로 디젤차가 가장 큰 원인인 양하는 것은 상당히 과장된 상황에 다름이 아니다. 결국 최근에 생산된 디젤차는 아무리 크게 잡아도 PM2.5의 5대 배출원 중 하나로 분류될 수 있을 뿐이다.

농수산물 시장의 고등어 경매가 폭락을 가져온 가정의 구이류에 기원한 PM2.5 주요 배출원 주장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2011년 추정집계 기준으로 생물체 연소 비중이 전국은 12.3%, 서울은 4.2%다. 외려 구이집에서의 생물체 연소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상당히 과장되어 있을 뿐더러 구이류가 '탔을 때' 일어나는 탄소화 반응의 결과물과 VOC 및 기타 부산물을 같이 취급하고 있다. 어느 언론에서는 안경에 튄 오일 액적도 PM2.5의 요인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며, NOx가 발생한다 하니 그걸 2차 미세먼지와 동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정 내에서는 NOx가 광화학반응으로 이온화되어 대기 중의 카본 소스를 2차 미세먼지로 만들 에너지 광원이 없다시피 하므로 이또한 상당히 과장되어 있는 편이다. 고등어 구이 정도로는 5대 배출원 중 하나로 분류하기도 미안할 정도로 미약하다. 고등어도 디젤차와 마찬가지로 억울하기 짝이 없다.

이런 억울한 사연이 어디 디젤차와 고등어뿐이겠는가? 새로운 국내 PM2.5 배출원으로 언론이 언급하는 것 중 억울한 사연은 이게 끝이 아닐 듯싶다. 계속 이러다 보면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하고 PM2.5 그 자체 보다 이 과정에 발생한 혼란과 선동이 더 큰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그래서 디젤차와 고등어 촌극을 교훈 삼아 정부당국이 BH의 지휘를 받아 잘해주길 기다릴 수밖에 없고 정책적인 해법이 세워져 실행되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각자도생의 마음으로 PM2.5 배출원에 관한 이해도를 높여 대비하여야 할 현실인 게다.

그럼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비록 2015년 감사원 감사 결과에선 문제가 있다고 지적됐지만 측정망의 자동측정기의 베타선 감쇠 측정법의 시간당 값은 참고값이며 일간, 월간, 년간 평균값 정도는 되어야 국내외의 PM2.5 표준측정법인 중량농도법(포집 전,후 무게차를 칭량하며 환경부가 제안하는 표준 측정방식)과 등가성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상황이니 우리의 대기오염 측정망이 후진적이라며 불안감을 느끼는 건 시기상조라 보인다. 이 값은 국제표준측정법인 중량농도법으로 칭량한 공식 수치와 제법 차이가 있다. 그래서 자동측정망의 시간당 값은 추세를 보는데는 효과적이지만 이 값만 갖고 PM2.5가 위험 레벨이라 판정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 가장 위험한 때는 대기정체로 '농축 효과'가 심해질 때다. 언론에 「대기정체로 PM2.5 수치가 오르는 추세」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는 환자와 어린이와 노인은 특히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경보수치 추세는 참조하되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추어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게 좋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손, 발과 얼굴을 깨끗이 씻는 게 도움이 된다.

이 정도로 디젤차와 고등어는 억울했다는 걸 풀어서 이야기해보았다. 고등어 경매가가 떨어졌다는데 집에 가서 싱싱한 고등어 구이를 먹기 좋은 때다. 요리하는 동안의 집에서 가장 중요한 게 '환기'다. 이는 '농축 효과'의 반대인 '희석 효과'라 할 수 있는데 부엌이 환기가 잘 되지않을 때 순간적으로 온집안에 PM2.5 농도가 올라가는 '농축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덕트와 함께 보조환기도구(예로 송풍기)를 사용하여 단시간 내에 집 안팎으로 PM2.5가 흩어지게 하여 희석시킬 필요가 있다. 만일 환기 후 공기청정기를 쓸 수 있다면 더욱 좋다. 고등어 시세가 좋을 때 많이 먹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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