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28일부터 주요 휴대폰 판매점에 있는 '갤럭시노트7' 체험존 운영을 재개했지만, 개선판 제품의 '배터리 충전량(State Of Charge)'을 '49%'로 설정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삼성·이통사, 갤럭시노트7 '화재' 발생 후 체험존 철수

삼성전자와 이통서비스 3사는 8월 6일부터 갤럭시노트7 판매를 시작하며 전국에 체험장을 운영했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화재' 사태로 실제 기기 대신 '목업' 제품을 전시하는 등 체험존 운영정책을 바꿨다.


삼성전자는 9월 20일 소프트웨어를 통해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최대 충전용량을 60%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 이진 기자
삼성전자는 9월 20일 소프트웨어를 통해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최대 충전용량을 60%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 이진 기자
삼성전자는 9월 20일 화재 발생을 막기 위해 기존 판매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최대 충전량을 60%로 제한하는 별도의 소프트웨어 패치를 내놓는 등 조치를 취했다. 삼성전자서비스를 통해 배터리 불량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소비자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 당시 안내문을 통해 "고객의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으로 불가피하게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됐다"며 "불편을 드린 점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 28일부터 갤럭시노트7 체험존 재오픈… 배터리 최대 충전용량 49%로 설정한 이유는?

삼성전자는 9월 19일부터 갤럭시노트7 리콜을 시작했으며, 주요 판매점은 28일부터 갤럭시노트7 체험 공간을 재오픈했다. 제품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는 사전에 갤럭시노트7을 체험하고 살 수 있게 됐다.

이통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새로 받은 갤럭시노트7을 체험용 제품으로 전시 중이다"며 "구입을 원하는 고객은 언제든지 주요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제품을 만져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리콜 후 내놓은 갤럭시노트7 개선판은 배터리 최대 용량인 10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임시로 조치했던 최대 60% 충전 조치는 구버전 제품 이용자만 해당된다.

문제는 체험장에 놓인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충전량이 비정상적이라는 점이다. IT조선은 29일 서울 종로구와 여의도 등에 있는 휴대폰 판매점 및 대리점 10여곳을 둘러봤는데, 전시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충전 용량이 '49%'로 제한돼 있었다.

갤럭시노트7 리콜 전후 제품은 배터리 충전 부분의 색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구버전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부분 색상이 '회색'이지만, 리콜 후 나온 신제품은 '녹색'이다. 체험용 제품은 모두 '녹색' 색상을 갖춘 신형 갤럭시노트7이다.


배터리 최대 충전용량이 49%로 제한된 갤럭시노트7 체험폰 모습. / 이진 기자
배터리 최대 충전용량이 49%로 제한된 갤럭시노트7 체험폰 모습. / 이진 기자
대다수 이통사 대리점과 판매점 관계자들은 체험폰의 배터리 충전 용량을 49%로 한정했느냐는 질문에 "대리점·판매점 체험존에 있는 갤럭시노트7은 모두 삼성전자가 제공한 것이다"며 "받은 대로 전시했기 때문에 49%만 충전되는지 몰랐다"는 공통된 대답을 내놨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체험폰은 특성상 장시간 충전기에 꽂아둔 상태로 둔다"며 "배터리 최대 충전용량을 49%로 제한한 조치는 화재 방지를 염두해 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 삼성, 테스트용 제품이라 49% 충전된다 했지만… 시스템 문제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삼성전자 측은 해당 제품이 전시용으로 특화된 '라이브 데모 유닛'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통 시연폰은 50~70% 가량 충전이 되고 일반 매장 시연용은 프리 충전이 된다"며 "갤럭시노트7 관련해서는 시연폰이기 때문에 49% 충전이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 입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도 있다. 갤럭시노트7과 함께 전시된 갤럭시J7 등 다른 제품은 100% 충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체험 공간에 있는 갤럭시노트7는 라이브 데모 유닛이라고 쳐도, 삼성전자의 다른 스마트폰 제품은 100%까지 충전이 되는 상황은 납득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화재의 원인으로 내장 배터리를 만드는 공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IT조선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화재 원인이 배터리 이외의 시스템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관련기사 [위기의 삼성] ①갤노트7, 배터리 소손(燒損)으로 150만대 전량 '리콜', 삼성SDI 이어 중국산 배터리 쓴 갤노트7도 폭발...삼성은 "사실 확인 중" , [박철완의 IT정담] 10년 만에 리튬이온 이차전지 사고의 큰문이 다시 열렸을까? 기사 참조)

체험존에 있는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최대 충전용량을 시스템적으로 임의 조정한 것은 화재 요인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2차전지 전문가인 박철완 박사(전 차세대전지성장동력사업단 기술 총괄)는 "삼성전자가 개선판 배터리 발화 문제를 해결했다고 자신한다면 개선판 충전용량을 100%로 해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