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양국간 갈등 국면이 훈풍을 만났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 축소의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호텔 업계 분위기는 냉랭하다. 중국 정부 차원의 단체 관광객 비자 발급업무 재개 등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어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6일 신세계백화점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이렇다 할 액션을 보이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출 호조를 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며 "업계에서는 중국의 움직임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 롯데면세점 갈무리
. / 롯데면세점 갈무리
면세점·호텔 업계에서는 2018년 중순쯤은 돼야 실질적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매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체 관광객' 증가 여부가 실적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 한 관계자는 "큰 틀에서 2017년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가 단체 관광객 비자 발급을 허용하더라도, 아무리 빨라도 5개월 쯤은 지나야 매출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 면세점 매출은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급락

롯데면세점의 2017년 상반기 매출은 2조553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338억원) 대비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7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2325억원) 대비 80%쯤 줄었다.

롯데면세점 한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중국발 보따리상에게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제품을 판매했기 때문이다"며 "면세점 사업은 서울 시내에서 매출을 올려 값비싼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보전하는 형태인데, 시내 면세점 매출 감소가 공항 면세점 임대료 부담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신라면세점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2017년 상반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면세점 사업 부문 매출은 2016년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나 영업이익은 2016년 하반기 627억원에서 2017년 상반기 38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 호텔 업계 "제 아무리 빨라도 2018년 4월"

호텔 업계도 면세점 등 유통 업계와 비슷한 입장이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여행상품 기획에는 최소 2~3개월쯤이 소요되며 해당 상품으로 관광지를 찾기까지 5~6개월이 걸린다.

씨트립 등 중국인이 애용하는 여행 서비스에 한국 관광상품이 올라온다 해도 실제로 중국 단체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시점은 제 아무리 빨라도 2018년 3~4월쯤이란 것이 호텔 업계의 계산이다.

호텔 업계는 중국인 여행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국내 호텔 업계 전체적으로 20%쯤 이용객이 감소했으며, 명동 지역 호텔이 특히 피해가 크다고 밝혔다. 롯데호텔은 사드발 한중관계 냉각으로 5성급 호텔은 15~20%, 시티호텔은 20~30%쯤 중국인 이용자가 줄었다고 전했다.

호텔 업계 한 관계자는 "한·중 관계개선은 업계 호재지만,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상품 판매 허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한국 여행상품이 만들어지고 중국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하려면 최대 5개월쯤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