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블록체인 광풍을 악용해 주가를 띄우는 기업에 경고장을 날렸다.

정보통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제이 클레이튼 SEC 의장은 22일(이하 현지시각)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에서 열린 증권규제협회 주관 행사에서 "블록체인과 관련이 없는 회사가 이름을 '블록체인-알-어스(Blockchain-R-Us)'처럼 변경하는 것을 주의해 달라"며 "블록체인에 대한 사업이 없던 회사가 사업 목적에 블록체인을 추가하고 블록체인을 넣어 상호를 변경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레이튼 의장은 또 "이들 상장사에 대해 증권법을 준수하는지 등을 놓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이미지. / 조선DB
암호화폐 이미지. / 조선DB
2017년부터 불어닥친 가상화폐를 비롯한 암호화폐 광풍은 가상화폐 관련주 급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에선 상장사가 가상화폐의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을 언급하기만 해도 해당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음료업체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가 회사 이름을 '롱 블록체인'이라고 바꾸고 비트코인을 연구하겠다고 발표하자, 이 회사의 주가는 하루만에 500% 가락 급등했다.

상호명을 변경하지 않더라도 블록체인 투자를 발표하기만 해도 주식이 오르는 상황도 발생했다. 담배 제조사 '리치 시가'가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한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는 장외 시자에서 하루 만에 3000% 뛰었다.

세계 최초로 아날로그 필름을 상용화한 미국 사진업체 이스트먼 코닥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는 소식을 전한 날, 하루 사이 주가가 117.6% 올랐다.

이 같은 상황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자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중국 선전 거래소는 17일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다고 발표한 기업을 조사할 것이다"며 "블록체인을 이용해 주가를 띄우거나 투자자를 현혹하려는 기업을 처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