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ARM 설계도 기반으로 만든 자체 개발 칩을 탑재한 세 종의 맥(Mac) 컴퓨터를 연내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29일(현지시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애플은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와 이스라엘 서부 헤르츨리야에 자체 칩(chip) 개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곳에서 수백명의 엔지니어가 일하고 있다.

애플로고. / 조선 DB
애플로고. / 조선 DB
애플의 자체 칩 개발은 조니 스루지 애플 하드웨어 기술 담당 수석부사장이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니 스루지는 칩 설계자를 '예술가'라고 말한 인물로, 2008년 애플에 합류하기 전 인텔과 IBM 등에서 일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2018년 선보일 맥에 기존 인텔 CPU와 함께 ARM 보조 프로세서를 탑재할 예정이다. ARM 보조 프로세서는 보안이 향상된 것이 특징으로 애플이 자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최근 몇 년 사이 자체 프로세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은 2016년 10월 맥북 프로 업데이트 당시 ARM 기반 자체 개발한 맥북용 칩 T1을 소개했다. T1은 터치바를 이용해 사용자가 앱에 바로 가거나 시스템 설정, 애플 페이, 지문 인식 데이터 보관 기능 등을 지원한다.

애플이 맥북용 자체 칩 개발에 나선 것은 인텔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애플은 2005년부터 맥북에 IBM 프로세서 대신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하지만 인텔은 자사 프로세서 출시 시기에 맞춰 PC 제조사의 출하 시기를 결정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 가격 이슈도 있다. 업계에서는 인텔 프로세서가 ARM 기반 프로세서보다 비싸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애플은 2010년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A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하며 외부 의존도를 낮췄다. 애플이 자체 칩을 개발한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능을 긴밀하게 통합할 수 있다.

애플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W2 칩을 최신 애플워치에 탑재했고, 아이폰8과 아이폰텐(X)에는 뉴럴 엔진이라는 칩을 넣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연간 3억개의 기기를 판매하는 칩 사업에 몰두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며 "애플의 스마트폰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독자적으로 칩을 제조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