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륙이 블록체인 바람으로 꿈틀대고 있다. 블록체인을 정치·경제·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각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유럽 각국의 행보는 가상화폐 가격 등락에 울고웃는 한·중·일 지역의 한탕주의 흐름이나 묻지마 투자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새 기술 패러다임으로 ‘골디락스(Goldilocks·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 시대를 준비하는 유럽의 블록체인 혁신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Schiphol) 공항에 가상화폐(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는 ATM이 설치돼 화제다. 유럽 공항 중 가상화폐 ATM을 설치한 곳은 스히폴 공항이 유일하다. 취급하는 가상화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다.
기자는 6월 28일 스히폴 공항에서 이 ATM로 20유로어치의 이더리움을 구매해 봤다. 유로화를 넣고 이더리움을 사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30초. 상당히 간편했다. 다만, 거래 수수료가 5달러에 달하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니키 브레서르(Nicky Bresser) 스히폴 공항 사업 매니저를 만나 ATM 설치 배경을 들어봤다. ATM 사용 방법도 소개한다.
먼저, 니키 브레서르 사업 매니저와의 일문일답.
“6월 19일(현지시간) 설치하고 20일 첫 거래가 있었다. ATM을 설치한 지 이제 일주일 정도 됐다. 네덜란드 기자는 많이 찾아왔지만, 외국 기자가 취재차 공항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 유럽 공항 중 가상화폐 ATM을 설치한 것은 처음인가.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인지는 확인해봐야 한다.”
― 당신이 가상화폐 ATM을 설치하자고 했나.
“그렇다.”
― 그런 아이디어를 낸 이유는.
“스히폴 공항은 네덜란드 중심 공항이다. 항상 고객의 편의를 위해 노력해 왔고 이번 ATM 설치도 그런 과정의 일환이었다. 2016년, 2017년부터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높아졌다. 특히, 젊은이들의 관심사를 고려해 가상화폐 ATM을 설치했다.”
― 당신 상사를 비롯해 주위에 부정적인 반응은 없었나.
“전혀. ‘와이낫(Why not)?’이라며 해보자는 분위기였다. 주위에 모든 사람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해줬다. 회사 사람뿐만 아니라 정부 관계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 당국의 규제 때문에 설치하는 데 걸림돌이 없었나.
“없었다. 처음부터 정부 담당 부처와 조율했기 때문이다.”
―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설치까지 얼마나 걸렸나.
“6개월가량 걸렸다.”
“건당 거래 수수료를 5유로로 책정했다. 한번에 10~100유로까지 가상화폐를 살 수 있다. 수수료는 비쌀 수도 있는 데, 공급업체의 의견과 비트코인의 가장 비싼 수수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했다. 유로화와 가상화폐 환율은 ATM 공급업체한테 물어봐야 한다. 나는 잘 모른다. ” (네덜란드 기업 바이코인(Byecoin)이 스히폴 공항에 ATM을 공급했다.)
― 이용자는 많은가.
“거래건 수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꽤 많은 거래건 수가 일어나고 있다. 매우 만족하고 있다.”
― 스히폴 공항의 또다른 혁신 사례는.
“내가 좋아하는 서비스 중 하나가 ‘딜리버리앤더게이트(delivery at the gate)’다.” (스히폴 공항에서 ‘딜리버루(Deliveroo)’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하면, 15분 내 출국 게이트 앞에 음식을 가져다 준다. 시범 서비스.)
― 앞으로의 계획은.
“올 12월까지 ATM을 운영하며 이용객의 반응을 종합할 예정이다. 설치 대수를 늘릴 지 등 향후 계획은 6개월 운영 결과 분석을 통해 정할 예정이다. ”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서 ATM으로 가상화폐를 사는 방법은?>
① 가상화폐 ATM은 스히폴 공항 출국장 홀2(Hall 2)에 1대 설치돼 있다. 홀2는 스히폴 공항 내에서도 핵심 입지로 꼽힌다. 우선 출국장 홀2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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