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 (28) 로빈슨 크루소 ②… 도구의 인간, 생활을 설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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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3.31 05:00
#하루천자 캠페인에 참여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주부터 ‘#하루천자로 고전(古典) 읽기’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미증유의 사태를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용기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고전을 골라서 1주일에 5회에 나눠 필사하는 캠페인입니다.

첫 고전으로 대니얼 디포(Daniel Defoe) 의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soe)를 골랐습니다. 재일(在日) 학자 강상중 교수가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에서 ‘불확실성의 시대’에 추천한 고전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고립상황에서 이 책을 필사하시면 어릴 때 독서와 전혀 다른 독서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열린책들 세계문학 조선비즈k. 에디션 중 《로빈슨 크루소》 표지.
로빈슨 크루소 ② (낱말풀이 제외 글자 수 860, 공백 제외 636)

이제 나는 내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필수품 제작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특히 의자와 탁자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의자와 탁자 없이는 내가 세상에서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안 되는 위안거리들을 즐길 수가 없었다. 탁자 없이는 즐겁게 글을 쓸 수도 먹을 수도 없고, 다른 여러 가지 일들도 할 수 없었다.

따라서 나는 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갈 사실이 있다. 이성이야말로 수학의 본체요 원천이니 이성의 도움으로 모든 것을 수식으로 표현하고 면적을 구하고 또 합리적으로 판단만 한다면, 누구라도 조만간 온갖 제작 기술의 대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평생 단 한 번도 도구를 다루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노동과 근면과 창의력에 의해, 특히 도구만 있다면 원하는 물건은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심지어는 도구 없이도 많은 물건들을 만들었다.

어떤 물건들은 까뀌(주, 도끼와 비슷한 나무 깎는 손공구)와 손도끼만 갖고 만들기도 했는데, 아마 그 물건들이 그런 식으로, 그처럼 엄청난 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적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예컨대 나는 널빤지가 필요하면 우선 나무부터 한 그루 베어 냈다. 그다음에는 그걸 세워 놓고 양쪽 면을 도끼로 계속 쳐서 평평하게 만들어 나갔다.

그러다 마침내 나무가 널빤지 형상으로 얇아지면 까뀌를 갖고 매끄럽게 다듬었다. 사실 이런 방법으로 만들면 나무 한 그루에서 겨우 널빤지 한 장을 만들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널빤지나 판자 하나를 만드는 데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동량이 요구된다 하더라도 그저 인내심을 가지는 것 말고는 별다른 뾰족한 대책이 없었다. 게다가 내겐 시간과 노동은 별다른 값어치가 없었다. 어느 쪽을 더 많이 쓰건 아무 상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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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는 한 작품을 5회로 나누어 싣고, 토요일에는 한 편으로 글씨쓰기의 즐거움을 십분 만끽할 수 있는 텍스트를 제공합니다. 지난 필사거리는 IT조선 홈페이지(it.chosun.com) 상단메뉴 ‘#하루천자'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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