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시작한 ‘#하루천자로 고전(古典) 읽기’는 미증유의 사태를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용기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고전을 골라서 1주일에 5회에 나눠 필사하는 캠페인입니다.

이번 주 고전으로는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파우스트》(Faust)를 골랐습니다. 괴테가 60년에 걸쳐 썼다는, 작가의 삶과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막연히 어렵고 지루하게 느꼈을지 모를 이 작품을 필사하면서 이전과 다른 독서 경험을 해 보세요. 열린책들 출판본을 참고했습니다. /편집자 주

《파우스트》 1부 초판(1808년) 표지(왼쪽)와 괴테의 초상(오른쪽).
《파우스트》 1부 초판(1808년) 표지(왼쪽)와 괴테의 초상(오른쪽).
파우스트 ① (글자수 804, 공백 제외 628)

메피스토펠레스 그렇다니까요, 주님! 지상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정말 형편없이 돌아간다니까요.
인간들이 얼마나 비참한 나날을 보내는지 제 마음이 다 딱하다고요.
그러니 그 가련한 것들을 괴롭힐 마음이 나야 말이지요.

하느님 자네 파우스트를 아는가?

메피스토펠레스 그 박사 말씀인가요?

하느님 내 종복이니라!

메피스토펠레스 여부가 있겠습니까! 특별한 방식으로 주님을 섬기는 자이지요.
지상의 음료와 음식에 만족하지 않는 얼간이라니까요.
부글부글 끓는 격정에 한없이 휘몰리는데,
그 스스로도 미친 것을 얼추 알고 있지요.
하늘에서는 더없이 아름다운 별을 원하고
땅에서는 지고의 쾌락을 원하니,
그 요동치는 마음을 달래 줄 것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겠습니까.

하느님 그가 지금은 비록 혼미하게 날 섬길지라도,
내가 곧 밝음으로 인도하리라.
어린 나무가 푸르러지면, 원예사는
훗날 멋지게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릴 것을 아는 법이니라.

메피스토펠레스 우리 내기할까요? 제가 그자를
슬며시 제 길로 끌어들이도록 허락하시면,
주님은 그자를 영영 잃어버릴걸요.

하느님 그가 지상에서 사는 한,
네 마음대로 하는 걸 막지 않겠노라.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기 마련이니라.

메피스토펠레스 고맙소이다, 저는 죽은 자는
절대로 상대하고 싶지 않거든요.
통통하고 풋풋한 뺨이 제일이지,
시체는 사절이랍니다.
고양이가 죽은 쥐를 싫어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하느님 그럼 좋다, 네 마음대로 해보아라!
그자의 정신을 근원에서 끌어내어,
붙잡을 수만 있다면
네 길로 데려가라.
선량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에 쫓기더라도
올바른 길을 잊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네 입으로 인정하게 되리라.

▶#하루천자 캠페인은?

IT조선은 (사)한국IT기자클럽, (주)네오랩컨버전스, (주)비마인드풀, (주)로완, 역사책방과 함께 디지털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하루천자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캠페인은 매일 천자 분량의 필사거리를 보면서 노트에 필사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주중에는 한 작품을 5회로 나누어 싣고, 토요일에는 한 편으로 글씨쓰기의 즐거움을 십분 만끽할 수 있는 텍스트를 제공합니다. 지난 필사거리는 IT조선 홈페이지(it.chosun.com) 상단메뉴 ‘#하루천자'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두뇌운동! 내가 쓴 하루천자 기록에 남기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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