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을 예측하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황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예정된 구매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시장이 대폭 축소했다. 반면 2010년에는 기존에 예정된 구매에 미뤄졌던 구매까지 더해지면서 평소보다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어 2011년 성장률은 평소에 비해 감소했으며 2012년은 증가했다. 2013년에서야 글로벌 금융 위기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HPC 시장 규모. 금융위기 이후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정상화되기 까지는 5년이 소요됐다. / 인터섹트360리서치
글로벌 금융위기 후 HPC 시장 규모. 금융위기 이후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정상화되기 까지는 5년이 소요됐다. / 인터섹트360리서치
이를 바탕으로 시장을 예상하면 2024년에야 코로나19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기준 350억달러(약 42조원)의 글로벌 HPC 시장은 2020년에는 3.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연평균 6.4% 증가를 예상했다.

 향후 HPC 시장 규모 예측치. 2024년이 돼야 고성능컴퓨팅 시장이 코로나19의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인터섹트360리서치
향후 HPC 시장 규모 예측치. 2024년이 돼야 고성능컴퓨팅 시장이 코로나19의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인터섹트360리서치
2021년은 미뤘던 구매 영향으로 전년대비 18.1%의 높은 성장을 보일 것이라 예상된다. 2022년은 1.2%, 2023년은 5.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시장 축소가 발생한다.

향후 HPC 산업별 시장 예측치. 에너지, 유통, 대규모 제조업 분야의 HPC 시장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인터섹트360리서치
향후 HPC 산업별 시장 예측치. 에너지, 유통, 대규모 제조업 분야의 HPC 시장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인터섹트360리서치
산업별로 보면 에너지, 유통 및 항공기, 자동차를 생산하는 대규모 제조업 분야의 시장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지원하는 국립연구소, 국가기관 등의 시장은 안정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생명공학 분야는 오히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각 항목을 살펴보자. 가장 큰 시장 감소는 서버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서버 성장은 엑사플롭스급 슈퍼컴퓨터 사업 등 영향으로 대형 시스템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이 도입하는 서버 규모가 축소되면서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률은 2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 구글 등 공공 클라우드(public cloud)뿐 아니라 사설 클라우드(private cloud)도 포함한다.

 향후 HPC 지역별 시장 예측. 미국과 캐나다의 시장이 2020년 6.8% 감소 등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인터섹트360리서치
향후 HPC 지역별 시장 예측. 미국과 캐나다의 시장이 2020년 6.8% 감소 등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인터섹트360리서치
지역별로 보면 북미가 6.8% 감소로 가장 커다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비해 아시아 등 다른 지역은 성장이 둔화되기는 하지만 시장이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글은 인터섹트360리서치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관련 자료를 공유하고 발표를 허락한 애디슨 스넬(Addison Snell)에게 감사를 표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지수 소장은 미국 보스턴대학에서 물리학 박사를 했고 독일 국립슈퍼컴센터 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팅센터 센터장, 사단법인 한국계산과학공학회 부회장, 저널오브컴퓨테이셔널사이언스(Journal of Computational Science) 편집위원, KISTI 국가슈퍼컴퓨팅연구소 소장을 거쳐 현재는 사우디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학교(KAUST) 슈퍼컴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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