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겜쓸신잡] 스타크래프트 '유령'같은 초능력 요원 실제 있었다?

입력 2020.09.06 06:00

게임을 통해 학습한다는 것이 어색할 수 있지만, 게임 안에는 문학·과학·사회·상식 등 다양한 분야 숨은 지식이 있다. 게임을 잘 뜯어보면 공부할 만한 것이 많다는 이야기다. 오시영의 겜쓸신잡(게임에서 알게된 데없지만 알아두면 기한 느낌이 드는 동사니 지식)은 게임 속 알아두면 쓸데없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한 잡지식을 소개하고,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코너다. [편집자 주]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실시간전략(RTS)게임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는 유령(Ghost) 유닛이 등장한다. 유령은 설정상 ‘사이오닉 에너지’라고 불리는 잠재 능력을 활용해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비밀 특수요원이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대표적인 미녀 캐릭터 ‘노바’와 인간에서 저그로 변한 탓에 악독한 악당이 됐다가 정체성을 찾고 우주를 구한 ‘케리건’이 대표적인 유령 캐릭터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를 대표하는 미녀 유령 요원 ‘노바’ / 블리자드
먼 미래인 2500년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에서 부모는 아이가 초능력에 잠재력 보인다면 반드시 유령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시켜야 한다. 소질이 있는 아이들은 유아기부터 훈련받는다.

훈련 강도는 매우 강해 과정 중에 사망자가 다수 나온다. 고강도 생체 개조, 정신 개조(기억 소거) 도 필수다. 스타크래프트1 시점에서는 유령 요원이 시야를 확장하기 위해 일부러 멀쩡한 눈을 기계 눈으로 교체하기도 한다.

유령은 이름이 상징하듯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는 요원이다. 실제로 작중 세력인 테란 자치령은 초능력자, 유령 요원과 유령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문을 ‘가짜 뉴스’라고 일축하며 이러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한다. 이 탓에 자식을 유령 프로그램에 보낸 부모는 자녀가 ‘특수 학교로 간다’거나 ‘사고로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이렇게 육성한 유령은 초능력과 기술을 결합해 임무를 수행한다. 특수 제작한 환경 차폐복(Hostile environment suit)을 초능력으로 작동해 몸을 투명하게 만들거나, 초능력으로 저격 적중률을 늘릴 수 있어 주로 요인 암살, 차량 무력화(EMP 탄환 사용), 특수공격(전술 핵) 표적 지정 등 임무를 수행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능력도 있다.

등장 인물 중 가장 강한 초능력을 보유한 케리건은 생각과 의지 만으로 원거리의 표적을 제거하거나, 강철 문을 비틀어버리거나 저그 군체를 조종하는 등 무시무시한 힘을 휘두른다.

잉고 스완과 목성의 고리 이미지 / 구글 이미지
현실에서도 초능력을 활용하는 특수부대를 육성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에서 진행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다. 이는 미국 육군이 1978년 시작해 1995년 마친 초능력자 부대 양성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존재는 참여자이자 조셉 맥모니글 前 미국 육군 대령이 꾸준히 폭로하며 알려졌다. 2003년, 2017년 CIA가 공개한 기밀문서를 통해서도 이 프로젝트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970년대 미국은 외국에 비해 정신적 초능력(Psychic, 심령)에 관한 정보를 적게, 부족하게 보유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1969년 입수한 구소련 출신 여성 ‘니나 쿨라지나’가 염력으로 개구리의 심장박동을 멈추는 영상이 사회에 공개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당시에는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경쟁이 치열하던 냉전이 한창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중심이 되었던 훈련은 천리안(千里眼, Remote Viewing)이다. 초능력 부대는 멀리 떨어진 적지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살펴보거나, 적이 꽁꽁 숨겨놓은 기밀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발견하는 역할을 맡았다. 다만 그 정확도가 높지는 않았는지, 이 프로젝트가 임무를 수행할 때는 이미 다른 모든 시도, 접근, 방법론이 모두 통하지 않았을 때 뿐이었다.

리모트 뷰잉 사례 중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는 프로젝트 참여자 중 하나인 잉고 스완이 1973년 목성을 ‘관측’해 이 행성에 고리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당시 과학기술로는 목성에 실제로 고리가 있는지 관측할 수 없었는데, 1979년 보이저호가 목성에 접근해 확인한 결과 실제로 목성에 고리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래도 CIA 비밀문서에 따르면 프로젝트에 참여한 천리안 능력 사용자는 구소련의 세미팔라틴스크라는 도시에 숨은 연구센터를 찾아내, 이 주변에 공항이 있다는 것까지 알아내거나 1991년 걸프전에서 사담 후세인의 은신처를 알아낼 때 공을 세웠다.(초능력 요원의 정보와 다른 정보를 종합해 확인)

또한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 생화학무기 저장소, 땅굴을 수색하는 임무에서 활약했다. 다만 북한의 플루토늄 저장소 위치만은 끝내 밝혀내는 데 실패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20년쯤에 걸치는 기간에 250개의 프로젝트, 임무 수천개를 수행했고, 2000만달러(235억원쯤)에 달하는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냉전 시대가 저물고, 1996년 존 도이치 CIA 국장이 예산 지원을 끊으면서 프로젝트의 막이 내렸다.

존 론슨의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의 한 장면 / 구글 이미지
초능력 특수부대의 또 다른 대표적인 사례는 저널리스트 겸 다큐멘터리 감독 존 론슨의 논픽션 저서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The Men Who Stare at Goats)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초능력이나 초자연적 현상을 군사적 목적으로 응용하고자 하는 미군의 시도를 취재한 내용을 담았다.

이 책에 따르면 미국이 운용한 초능력 부대원은 구름 깨뜨리기, 벽 뚫고 지나가기 등 다소 황당해보이는 실험을 매우 진지하게 수행했다. 손을 안대고 염소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실험도 진행했는데, 기록에 따르면 이를 성공시킨 사례가 몇 번 있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황당한 이야기로 취급하지만, 일부에서는 초능력이나 잠재의식을 군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여전하다고 주장한다.

책에서 론슨은 2004년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일어난 포로 성적학대 사건이 사실은 계획적인 정신공격의 일종이었고, 이라크 알카임 포로에게 ‘버니와 친구들’ 주제곡이나 메탈리카의 음악을 들려주는 행위는 사실 일종의 잠재 의식을 자극하는 음향 병기였다고 주장한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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