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SSG에 놀란 홈쇼핑, 모바일로 중심 옮겨

입력 2021.05.02 06:00

TV와 리모컨에 의존했던 홈쇼핑이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사업 중심축을 ‘모바일'로 빠르게 옮긴다.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전체 온라인 쇼핑의 67% 차지하고, 쿠팡과 네이버 등 e커머스 세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것이 홈쇼핑 업계의 사업체제 전환을 이끌었다.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1980~2004년생)의 TV시청이 줄어든 것도 홈쇼핑 업계를 긴장하게 만든 요인이다.

허민호 CJ온스타일 대표. / CJ ENM
CJ오쇼핑은 모바일 중심의 통합 브랜드 ‘CJ온스타일'을 5월 10일 출범시킨다고 최근 발표했다. TV홈쇼핑 브랜드 ‘CJ오쇼핑’, 인터넷쇼핑몰 ‘CJ몰’, T커머스 ‘CJ오쇼핑플러스’로 나뉜 기존 브랜드를 새로운 브랜드로 통합한다는 것이다.

CJ오쇼핑은 모바일 CJ온스타일을 통해 기존 TV 모든 채널의 상품과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35~54세 여성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설정해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판매하고 최적의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하는 회사로 자리 잡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CJ온스타일은 라이브 탭을 통해 홈쇼핑, T커머스, 라이브커머스, 인플루언서 커머스 채널인 픽더셀 방송도 볼 수 있게 구성했다.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라이브 커머스’와 ‘인플루언서 커머스’는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허민호 CJ온스타일 대표는 "TV와 모바일의 경계가 사라지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사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모바일이 더 이상 TV의 보조가 아닌 주력 무대라는 것이다.

허 대표는 "CJ온스타일 브랜드 변경은 ‘제2의 개국’이다"며 "모바일 부문 매출이 매년 15%씩 성장해 2023년에는 3조원을 넘어설 것이다. 홈쇼핑이 더 이상 중장년층이 이용하는 낡은 쇼핑 채널이 아니라 모바일 중심의 ‘라이브 취향 쇼핑플랫폼’으로 탈바꿈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도 3월 모바일 앱 개편을 통해 TV홈쇼핑과 T커머스인 현대홈쇼핑플러스샵, 라이브커머스인 쇼핑라이브 등 3개 채널을 모바일로 통합했다. 급성장세를 보이는 라이브커머스 강화를 위해 인력을 보충해 2021년 라이브커머스 매출 규모를 1000억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롯데홈쇼핑도 2019년 처음 선보였던 모바일TV를 ‘엘라이브’로 이름을 바꿔 모바일 사업 강화에 나섰다. 회사는 이를 위해 2020년 11월 콘텐츠 부문을 신설해 모바일 쇼핑 주요 소비층인 MZ세대를 정조준해 만든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모바일TV 누적 방문자 수는 350만명이다.

홈쇼핑업계가 모바일로 발빠르게 옮겨타고 있는 이유는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급격하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020년 109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5% 성장세를 보였다. 더 놀라운 점은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같은 해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67%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유통업계는 쿠팡과 네이버 등 e커머스 세력의 급성장이 홈쇼핑 업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29일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미국 상장을 통해 추가로 얻은 자금을 바탕으로 시장 쟁탈전에 나섰고 네이버도 신세계 SSG와 협업하는 등 다소 정체됐다고 평가받는 홈쇼핑업계로서는 발 빠르게 움직이는 e커머스 세력이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는 MZ세대 유입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모바일로 사업 중심축을 옮기고 라이브커머스를 강화하는 것 외에도 젊은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오리지널 드라마와 연예 프로그램도 자사 플랫폼을 통해 속속 투입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KT와 손잡고 오리지널 웹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온라인 콘서트 등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이들 콘텐츠를 바탕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채널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웹드라마 속 간접광고를 넣어 상품 판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도 펼칠 계획이다. MZ겨냥 독점 콘텐츠는 6월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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