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리포트 ISSU 2021] 종이책부터 뉴스레터까지…취향잡는 '구독 서비스'

  • 권세린·도유진 연세대 ISSU 학회원
    입력 2021.06.26 11:44 | 수정 2021.06.26 15:23

    연세대학교 IT경영학회인 ISSU(Information System SIG of Undergraduate) 학회원들이 2021년 1학기 동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달라진 일상의 변화 등을 주제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IT 업계로 몰리는 취업준비생들 ▲새롭게 등장한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시선과 리뷰 ▲구독 서비스로 변화된 20대의 취미생활 등을 소재로 다뤘습니다. 대학생의 시선에서 바라본 기술의 현재와 고민을 살펴보기 위해 최대한 제출된 원본 그대로를 전달합니다. ‘대학생 리포트 ISSU 2021’은 총 8편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구독 서비스로 변화하는 20대의 독서 문화

    우리나라 사람들은 1년에 몇 권의 책을 읽을까? 문화체육관광부가 만 19세 이상 성인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종이책 연간 독서율은 52.1%로, 76.7%로 기록되었던 2007년의 결과와 비교했을 때 약 25%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독서율이 감소하게 된 데에는 독서가 ‘필수’가 아닌 하나의 ‘선택지’로 전락해버렸다는 것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독서가 필수였던 과거와는 달리, 현대 사회에서는 인터넷에 검색어를 입력하기만 하면 단숨에 원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수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다. 더불어, 스마트폰의 발달로 각종 동영상, 게임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면서 취미로 독서를 즐기던 사람들 또한 책을 멀리하게 되었다. 2021년 들어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았다는 직장인 황희연 씨(27)는 "스마트폰이 있으니 책을 읽기보다는 퇴근을 하는 순간부터 집에서까지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게 된다"며, 스마트폰이 삶의 영역에 들어오며 독서 생활에 변화가 생겼음을 드러냈다.

    이렇듯 콘텐츠의 풍요 속에서 ‘독서’ 자체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독서에 대한 흥미를 되찾고, 틈틈이 글을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매력적인 ‘글 구독 서비스’의 등장과 성장은 눈여겨 볼만하다. 시중에 나와 있는 관련 서비스들은 종이책을 구독하는 방식부터, 새롭게 등장한 전자책(e-book)이나 글 메일링 서비스를 구독하는 방식까지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매체의 특성에 따라 구별된 특징들을 바탕으로 저마다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글 구독 서비스 간의 차별화된 특징을 중심으로, 독자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인식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특히 새로운 서비스를 받아들임에 있어서 거부감이 적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독서를 많이 하는 청소년기에서 독서량이 적어지는 성인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에 서 있는 20대를 중심으로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 ‘독서 초심자’의 진입장벽…"뭘 읽어야 할지 모르겠어"

    대학생 강수진 씨(24)는 독서에 취미를 붙여보려고 하지만, 어떤 도서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한다. 그는 "아무 책이나 읽으면 될 것 같지만, 막상 서점에 가면 어느 코너에서 탐색을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독서 시작 자체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꾸준한 독서 습관 들이기가 목표인 만큼 적당한 분량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서적을 찾고 싶어 하지만, 독서에 대한 기본 바탕이 없기에 스스로 출발지를 선정하지 못한다.

    책 보다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으로 인해 독서를 멀리했었던 대학생 고예준 씨(23)는 독서를 제대로 시작해보려고 하지만 마찬가지로 고배를 마시고 있다. 고씨는 "친구들한테 책 추천을 받았지만, 이미 독서가 습관이 된 친구들인지라 ‘단순 흥미 붙이기용 책’을 추천해 주진 않더라"며 독서 습관 들이기 시작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 AI에게 추천 받은 도서, 종이책 정기 구독 서비스로 배송 받아..."선물을 받는 것 같아 읽어봐야겠다는 의욕 생겨"

    이제는 ‘독서 초심자’들도 쉽게 독서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책과 사람을 잇기’ 위한 다양한 도서 플랫폼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플라이북’은 2014년 출시되어 현재 이용자 20만명 이상을 확보한 인공지능(AI) 기반 도서 추천 서비스이다. 실시간 맞춤형 데이터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상황이나 기분, 관심사 등의 상태 정보, 독서 취향과 독서 기록을 활용해 적절한 책을 추천한다. "지금 나는 무기력해요"와 같이 누구나 쉽게 입력할 수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도서를 추천해주기에 내가 읽고 싶은 책이 뭔지 모르는 ‘독서 초심자’들에게 도움을 준다.

    종이책 정기 배송 서비스 ‘플라이북 플러스’를 신청하면 추천 도서를 한 달에 한 권씩 배송받을 수도 있다. 책과 어울리는 음악, 영화, 강의 추천 등의 정보를 QR코드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차, 형광펜 등 책과 즐기기 좋은 선물을 함께 배송해 사용자의 독서 경험 자체를 돕는다.

    고예준 씨는 ‘플라이북’에 대해 "단순 관심사, 선호 장르를 기준으로 추천하는 이상으로 각 개인의 독서량, 선호하는 책 두께, 난이도 등을 전부 고려해서 추천해줘서 좋다"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 겪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나를 위해 추천된 단 한 권의 책이 ‘블라인드 북’ 형식으로 집으로 배송되는 게 신기하다"며 추천받은 도서가 마음에 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어떤 책일까 궁금증이 생기기도 하고, 잊고 있던 택배 선물을 받는듯한 느낌이 들어 ‘읽어야겠다’는 의욕이 더 잘 생기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플라이북 플러스의 도서 정기 배송 구성품 예시. / 플라이북 갈무리
    ◇ 경제성과 편리함, 20대에게 매력적인 독서 선택지인 전자책

    한편, 20대의 독서 양상은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옮겨가고 있다. 편리함이라는 장점을 배경으로 국내 전자책 시장은 지난 10년 간 20~30% 성장했으며, 이와 더불어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도서 구독 서비스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20대의 50%가 전자책 이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에 익숙하든, 익숙하지 않든 ‘편리하고 경제적인 독서’를 가능케 하는 전자책이 20대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 ‘밀리의 서재’를 이용 중인 대학생 신재연 씨(25)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동안 책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책은 들고 다니기 무거워 부담이 됐다. 아이패드는 항상 들고 다니니까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면 휴대가 편하겠다 싶었다"며 전자책 서비스 구독 이유로 편리한 휴대성을 꼽았다. ‘밀리의 서재’를 1년째 이용 중인 박준수 씨(26)는 "책 한 권 사는 게 밀리의 서재 한 달 구독료인 9900원보다 비싸다"며 독서에 투자할 수 있는 비용에 한계가 있는 20대로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수 만권의 책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밀리의 서재, 디지털 플랫폼의 이점 활용해 여러 형태의 독서 경험 제공

    ‘밀리의 서재’(밀리)는 ‘독서와 무제한 친해지리’라는 슬로건 하에 출범해 현재 10만권 이상의 독서 콘텐츠를 보유한 도서 플랫폼 기업으로 20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밀리는 AI 완독형 ‘오디오북’, 책 핵심 내용을 대화 형식으로 요약해주는 ‘챗북’ 등 전통적인 독서 경험에서 탈피한 새로운 독서 방법을 제시한다. 독자가 직접 제작하는 오디오북인 ‘내가 만드는 오디오북’(내만오)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디지털 프로슈머인 MZ세대를 겨냥해 대중 참여형 콘텐츠로 발전시키려는 모양새다.

    이처럼 ‘밀리의 서재’는 독서는 즐거운 것이라는 인식을 조성하기 위해 IT 플랫폼의 특성을 이용해 다양한 형태의 독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신재연 씨는 "종이 색상과 글자 색을 바꿀 수 있어 눈이 편하고, 글자 간격과 좌우 여백 간격 등 거의 모든 걸 조정할 수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밀리는 최근에 ‘밀리 완독 지수’를 개발해 사용자들에게 도서 완독 확률과 완독 예상 시간을 바탕으로 도서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추가하기도 했다. 박준수 씨는 "대중교통에서 읽을 책을 찾을 때 밀리 완독 지수를 활용해 짧고 잘 읽히는 책을 찾아서 읽는다"며 밀리 완독 지수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신 씨와 박 씨 모두 ‘오디오북’과 ‘내만오’ 등의 서비스를 아예 모르거나 활용해보지 않았다고 응답하며 오디오 기반, 독자 참여형 독서 등 새로운 형태의 독서 경험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일간 이슬아, 뉴닉, Weekly 호박너구리… 메일링 서비스로 받아보는 다양한 주제의 글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서비스가 권 단위의 책을 구독하는 서비스였다면, 마지막으로 살펴볼 서비스는 온라인 메일함을 통해 한 편의 글이나 뉴스레터를 배송받는 ‘메일링 구독 서비스’이다. 2001년 발송을 시작한 ‘고도원의 아침편지’와 같이, 인터넷의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작가들이 메일로 자신의 글을 보내주는 서비스는 꾸준히 존재해왔다. 최근 들어 인터넷은 신진 작가들이 자신의 글을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독자들과 ‘직거래’하면서 입지를 다져나가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다양해진 독자들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소설, 수필 등의 문학 류와 더불어 사회 이슈, 경제, 마케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글을 정기적으로 메일링 해주는 서비스 또한 등장하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월 1만원으로 주 5회 수필, 소설, 인터뷰 등 다양한 종류의 글을 받아볼 수 있는 ‘일간 이슬아’는 최근 가장 뜨겁게 떠오르는 메일링 구독 서비스 중 하나이다. 커피 단 2잔 값 정도로 매일 새벽 발송되는 따끈따끈한 글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20대들도 부담 없이 접근이 가능하다. 분량도 그리 길지 않고 글의 소재 또한 다양해 독서에 익숙하지 않았던 이들도 꾸준히 글을 읽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간 이슬아’ 구독자 대학생 심소원(22)씨의 경우 "매일 아침 일어나서 글이 도착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며 "이동을 할 때나 강의 중간 쉬는 시간에 틈을 내서 읽을 수 있다는 게 매력포인트"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IT, 경영, 스타트업 분야의 글 메일링 구독 서비스를 제공 중인 ‘위클리 호박너구리’의 이재하(25)씨는, "메일링 구독 서비스는 구독자에게 직접 찾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더 매력적인 것 같다"며 콘텐츠를 보기 위해 구독자들이 직접 ‘찾아야 하는’ 타 서비스들과 구별되는 메일링 구독 서비스들의 장점을 피력했다. 또한, 그는 "20, 30대는 다양한 분야나 지식에 관심이 많다"며 방대한 분야의 정보를 알기 쉽게 가공하여 전해주는 메일링 서비스를 20대들이 구독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덧붙이기도 했다.


    적은 시간으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기 용이한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 / Weekly 호박너구리 홈페이지
    이 외에도 ‘뉴닉’의 경우에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 가는지'를 자신의 기호에 맞게 알고 싶어 하는 20대 독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20대들이 일상에서 하루에 한 번쯤은 메일함을 열어본다는 특성을 활용해, 독자들의 일상 속에 뉴스와 글을 녹여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전통적인 독서 매체인 ‘종이책’부터, 새롭게 독자들을 타깃팅해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메일링’ 서비스까지 다양한 형태의 글 구독 서비스가 다수 등장해 20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독자들로 하여금 글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고, 독서를 습관화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울 따름이다.

    이재하 씨는 "모닝브루(미국의 대표적 뉴스레터 서비스)가 약 851억원이라는 높은 금액에 인수합병되기도 했고, 트위터가 최근에 뉴스레터 플랫폼을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메일링 구독서비스들이 새로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에서 메일링 서비스들의 시장은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시장의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했듯 20~30대를 중심으로 최근 전자책 독서율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을 감안할 때 새로이 등장한 매체들을 활용해 관련 구독 서비스들을 개발, 제공하려는 시도들이 늘어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신규 서비스를 주저 없이 받아들이고 사용해보려는 성향이 타 세대에 비해 강한 20대에서도 아직은 각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세부 기능들을 사용하는 데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들이 인터뷰를 통해 비쳤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서비스 제공자 측면에서도 더욱더 활발한 기능 홍보와 참여 독려를 통해 건강한 독서 문화를 형성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책 읽는 대한민국'으로의 전환을 기대해봄 직하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권세린·계량위험관리학과 도유진

    ※ 외부 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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