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끝나면 사라질 것이라던 예상이 무색하게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원격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사무실 등 고정비용에 투자할 필요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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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은 새로운 사무실을 마련하려는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원격근무로 업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점을 확인하면서다. 코로나 이전의 상황으로 업무 환경을 되돌릴만한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 압력에 따른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도 이유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비대면 근무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뉴욕에 마련하려던 사무실 확장 계획을 중단했다. 메타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새로운 일하기 방식을 확인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마존 역시 워싱턴 등에 새로 마련하려던 신규 사무공간 6곳의 공사를 중단시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업무 환경이 필요한지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위해서다. 아마존 관계자는 "내슈빌에 새로운 건물센터를 마련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발표했던 고용계획을 취소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최근 빅테크 기업은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 시장 축소 우려로 채용을 축소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다. 테슬라는 정규직 근로자 10%쯤을 줄이기로 했다. 넷플릭스도 지난달 150명을 해고한 데 이어 북미 지역에서 근무하는 220명을 추가 해고한다. 메타는 신입 사원 모집 일정을 연기하고 올해 신규 채용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빅테크 기업의 사무실 축소 움직임은 이제 시작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주요 빅테크 기업도 ‘원격근무'를 보편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직원 스스로가 자유롭게 근무형태를 선택하는 새로운 근무제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를 도입했다. 카카오는 근무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실시한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