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어떻게 쓸까?
‘SF 쓰는 법과 페미니즘 SF’
남유하 지음 | 236쪽 | yeondoo | 1만6000원

"외계 행성 사이를 빠른 속도로 여행하는 우주선이 나오고, 문어처럼 동그란 머리를 가진 화성인이 나오는 소설을 읽어보셨나요? 우리가 흔히 SF(science fiction)소설을 말할 때 이런 것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SF 쓰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초보자, 공모전 당선 문턱까지 갔다가 낙방하기를 반복하는 SF 작가 지망생, 지금 여기와 다른 세계를 상상하기 좋아하는 이를 위한 SF 작법서가 나왔다.

SF 소설가인 남유하의 도서 ‘SF 어떻게 쓸까?’는 소재 찾는 방법부터 세계관과 캐릭터를 구축하는 법, 사건을 구성하고 시점을 결정하는 법까지 상세하게 안내한다. 특히 저자는 지망생 시절 자신이 범한 실수까지 가감 없이 공유하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다. 이 책이 SF 쓰기의 세계로 안내하는 상세한 가이드이자 다정한 응원가이기도 한 이유다.

"상상을 즐겨하는 사람은 SF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저자는 SF는 현실을 집요하게 인식하는 장르라고 말한다. 지금, 여기를 곱씹는 행위가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상상하게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현실에 대한 인식과 상상력이 있다고 해서 SF가 저절로 써지는 것은 아니다. 독자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작가가 그리는 세계를 납득시키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했다.

1부는 SF의 복잡하고 다양한 정의를 되짚어 보는 작업에서 출발해 어떻게 소재를 찾고 세계관을 구축하는지, 캐릭터와 사건은 어떻게 구성하는지 상세하게 안내한다. SF의 하위 장르를 살펴보고 공모전 당선 확률을 높이는 노하우도 전달한다. 2부에서는 다수의 페미니즘 SF 작품이 발표되는 최근 경향을 환기하고 페미니즘 SF의 대표적인 작가와 작품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SF서사의 전복적 특성이 어떻게 페미니즘과 조응하는지 살펴본다.

"남성이 임신을 한다면, 성별이 없는 세상이라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까"

이처럼 SF는 현실을 반전하거나 뒤틀고, 때로는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가정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계의 민낯을 드러내며 더 나은 세상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그런 점에서 페미니즘 SF는 할리우드 영화뿐 아니라 국내 SF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추세다.

최초의 SF작가가 여성임에도 SF가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시대를 지나, 최근에는 문학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창작자의 SF, 여성 주인공이 활약하는 SF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저자는 "SF의 본질은 뒤집어엎는 상상력에 있다"며 그 지점이 페미니즘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떨어졌다며 페미니즘 SF를 설명한다.

저자는 ‘한없이 따뜻할 수도, 때로는 냉철하고 서늘하게 현실의 모순을 꼬집을 수도 있는’ SF의 폭넓은 가능성을 제시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