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의료 혜택… ‘비대면 진료’의 미래, 민-관 머리 맞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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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27 15:55 | 수정 2022.09.27 16:43
의료계와 산업계가 첨예한 논쟁을 펼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미래를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정부와 산업계는 27일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한 방향을 모색하고자 서울 중앙우체국 스카이홀에서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권혜린 중소벤처기업부 규제자유특구기획단장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백남종 분당 서울대병원 원장 ▲박상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장지호 코스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회장 ▲최두아 휴레이포지티브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부와 산업계가 27일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한 방향을 모색하고자 서울 중앙우체국 스카이홀에서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 김동명 기자
이번 토론회는 비대면 진료 도입에 대한 찬반 논쟁이 아닌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 및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비대면 진료 정식 도입에 대한 정부를 비롯한 의료계, 산업계의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우선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최두아 대표는 "진료와 진료 사이를 채워 환자에게 효과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 비대면 진료다"며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으로 병원을 2~3개월에 한 번씩 들려야 하지만 중간 기간 동안 의사는 환자의 약물 및 질병 상태를 체크하고, 환자는 필요시 의사를 바로 만날 수 있게 도와주는 기술이다"고 설명했다.

최두아 대표가 이끄는 휴레이포지티브는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디지털 솔루션에서 출발해 디지털 치료제(DTx) 개발, 원격의료 기반 기술 연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IMM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삼성벤처투자, 네이버 D2SF 등으로부터 누적 195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최두아 대표는 비대면 진료 산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확실환 법제화를 위한 ‘명확한 규제’ ▲국가 의료체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나가가기 위한 국가·의료계·산업계 간의 ‘협력 구조’ ▲환자에 IT기술을 교육할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료계 대표로 나온 백남종 원장은 "미국의 경우 매일 2만개의 의료기관에 속한 의사 60만명이 비대면 진료 시스템을 통해 10만개 이상의 진단과 치료 제안들을 공유하고 있다"며 "주로 산부인과가 가장 많고 피부과, 소아과, 위장내과 순으로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 입장에서 의료접근성 향상과 만성질환이 있을 경우 수시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다는 이점이 있지만, 의료사고 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고 개인 정보 유출과 더불어 부정확한 진단에 대한 불신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백 원장은 의사들이 비대면 진료를 반대하는 대표적인 이유로 의료 질 저하, 대형병원 쏠림 현상, 오진에 의한 법적 리스크 등을 꼽았다. 실제로 최근 대한내과의사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를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비대면 진료 법제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결과적으로 백 원장은 "비대면 진료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의료적, 경제적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할 때"라면서, EMR(전자의무기록)연동 등 의료계가 쉽게 사용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는 동시에 수가체계 또한 명확히 확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비대면 진료 정책화에 대한 규제기관의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 김동명 기자
이어 발표를 맡은 장지호 회장은 "대부분의 비대면 진료 업체는 영리적 목적보다는 국민 건강만 바라보고 운영하고 있다고 봐줬으면 한다. 비대면 진료만으로는 결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라며 "의료계가 주도하고, 정부가 관리하며, 산업계가 이끄는 형태가 완성돼야 비로소 진정한 비대면 진료 환경이 구축될 것이다"고 전했다.

장지호 회장은 현재 닥터나우 이사직을 역임하고 있다. 2020년 12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닥터나우는 국내 1위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진료가 주목받으며 2021년 1월 이용자 수 3만명으로 시작해 올해 1월 140만명을 달성했으며 현재 누적 이용자 수만 400만명을 뛰어넘었다.

장 회장은 "현재 보다 좀 더 세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1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형성된 비대면 진료는 경증 환자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럴 경우 환자 확보를 많이한 병원만 잘될 수 밖에 없다"며 "1차 의료 기관 이용 환자는 비대면 초진을 허용하고, 2~3차 의료기관 환자는 재진만 가능케 하는 등의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 회장은 비대면 진료는 원격의료와 다르기 때문에 의사들이 우려하는 의료 서비스 저하를 일으키지 않을 뿐더러 의료 보조수단으로만 사용되도록 구상했다고 했다.

이에 이형훈 복지부 정책관은 "비대면 진료에 많이 익숙해져,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하면서 보완적인 비대면 진료를 통해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부가 원하는 방향점이다"며 "의료계는 비대면 진료가 대면 진료라는 의료서비스의 대원칙을 훼손한다고 생각하지만, 의료계가 주도하면서 정부가 관리하는 단계로 차츰 나아가면 언젠가 비대면 진료가 올바르게 정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더불어 중소벤처기업부는 국정과제인 규제자유특구 협력네트워크 ‘상생이음’을 출범해 비대면 진료 분과를 설치, 신사업 제도 정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강원 디지털헬스케어 특구와 대구 스마트웰니스 특구를 운영해 특구간 R&D 실증 결과를 상호 공유하고, 비대면 진료 규제 관련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공동 대응 펼치고 있다.

권혜린 규제자유특구기획단장은 "특구를 통해 규제를 실증하고 사업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법제화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면서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내 비대면 진료와 같은 첨단 신사업이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업 구체화 과정을 돕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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