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사활을 건 블록체인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자체 발행 코인 위믹스의 상장폐지 효력 정지를 위해 낸 가처분 신청은 법원으로부터 기각됐고 해외 디지털자산 거래소도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게임 사업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위메이드가 당분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닥 상장에 소각 캠페인까지…위메이드, 투자자 보호 안간힘

최근 국내 4대 거래소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위믹스 거래가 중단됐음에도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사업 확장 의지를 적극 보여주고 있다. 이를 위해 중소 가상자산거래소를 물색해 국내 거래소 ‘지닥(GDAC)’에 상장키로 했다. 8일 상장과 함께 입금 및 거래가 가능한 상황이다. 15일부터는 출금도 가능하다.

위메이드는 또 9일에는 커뮤니티와 투자자 보호 일환으로 바이백(재구매)과 소각 캠페인을 실시키로 했다. 위메이드는 1000만달러(약 130억원) 규모의 위믹스와 위믹스 클래식을 바이백한 후 소각할 계획이다. 내년 3월 8일까지 분할 균등 주문 방식으로 진행한다. 바이백 완료시 해당 위믹스는 데드월렛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소각하고 결과를 공시할 계획이다.

위메이드 적극적인 행보와 달리 시장 분위기는 냉담하다. 국내 거래소에 이어 해외 거래소까지 위믹스를 손절하는 모양새다. 업계는 위믹스 유통량 신뢰도가 크게 훼손된 만큼 위믹스 손절 움직임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국내 4대 디지털자산 거래소에서 위믹스 거래가 정지된 이후 해외 거래소 ‘오케이엑스’도 위믹스 상폐를 결정했다. 오케이엑스는 위믹스의 현물거래 및 마진거래 마켓, 무기한 선물 계약에서 상폐한다는 방침이다. 오케이엑스는 위믹스의 마진거래를 지원하는 유일한 거래소였다.

오케이엑스뿐 아니라 후오비와 MEXC는 위믹스 거래시 위험성이 높은 자산이라며 투자에 유의하라고 경고 문구를 띄운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가 당초 상장 논의 소식을 알렸던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1, 2위 거래소의 상장 가능성의 기대감도 낮아지는 분위기다.

게임·비게임 사업 정상 궤도 당분간 어려울 듯

업계는 위메이드 게임과 비게임 사업도 당분간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우선 기존 게임 사업은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6월 출시한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M’의 국내 성과가 내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뒀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미르M을 비롯한 미르4도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양대 마켓 매출 100위권에서도 밀려난 상황이다. 더군다나 미르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 이렇다할 캐시카우 역할을 못하고 있다. 신규 IP도 개발되지 않고 있어 사실상 게임사로서 수명을 다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비게임 사업인 블록체인 사업은 위믹스 상폐 원인으로 지목된 유통량 초과 이슈에 대한 거래소, 기업 등의 해석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국내 가상자산 이슈들을 해외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만큼 위믹스 상폐가 거래소 상장, 파트너십 체결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 현황이나 기업 등에 해외도 많이 주목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위믹스는 블록체인 사업으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