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애플페이(Apple Pay)’ 도입을 위한 준비에 속속 나서고 있다. 애플페이는 애플이 선보인 간편결제 서비스로, 국내에선 내년 초부터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인 메가커피는 최근 가맹점들에게 애플페이 결제 단말기 조기 도입과 관련한 공지문을 전달했다. 이달 중으로 서울과 경기 지역의 1000여개 가맹점에 애플페이 결제 단말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메가커피 본사는 애플페이 단말기 설치 등에 투입되는 비용을 포함해 총 6억원가량을 가맹점들에게 전액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애플페이 단말기를 전 매장에 공급하고, 관련 개발 비용도 본사에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설치 완료 시점과 지방에 대한 도입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애플페이. / 애플
애플페이. / 애플
또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인 이디야도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디야는 최근 가맹점주들에게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 단말기 도입 계획을 공지했다. 애플페이는 NFC 결제 방식의 단말기에서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에는 이달 23일까지 비접촉식 결제가 가능한 POS(포스)로 교체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키오스크에 있는 결제 단말기는 내년 초에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NFC 기능을 지원하는 결제 단말기를 이미 매장에 도입한 상태다. 롯데하이마트의 일부 매장도 NFC 결제 단말기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애플페이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의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애플페이는 NFC 결제 방식만 지원하기 때문에 기존 단말기를 NFC 지원 단말기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인데, 여기에 드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말기 교체에 드는 비용은 가맹점당 15만~2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아닌 개인 음식점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 초기 단말기 설치 비용 등은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국내 아이폰 사용자 수가 많은 만큼 애플 단말기 설치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애플페이에 대한 약관 심사를 이달 초 마무리했으며, 추가로 여신전문금융업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내년 초쯤부터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