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비, 원자재 및 각종 제반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습니다."

최근 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올린 공지문이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들며 지속적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인상 주기도 3~4개월 단위로 짧아지고 있다.

맘스터치는 지난 7일부터 버거류 가격을 5.7% 올렸다.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 단품 가격은 기존 4300원에서 4600원으로 300원 인상됐다. 파파존스 또한 지난 2일부터 파스타와 리조또 등 일부 사이드 메뉴와 음료 가격을 올렸다. 리조또는 기존 8400원에서 8900원으로 올랐고, 코카콜라(500㎖)는 기존 1500원에서 1700원으로 200원 인상됐다. 최근 정부의 요청에 식품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는 식품 기업들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지난달 28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식품업계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물가 안정 대책을 논의하고,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주류업계의 가격 인상과 관련해 실태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식품 기업들은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등 주류 기업들은 소줏값을 당분간 인상하지 않겠다고 했다. CJ제일제당과 풀무원도 일부 제품 출고가를 인상하려 했다가 철회했다. 소비자 부담을 덜겠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는 데다 가맹점들의 수익을 고려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식제품을 1차적으로 공급하는 식품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미루고 있는데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을 인상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부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가격 인상에 대해선 아무 말 않고 있다. 식품을 공급하는 제조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또, 프랜차이즈 업체들과의 가격 관련 논의는 예정된 바 없다고 했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다. 야금야금 오르는 가격은 소비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주류·식품 기업들과 동일하게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인상 요인이 합당한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