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게이머들에는 오랫동안 몇 가지 ‘고정 관념’ 같은 부분이 있었다. 그 중 한 가지는, 오늘날 PC 게이밍은 가장 강력한 성능과 최신 기술이 활용되어 가장 화려한 연출을 보여주지만 이동성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었다. 데스크톱 PC에 견줄 만한 게이밍 노트북들이 있기는 하지만, 가격대나 이동성에서 분명 한계가 있었다. 이에 오랜 시간동안 꿈꿔 온 ‘모바일 PC 게이밍’은 점차 가까워지고 있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좀 더 남아 보였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 ‘모바일 PC 게이밍’은 우리 눈 앞에 나타나기까지 마지막 코너를 돌아 나오는 모습이다. 이미 최신 세대 주요 콘솔들에 사용되는 x86 기반 커스텀 시스템 온 칩(SoC)를 사용하고 있고, 이 정도 성능은 이미 저전력 모바일 플랫폼에서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가능성은 지금까지 꾸준히 현실화를 타진해 왔는데, 밸브의 ‘스팀 덱(Steam Deck)’은 이러한 가능성을 제법 현실적인 모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에이수스의 ROG 엘라이(ROG Ally) 또한 이러한 ‘모바일 PC 게이밍’이라는 틈새 시장을 정조준한다. AMD가 선보인 최신 핸드헬드 게이밍용 SoC인 ‘라이젠 Z1(Ryzen Z1)’ 시리즈 프로세서를 사용한 ROG 엘라이는 작고 가벼운 크기에서도 메인스트림 급 외장 그래픽을 장착한 게이밍 노트북에 비견될 게이밍 성능을 갖췄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를 탑재해 게이밍 뿐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여러 모로, 지난 수십년 간 PC 게이머들이 기다려 온 이상향이 이제 그리 눈앞에 다가온 모습이다.

휴대용 게임기 모습의 게이밍 PC, 에이수스 ROG 엘라이 / 권용만 기자
휴대용 게임기 모습의 게이밍 PC, 에이수스 ROG 엘라이 / 권용만 기자
뒷면 통풍구는 ‘ROG’ 특유의 로고 디자인으로 멋을 냈다. / 권용만 기자
뒷면 통풍구는 ‘ROG’ 특유의 로고 디자인으로 멋을 냈다. / 권용만 기자
PC 게이밍의 영역 확장 위한 파격적 폼팩터

에이수스 ROG 엘라이의 첫 인상은 파격적이자 정석적인 폼팩터라는 양면을 다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ROG 엘라이를 ‘게이밍 PC’로 보면 파격적이지만, ‘휴대용 게임기’로 보면 아주 정석적인 구성이다.

PC 기반 디바이스라면 필수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키보드를 당연하지만 과감히 생략했다. 게이밍을 위한 정석적인 컨트롤러 구성인 두 개의 아날로그 스틱과 디지털 버튼을 갖춘 점은 ROG 엘라이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 준다.

전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디스플레이’는 16:9 비율의 7인치 크기를 갖췄으며 해상도는 FHD(1920x1080)다.

7인치에 FHD급 해상도를 갖춘 만큼 픽셀 밀도는 제법 조밀하다. 표현력 측면에서는 sRGB 100% 색표현력을 갖췄으며, 야외에서도 충분히 밝기를 확보할 수 있을 정도의 500니트(nits) 밝기를 갖췄다. 10포인트 멀티 터치도 지원해서 게이밍 위주로 구성된 입력 장치에서 오는 약간의 불편함을 제법 없애 준다.

컨트롤러 구성은 게이밍에 집중해 두 손으로 움켜쥐는 경우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갖췄다. 에이수스는 이 컨트롤러 구성에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Xbox)’ 컨트롤러의 구성을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제품 전체에 굴곡이 심하지는 않지만, 그러면서도 필요한 부분에서는 충분히 편안한 형상을 갖춘 점이 인상적이다.

버튼은 전, 후면 모두 편리하게 손에 닿을 수 있는 부분에 배치됐다. 에이수스는 내구성 측면에서도 버튼에 1000만회, 조이스틱은 200만회의 동작 내구성을 검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햅틱과 자이로 기능을 갖춰 게이밍이나 인터페이스에서의 반응성을 높였다.

제법 훌륭한 쿨링 시스템과 배터리를 포함했음에도 무게는 608그램(g)이다. 실제 들었을 때는 무게중심이 잘 잡혀 있어 체감 무게는 기대보다도 부담스럽지 않다.

AMD 라이젠 Z1 익스트림의 주요 특징 / 에이수스 홈페이지 갈무리
AMD 라이젠 Z1 익스트림의 주요 특징 / 에이수스 홈페이지 갈무리
ROG 엘라이의 핵심은 AMD 라이젠 Z1 시리즈 프로세서다. 라이젠 Z1 시리즈 프로세서는 고효율 모바일 플랫폼을 위한 AMD의 라이젠 7040U 시리즈 프로세서의 핸드헬드 플랫폼을 위한 변형 모델이다. 최신 4nm 공정으로 만들어진 ‘젠 4’ 아키텍처 기반 CCD와 최신 RDNA3 아키텍처 기반 라데온 그래픽스가 조합됐다.

‘라이젠 Z1 익스트림’은 8코어 16스레드와 12CU 구성의 GPU를, ‘라이젠 Z1’은 6코어 12스레드와 4CU 구성의 GPU를 제공한다. 순수 성능 면에서는 현재 세대의 고성능 콘솔보다 더 높은 성능을 갖췄다.

메모리는 16기가바이트(GB)의 LPDDR5-6400을 사용했으며, 듀얼 채널 구성이다. ROG 엘라이는 별도의 외장 GPU와 메모리 없이 내장 GPU를 사용하는 만큼, 메모리 성능이 그래픽 성능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제법 크다. 듀얼 채널 LPDDR5-6400이면 시스템과 어느 정도 대역폭을 공유한다 해도 성능 측면에서는 제법 구색을 갖출 수 있을 수준이다.

시스템 메모리 중 GPU 전용 메모리 공간 설정은 기본 설정이 4GB이고, 프로그램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12GB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래픽 전용 메모리 크기 설정을 줄여 유연성을 강조할 수도 있다.

‘라이젠 Z1’ 시리즈의 프로세서 수준 열설계전력(TDP)은 9~30W 정도지만, 이는 제조사의 설계에 따라 꽤 유연하게 변경 가능하다. 에이수스는 이 ROG 엘라이에 팬 두 개를 사용하고, 히트파이프의 효율이 제품의 각도에 따라 변하는 현상을 최대한 막는 ‘제로 그래비티 서멀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러한 쿨링 시스템의 성능 자신감에 힘입어 에이수스는 이 제품의 전력 제한 설정으로 ‘저소음’ 모드에 14~17W, ‘성능’ 모드에 20~25W, ‘터보’ 모드에는 43~53W 제한을 설정했다.

스토리지는 기본적으로 512GB 용량의 M.2 2230 PCIe 4.0 SSD를 사용한다. 성능 측면에서는 PC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SSD와 차이가 없다. 분해의 부담이 있지만 일단 교체의 가능성은 있다. 또한 고성능 마이크로SD 카드 리더를 탑재해 스토리지 확장의 필요성에 대응하고 있다. 카드 리더 수준에서는 300MB/s 급의 전송 성능을 지원하는 만큼, 고성능의 마이크로SD 카드를 사용하면 성능 측면의 아쉬움은 그리 크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

주요 연결 포트들은 제품 상단에서 찾아볼 수 있다. / 권용만 기자
주요 연결 포트들은 제품 상단에서 찾아볼 수 있다. / 권용만 기자
시스템 설정을 위한 ‘커맨드 센터’는 버튼 하나로 언제든지 꺼낼 수 있다. / 권용만 기자
시스템 설정을 위한 ‘커맨드 센터’는 버튼 하나로 언제든지 꺼낼 수 있다. / 권용만 기자
ROG 엘라이는 PC보다 게이밍 콘솔처럼 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만큼, 외부 장치와의 연결성 측면은 그리 다양하지 않다.

입출력을 위한 포트는 마이크로SD 카드 리더와 3.5mm 오디오 잭, USB-C 포트 한 개와 ROG XG 모바일 인터페이스 한 개가 전부다. 이 중 USB-C 포트는 적절한 허브와 연결하면 포트 한 개에서 충전과 USB 허브, 디스플레이 출력을 모두 얻을 수 있다. 충전은 USB-PD 규격으로 20V 3.25A 65W 입력을 사용하며, 40와트시(Wh) 용량의 배터리를 제법 빠르게 충전한다.

ROG 엘라이의 중요한 차별점 중 하나는 ‘윈도11’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독특한 폼팩터를 가졌지만 최신 x86 프로세서와 윈도 운영체제를 사용함에 따라 모든 게임과의 호환성 측면에서는 가장 확실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작은 크기의 디스플레이와 독특한 입력장치가 윈도11 환경과 잘 맞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터치스크린의 존재와 ‘아머리 크레이트 SE’ 소프트웨어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아머리 크레이트 SE’ 소프트웨어는 ROG 엘라이에 설치된 게임 런처와 게임들을 한 화면에 모아 쉽게 실행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화면 옆에 있는 단축 버튼으로는 시스템의 성능 모드나 화면 밝기, 주사율 등의 설정을 빠르게 바꿀 수 있게 한다. 화면 오른쪽의 단축 버튼으로는 현재 사용 중인 인터페이스를 윈도 기본 인터페이스와 전환할 수도 있게 한다. 이를 통해, 게임을 하지 않을 때는 ROG 엘라이를 핸드헬드 태블릿 PC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한편, 에이수스는 이 ‘ROG 엘라이’를 핸드헬드 게이밍 디바이스 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게이밍을 즐길 수 있는 ‘게이밍 라이프 허브’를 지향하는 모양새다. ROG 엘라이는 USB-C 포트를 통해 가정의 대형 TV와 연결해서 즐길 수도 있고, 고성능 외장 그래픽 독인 ‘XG 모바일’ 독과 연결해 하이엔드 게이밍 환경을 구현할 수도 있다. 에이수스는 이러한 시나리오를 위한 다양한 액세서리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휴대용 게임기만큼 자유롭게 즐기는 PC 게이밍

3DMark(Night Raid)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Night Raid)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Fire Strik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Fire Strik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Time Spy)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Time Spy)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테스트에 사용한 ROG 엘라이 모델은 ‘라이젠 Z1 익스트림’을 사용한 모델로, 공식 판매 가격은 699달러고 국내에서는 99만9000원에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 기술적 구성으로는 8코어 16스레드, 12CU GPU 구성을 갖춘 ‘라이젠 Z1 익스트림’ 프로세서와 16GB LPDDR5-6400 듀얼 채널 구성, 512GB SSD를 갖췄다. 테스트 환경은 윈도11 22H2와 주요 애플리케이션들의 업데이트가 갖춰진 뒤 진행했으며, 에이수스와 윈도 업데이트에서 제공되는 최신 구성 요소들을 사용했다.

일반적인 게이밍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3D마크(3DMark)의 결과에서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부분들이 있다.

일단, ROG 엘라이에서는 외부 전원 사용시와 배터리 사용시의 성능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ROG 엘라이’의 사용 시나리오와 일반적인 노트북 PC와 달리 명확히 ‘모바일 게이밍’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이에 전원 관리 정책과 성능은 배터리와 AC 전원 모두 일관적으로 나타나며, 발열로 인한 성능 편차 변수도 그리 크지 않다.

절대 성능 측면에서도 ‘성능’ 모드 기준 성능은 제법 준수하다. 3D마크의 테스트 결과로만 보면, 대략 절대 성능은 데스크톱 PC의 지포스 GTX 1050이나 라데온 RX 560 정도의 성능이 나온다. 이 정도면 최신 게임의 풀 옵션은 무리더라도, 적당한 선에서 ‘로우’나 ‘미들’ 옵션 정도로 타협하면 제법 아쉬움 없는 게이밍이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디스플레이가 작고 픽셀 밀도가 높은 만큼, 체감적으로는 해상도 조절이나 옵션 조절에 대한 체감 품질 차이가 조금은 덜 느껴진다는 특징도 있다.

전력 소비량 제한을 더 높이는 ‘터보 모드’는 성능 모드 대비 크게는 25% 이상 높은 성능을 보여 준다. 상대적으로 성능 부하가 작은 ‘나이트 레이드’보다는, 성능 부하가 큰 ‘파이어 스트라이크’나 ‘타임 스파이’에서 성능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성능 수준 또한 전력 관리 설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나타나는 모습도 흥미롭다. 반면, 15W 소비전력 제한 설정이 적용되는 ‘저소음’ 모드는 ‘성능’ 모드 대비 크게는 절반 이상 성능 하락을 보이며 현재 세대에서의 전력 소비량 제한에 따른 한계를 보여 준다.

철권 7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철권 7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실제 게임들에서도 이러한 성능 특성은 유지되지만, 절대 성능 측면에서는 기대 이상의 실용적인 면모를 선보인다. 먼저, 여전히 인기가 높은 ‘철권 7’의 경우 게임 자체적으로 60프레임 제한이 있는 만큼 이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 성능 달성이 관건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ROG 엘라이는 ‘성능’ 모드로 1920x1080 미들, 하이 옵션 모두에서 60프레임을 어렵잖게 유지할 수 있었다. 물론 ‘저소음’ 모드에서는 미들 옵션에서도 간신히 30프레임을 넘기는 정도로, 실제 게임을 만족스럽게 즐기기는 어려웠다.

‘리듬 게임’ 또한 의외로 기본적인 성능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면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 이 중 테스트에 사용한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의 경우, 원활한 플레이를 위한 기준은 초당 120프레임 이상으로 잡아야 한다. ROG 엘라이는 1920x1080 해상도에 안티얼라이싱을 적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능’ 모드로 초당 180프레임 전후, ‘터보’ 모드로 초당 280 프레임 전후로 제법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였다.

PUBG: BATTLEGROUNDS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PUBG: BATTLEGROUNDS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GTA 5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GTA 5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배틀그라운드(PUBG: BATTLEGROUNDS) 또한 나름대로 해볼 만 하다. ROG 엘라이는 배틀그라운드의 에란겔 앱 플레이 기준, ‘성능’ 모드에서 그래픽 로우 옵션으로 초당 73프레임, 미들 옵션으로 초당 66프레임 정도의 성능을 보였다. ‘터보’ 모드에서는 로우 옵션으로 초당 96프레임, 미들 옵션으로 초당 88프레임으로 제법 부드러운 게이밍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보였다. 하지만 ‘저소음’ 모드에서는 로우 옵션에서도 초당 30프레임에 채 미치지 못하는 성능에 그쳤다.

세상에는 꼭 최신 게임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즐길 가치가 있는 게임들이 많다. 출시된 지는 제법 지났지만, GTA 5 같은 게임의 성능 또한 이러한 관점에서는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ROG 엘라이는 GTA 5 벤치마크의 ‘패스 4’에서, ‘성능’모드로 ‘노멀’ 옵션에서 초당 98프레임 정도의 성능을 내며, ‘하이’ 옵션에서도 64프레임 정도의 성능을 낼 수 있다. 이 정도면 ‘성능’ 옵션에서도 제법 훌륭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다.

한편, ROG 엘라이는 40Whr 용량의 배터리를 갖추고 있고, 실제 게이밍 상황 등에서 확인한 실제 전력 소비량은 전력 관리 정책과 유사하게 ‘터보’ 모드에서 45W 전후, ‘성능’ 모드에서 30W 전후, ‘저전력’ 모드에서 15W 전후였다. 이에 산술적으로도 30W 소비전력의 ‘성능’ 모드에서 배터리 사용 시간은 1시간 20분 전후가 예상되고, ‘터보’ 모드에서는 채 한 시간을 버티지 못한다. 이에 ROG 엘라이는 짧은 이동 시간동안의 게이밍 이후 충전 패턴으로 사용하거나, 별도의 USB-PD 지원 보조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도 있을 듯 하다.

틈새 시장용 제품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 에이수스 ROG 엘라이 / 권용만 기자
틈새 시장용 제품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 에이수스 ROG 엘라이 / 권용만 기자
에이수스의 ‘ROG 엘라이’는 오랜 기간동안 PC 게임을 즐겨 온 사용자들이 오랫동안 바래 왔던 ‘모바일 PC 게이밍 환경’이라는 꿈을 가장 현실에 가깝게 만들어 온 제품임이 분명하다. 여전히 성능이나 배터리 사용 시간 등에서 분명한 한계가 보이지만, 예전보다는 꿈과 현실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그리고 게이밍에 집중한 ‘핸드헬드 게이밍 디바이스’ 폼팩터로 등장하면서, 기존 UMPC보다는 여러 모로 완성도 높은 게이밍 환경을 갖췄다. ‘ROG’ 브랜드 특유의 높은 완성도 또한 제품을 돋보이게 만드는 부분이다.

사실 ROG 엘라이에서 크게 주목할 만한 부분 중 하나는 ‘가격’이다. 기존 ‘스팀 덱’ 대비 높은 스펙이나 윈도 기본 탑재, ROG 브랜드 이미지 등을 고려했을 때 다들 높은 가격대를 예상했지만, 실제 발표에서는 ‘라이젠 Z1 익스트림’ 탑재 모델이 699달러, 국내 가격 99만9000원이라는, 기대보다는 훨씬 경쟁력 있는 가격에 등장했다. 현실적으로 이 제품은 ‘틈새 시장’을 위한 제품이지만, 기대 이상의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을 이유도 이 ‘가격 경쟁력’에 있지 않을까 싶다.

한편, 에이수스는 ROG 엘라이에 라이젠 Z1, 라이젠 Z1 익스트림 프로세서를 탑재한 두 가지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두 모델 사이의 가격 차이는 100달러지만, GPU 구성에 따라 게이밍 성능 차이는 제법 큰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두 모델 사이에서 구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없이 100달러를 더 지출해 고성능 모델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정도 성능의 디바이스라면 성능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고, 비용 대비 성능 향상 폭도 클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대부분의 구매자가 고성능 모델을 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