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출시된다. 시그마 카메라의 국내 정식 판매사인 세기P&C는 2월 28일, 서울 영동호텔에서 DP-1 신제품 발표회를 진행했다. DP-1은 2006년 가을 목업모델이 선보인 후, 
캔디드포토를 지향하는 많은 사진가들의 관심을 받아왔던 기종. 출시가 늦어진 까닭은 더욱 높은 화질과 최신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새로운 설계를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DP-1은 28mm 광각 렌즈(35mm 필름 대비)를 탑재했으며, 광학줌은 불가능하다. 광학줌도 불가능한 DP-1이 관심받는 이유는 무엇이며, 일반 컴팩트 디지털카메라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DP-1의 장점은 크게 3가지다. 우선 APS-C사이즈의 이미지센서. 일반 컴팩트 디카는 1/2.5인치의 CCD 센서를 사용한다. 이에 비해 DP-1의 APS-C사이즈 이미지센서는 20.7 x 13.8mm의 크기로, 일반 컴팩트 디카보다 무려 12배나 큰 크기를 자랑한다. DSLR과 동일한 크기의 이미지센서를 컴팩트 디카에 탑재한 것이다. 큰 이미지센서를 탑재해 사진의 해상력, 계조, 고감도 노이즈제어 등 컴팩트 디카와 비교할 수 없는 화질을 자랑한다.

 

또 다른 장점은 이미지센서의 종류다. DP-1에 탑재된 이미지센서는 시그마 SD14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포베온(Foveon) X3 센서다. 포베온 센서의 장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일반 이미지센서는 한 픽셀에 R(Red), G(Green), B(Blue) 중 하나의 색상만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포베온X3 센서는 하나의 픽셀이 RGB색상을 모두 담아낸다. 이는 필름과 같은 방식으로, 더욱 풍부한 색상의 표현이 가능하며 선예도, 계조 등의 표현도 뛰어나다.


DP-1에는 필름과 동일한 방식으로 빛을 받아들이는 포베온X3 센서가 탑재됐다.

 

DP-1의 마지막 장점은 디자인이다. 우선 작다. 일반 DSLR은 크고 무거워 항상 휴대하기 어렵다. 또 촬영하려는 인물이 큰 카메라 크기를 부담스러워해 표정이 굳거나 촬영을 거부하는 일이 많다. 작은 DP-1을 사용하면 피사체가 눈치채지 못한 상황에서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 ‘*캔디드포토(candid photography)’가 가능하며, 피사체가 촬영을 인지한 경우에도 거부감 없이 웃어주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또, DP-1은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많은 사진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캔디드포토(candid photography)란?
스냅샷(snapshot)이라고도 한다. 1920년 말 독일의 사진가 E.잘로몬이 당시 처음 시판된 35mm 카메라를 모자에 숨겨서 법정이나 국제연맹회의에 드나들며 남몰래 찍은 것이 그 효시다. 종전의 플래시 촬영에 의한 기념사진적인 보도사진에 비해 더 생명력이 넘쳤기 때문에 캔디드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됐다. 라이카와 같은 35mm 카메라의 출현으로 캔디드 촬영법은 기동성에서 보도사진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또 동적인 순간 장면도 확실하게 촬영할 수 있고, 사진공간에 시간표현의 가능성을 개척하였으며, 사진미학에도 획기적인 계기를 가져왔다.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의 '결정적 순간'과 일맥상통한다.

줌 기능이 없는 16.6mm(35mm 환산 28mm) 단렌즈가 불편하지는 않을까? 시그마 관계자에 따르면, 화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단렌즈를 탑재했다고 한다. 줌렌즈보다 단렌즈의 화질이 압도적으로 좋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더욱이 DP-1의 렌즈에는 비구면 렌즈가 4매 포함돼, 뛰어난 화질이 기대된다. 실제로 해외 사이트에서 떠돌고 있는 DP-1의 샘플사진은 뛰어난 화질을 보여주고 있다. 또, 28mm의 초점거리도 캔디드포토를 추구하는 사진가들이 즐겨 사용하는 화각이다. 하지만 줌기능을 자주 사용하는 일반 소비자에게는 불편할 수 밖에 없을 듯.


클래식한 디자인의 여러 액세서리들도 장점. (별매)

 

발표회에서 만져본 DP-1의 단점은 속도다. AF(자동초점)속도가 일반 디지털카메라와 비슷하며, DSLR에 비해 느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RF카메라처럼 초점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을 탑재했으며, 이 다이얼을 이용해 MF(수동초점)모드로 촬영이 가능하다. 조리개를 조이고 촬영하는 캔디드포토에는 큰 문제가 없을듯.

또, 조작 및 저장속도가 느리다. 조작 속도는 차치해도, 저장속도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DP-1에 탑재된 포베온X3 센서의 성능을 100% 발휘하려면, RAW 촬영이 필수다. 하지만 RAW 촬영 후 저장되는 속도가 느려, 같은 장면을 연속해서 촬영하기가 쉽지 않다. 후속 기종에서는 꼭 수정되야 할 부분이다.

이런 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DP-1은 높은 예약율을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가볍게 휴대할 수 있으면서도 뛰어난 화질을 보장해주는 카메라'로 많은 사진가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소비자보다는 캔디드포토를 지향하는 사진가나 DSLR 사용자의 서브 카메라로 타겟시장을 설정했다.

 

시그마는 이 밖에도 다양한 렌즈들을 출시했다. 기존의 렌즈들 중 초음파모터(HSM)나 손떨림방지기능(OS)을 탑재해 업그레이드 된 렌즈도 있으며, 올림푸스나 니콘 등 기존에 지원하지 않던 마운트의 렌즈도 출시됐다. 써드파티 렌즈 제조사 중 가장 많은 렌즈군과 다양한 마운트를 지원하는 시그마가 탐론, 토키나 등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igma 200-500mm f2.8 EX DG 

 

400-1000mm F5.6 컨버터

 


10-20mm F4-5.6 EX DC HSM
올림푸스 포서드 마운트

 


APO 70-200mm F2.8 II EX DG MACRO HSM
올림푸스 포서드 마운트 

 


18-125mm F3.8-5.6 DC OS HSM
시그마, 캐논, 니콘, 펜탁스, 소니 마운트
* 소니와 펜탁스의 경우 OS 지원안함.
* 바디에서 HSM지원 안하면 AF 불가능

 

 


APO 70-300mm F4-5.6 DG MACRO
니콘 마운트
* D40, D40X, D60에서도 AF 가능

 


70-300mm F4-5.6 DG MACRO
니콘 마운트
* D40, D40X, D60에서도 AF 가능 

 


APO 50-150mm F2.8 II EX DC HSM
펜탁스, 소니 마운트
* 바디에서 HSM 지원 안하면 AF 불가능

 


APO 70-200mm F2.8 II EX DG MACRO
  펜탁스, 소니 마운트

 


APO 120-400mm F4.5-5.6 DG OS HSM
  시그마, 캐논, 니콘, 펜탁스, 소니 마운트
* 소니와 펜탁스의 경우 OS 지원안함.
* 바디에서 HSM지원 안하면 AF 불가능
 

 


APO 150-500mm F5-6.3 DG OS HSM
  시그마, 캐논, 니콘, 펜탁스, 소니 마운트
* 소니와 펜탁스의 경우 OS 지원안함.
* 바디에서 HSM지원 안하면 AF 불가능

 

 

 다나와 유재석 기자 / heyju@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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