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바이오나 델 컴퓨터 등의 배터리 폭발 뉴스는 접했었지만 국내에서 MP3 플레이어 배터리가 폭발한 경우는 드물다. 하물며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아이팟 제품이, 그것도 충전 중 과열로 인해 폭발했다면 많은 아이팟 유저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 최초로 아이팟 나노 배터리 폭발 사고의 주인공은 아이디 'Takions'의 한 네티즌이다. 그는 16일 자신의 블로그(http://takions.net/tc/eye/1#comment1)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15일 오후 아이팟을 회사 컴퓨터에 연결해두고 나갔다 와보니 제품이 검게 그을린 채 파손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검게 타버린 아이팟은 아이팟 나노 1세대 제품으로, 금속으로 된 후면은 멀쩡하지만 단자부를 비롯 커넥터가 검게 그을린 채 녹았으며 전면부는 형체가 변형됐을 정도로 타버렸다.

Takions는 이 사실을 애플코리아 측에 문의했으나 손상된 제품과 이어폰, 연결 케이블을 착불로 보내면 아이팟 나노 신형 8GB와 정품 충전기 1대로 보상해주기로 결정됐다는 답변만을 들었다고 한다. Takions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1억 6천만대나 팔린 아이팟 중 몇 대(?)만 발생했다는 이벤트에 당첨된 것 같은 느낌"이라며 "애플코리아 측에 기술자의 방문을 통한 현장 조사를 몇 차례 요구했으나 애플 측이 이에 응하지 않고 파손된 PC나 이어폰(소니 MDR-E888)에 대해서도 별도의 보상이 없어 황당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파손된 아이팟 나노 사진. [사진 출처=Takions 블로그]

반면 애플코리아 측에서는 단어의 선택이 과했다는 반응이다. 사진 상으로 봐서는 '폭발'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애플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훼손된 제품이 내부적인 요인에 의한 건지 혹은 외부의 요인에 의한 건지 확인하고자 제품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으나 피해자가 제품을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제품과 관련해 피해가 접수되면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묻자 "본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리하며 이는 내부 규정이기에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다.

만약 아이팟 유저 중에 A/S 기간이 지난 후 이 같은 일이 발생할까봐 걱정된다면 애플 홈페이지(http://www.apple.com/kr/support/products/)를 방문해 애플케어(아이팟 나노 3만 8900원) 서비스를 구매해야 할 것이다. 애플케어는 A/S 기간 1년 중에 등록하면 추가로 2년간(총 3년) A/S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극히 일부분일지라도 언제 갑자기 폭발할 지 모르는 제품의 불안감을 애플케어 서비스 구입으로 말끔히 씻기는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다나와 이상훈 기자 tearhunter@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