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마티즈? 비스토? 기성세대가 경차를 보는 시선은 모두 똑같다. 브랜드, 모델명을 막론하고 그냥 '티코'다. 하지만 요즘은 이야기가 다르다. 지난해부터 1,000cc 배기량의 엔진을 장착한 승용차를 경차로 편입하면서 기아차의 뉴 모닝은 최대 수혜자가 됐다. 판매량으로 보여주듯 공영주차료,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의 위력은 실로 막강했다. 날개 돋친 듯 팔렸고 주문하고 2~3개월을 기다리는 일은 보통이었다. 그 동안 경차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던 마티즈는 이후 하향세를 그리게 된다. 티코 출시 이후 꾸준히 경차 판매율 1위를 기록하던 GM대우 입장에서는 치명타였다.

 

글로벌 경차로 거듭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GM소속 다국적 엔지니어/디자이너가 27개월간 머리 싸매고 만든 '글로벌 경차 프로젝트'인 코드명 M300. 즉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티코로 시작해 마티즈, 올 뉴 마티즈의 뒤를 이어 GM대우가 야심차게 선보인 4세대 경차다.

 

올해 초 서울 모터쇼를 통해 최초 공개한 콘셉트 카는 완성차에 가까웠다. 하기야 그 자리에 소녀시대가 함께 했으니 덩달아 주목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2에 당당히 등장해 조연에 가까운 열연(?)을 펼치면서 관심도는 최고조에 다다랐다.

 

마티즈 신차가 나오면서 가장 궁금한 건 모델명이었다. 당시 M300은 프로젝트 명이었고 시보레 스파크는 북미 시장의 모델명이다. 내수용 모델명으로 최종 낙점된 이름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5년 동안 경차 브랜드 파워 조사에서 1위 품목이 마티즈로 선정되면서 원래 이름을 그대로 고수 했다는 것이 GM대우 담당자의 말이다.

 

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만나기 위해 창원에 위치한 국민차 공장을 방문했다.

 

[1] 고장력강 비율을 올 뉴 마티즈(M200)에 비해 22.5포인트 증가한 66.5%로 높였다.
[2] 생산 라인은 모듈화를 통해 총 9개 구간에서 조립하게 된다. GM의 글로벌 프로세스를 적용한 제조 라인으로 전반적인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함이다.
[3]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 탑재된 B-DOHC 엔진의 최고 출력은 70PS, 최대 토크는 9.4kgom다.

 

배기량이 늘어나면서 엔진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우선 기통수다. 기존 3기통에서 4기통으로 늘어났고 아이들링시 엔진 회전수는 670rpm으로 고정했다. 토스카에 얹힌 엔진과 동일한 회전수로 낮은 아이들링을 통해 얻는 이득은 정숙함이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 탑재된 B-DOHC 엔진의 최고 출력은 70PS, 최대 토크는 9.4kg•m다.

 

[1] 조립 순서대로 내장재와 각종 부품이 일사불란하게 장착된다.
[2] 마지막 과정은 세차 후 도장면 검사다. 수많은 조명 아래서 사람 눈으로 직접 검사한다.
[3] 구형 마티즈 중에서 City, Van 모델은 ‘마티즈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생산된다.

 

시승차를 받아 GM대우 창원 공장을 나섰다. 참고로 필자가 운전대를 잡은 시승차에는 개인 짐을 포함해 총 3명이 탑승했다.

 

시내와 고속도로를 포함해 총 96.7km를 달리는 시승 코스다. 먼저 제 1코스는 ‘을숙도 전망대’까지 63.9km 구간이다.

 

남해고속도로 동마산 나들목으로 진입해 마산외곽고속도로, 77번 국도를 경유해 을숙도 전망대까지 주행하는 비교적 고속주행 구간이 많은 코스다.

 

요금소를 통과하자마자 약속이나 한 듯이 모두 뛰쳐나간다. GM대우에서는 안전상 고속도로 제한속도인 ‘100km/h 이상은 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액셀레이터를 바닥까지 밟지만 좀처럼 눈에 띄는 가속은 기대하기 어렵다. 스트레스 없이 80km/h까지 가속된다는 시승기는 일정 인원 이하의 탑승시에만 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주 금요일 날씨는 차는 물론이고 사람까지 지칠 지경이었다.

 

 

 

잠시나마 이 녀석의 한계를 구하기 위해 동승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에어컨 스위치를 껐다. 아직 길들이기도 안 끝난 신차인터라 킥다운을 통한 급가속도 자제하고 O/D만 끈 채 지긋이 가속했다.

 

일단 120km/h까지는 무난하게 가속된다. 근데 여기까지다. 꾸준하게 끈기를 갖고 가속하면 140km/h를 넘어 150km/h… 160km/h 영역까지 점령할 수 있지만 그 정도 영역을 이 차가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실제로 140km/h 이상의 속도는 가속이 아니라 탄력으로 인한 속도이므로 감속 후 재가속 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요한다.

 

상위 기어로 변속은 급가속시 6,000rpm 이상에서 진행된다. 최고 출력이 6,500rpm 영역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자동변속기에 달려있는 O/D OFF 버튼은 보통 가속이나 추월시 사용하지만 실제로 사용빈도가 떨어진다. 자동변속기에서 고속도로에서 순항시 물려 있던 4단 기어는 O/D OFF을 누르면 3단으로 내려갈 뿐 토크나 출력에 변화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엔진이 내는 토크가 높지 않은 탓에 가속, 추월 보다는 엔진 브레이크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이 버튼의 옳은 사용법이다. 패들시프트 대용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차선 변경시 움직임은 요즘 신차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딱딱해진 승차감으로 인해 고속도로에서도 좀처럼 불안한 거동을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동승한 여성 운전자에게 승차감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서스펜션이 물렁해서 불안한 것 보다는 오히려 묵직한 느낌이 좋단다’ 모든 운전자가 이와 동일한 생각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욱이 미국식 서스펜션에 길들여진 국내에서는 말이다.

 

필자와 차량 취향이 비슷한 것 같아 몇 가지를 추가로 물어봤다. 차량 색상의 경우 벨기에 브라운을 가장 선호했다. 조금 작아 보이는 경향이 있었지만 가장 눈길이 간다고 한다. 의외로 여성이 가장 좋아할 만한 레드 컬러는 이번 신차에서 가장 비호감(?)이라고.

 

내부에 있는 몰딩 색상은 차량 색상 중에서 직접 선택 가능하지만 차량 색상을 막론하고 은색이 가장 무난하다는 의견. 기존 중형차 이상급에 많이 애용되던 우드 그레인은 마티즈를 타는 오너 연령대와 맞지 않는단다.

 

수납 공간은 많지만 디테일한 부분은 신경 쓰지 않아 아쉽다. 특히 선바이저 안쪽 화장 거울에 조명이 없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았다. 아쉬운 대로(!) 중앙에 위치한 실내 조명을 써야 한다나 뭐라나. 운전석 왼쪽에는 선글래스 홀더를 달았다.

 

 

 

실제 주행 중 느낀점을 꼽자면 무엇보다 왼쪽 발을 둘 수 있는 풋레스트 없어 시트 포지션이 어색하다. 처음부터 수동 변속기 모델을 출시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자동 변속기 모델만 출시한 상황에서는 다소 아쉽다. 자동 변속기 차량은 왼발이 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어 레버의 위치를 알려주는 곳이 계기판 어디에도 없는 것 또한 ‘레이서 본능’에 충실한 운전자라면 누구나 아쉬워할 부분이다. 클러스터에서 LCD 화면에 출력할 수 있는 부분이므로 추후 개선될 소지가 있다.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출발한 최종목적지인 해운대까지 32.8km 코스. 약간의 고속도로 구간을 포함하고 부산 시내를 관통해 랜드마크인 광안대교를 넘어 해운대까지 주행하는 경로다.

 

광안대교를 지나 요금소에 진입하니 ‘경차’ 요금을 징수한다. 간혹 통행료 징수원이 경차인지 모르고 일반 요금을 걷는 경우도 발생했다. 신차라 그럴 수 있겠지만 모르고 내다가는 억울할 수도 있겠다.

 

해운대 시내에 진입하니 행인의 눈길이 뜨겁다. 가뜩이나 윈도우 틴팅이 안된 상태의 시승차이므로 뜨거운 시선을 피할 길은 오직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것 뿐이다.

 

 

신호 대기 중 잠시 딴청을 피우다 국산 중형차를 모는 운전자와 대화를 하게 되면 어김없이 집중 질문의 대상이 된다.

 

“새로 나온 차 맞죠?”, “얼마에요?”

 

작고 귀여운 차들이 수십 대나 한곳으로 이동하던터라 시선 집중이 된 상태에서 가뜩이나 가장 튀는 ‘하바나 그린’ 컬러의 시승차를 받은 것이 원망스러운 순간이다.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색상에 대한 이야기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총 9가지 색상 중에서 차량을 고를 수 있다. 바르셀로나 레드, 맨하탄 실버, 삿포로 화이트, 프라하 블랙, 캘리포니아 오렌지, 벨기에 브라운, 산토리니 블루, 하바나 그린, 아이슬란드 블루.

 

도시/국가+색상의 컬러 작명 체계를 도입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메인 컬러인 하바나 그린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쿠바의 수도가 녹색이랑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하지만 실제로 보면 이러한 궁금증도 잠시. 하바나 그린이 신형 마티즈와 가장 잘 어울리는 색상임에는 이견이 없다.

 

튀는 것은 외관뿐만이 아니다. 차량 주문시 내부 트림 컬러를 차량 외장 색상과 동일하게 하거나 다른 색으로 고를 수도 있다. 서로 보색되는 컬러를 사용해 독특한 개성을 살릴 수 있지만 자칫하면 발랄하다 못해 정신 세계를 의심받을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1] 적재공간에 대해서는 제조사에서 별다른 언급이 없듯이 기존 모델과 차이점이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트렁크에 골프백 넣고 다니기는 어렵다.
[2] 물론 6:4 시트 폴딩 기능을 통해 모자란 적재공간을 늘릴 수 있다. 대신 승차인원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왼쪽 부분을 폴딩하면 그나마 뒷자리에 탄 승객이 편안하다. 차량 내부에서 트렁크의 짐을 빼는 것도 가능하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필자가 뜻을 같이한 몇몇 일행은 다시 차에 올랐다.  

 

포르쉐 코스를 당당히 돌아 나갈 정도로 핸들링이 뛰어나다 자랑하던 GM대우의 담당 엔지니어 말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서다. 시승을 위한 장소로 일명 '부산의 아키나山'(일본 애니메이션 ‘이니셜D’에 등장하는 산악 코스)인 달맞이고개로 방향을 잡았다.

 

높은 강성의 차체에 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장착했고 움직임 역시 불안함을 보이지 않으니 그동안의 경차와는 사뭇 다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에어컨을 켜면 차 뒤에서 누가 잡아 당기는 느낌이 든다'는 전설 뿐이다.

 

차량에 최대 부하를 주기 위해 성인 4명이 무리하게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에 올라탔다. 덕분에 기존보다 훨씬 답답한 출력이 느껴진다. 더운 날씨탓에 에어컨을 가동한 채 오르는 달맞이고개는 이 녀석에게 버겁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했다.

 

 

[1] 자동으로 온도가 조절되는 에어컨디셔너. 버튼 배치가 조금 특이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2] MP3를 지원하는 CD 플레이어. 큼지막한 스위치 덕분에 무엇보다 전원 ON/OFF와 볼륨 조절이 편리하다. USB를 지원하지만 커넥터가 mini 타입이라 USB메모리를 쓰려면 별도의 젠더를 달아야 한다. 아이팟은 지원하지 않는다.

[3] 송풍구는 개폐가 가능하고 회전해가며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4] 경차에서 ECM 기능을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이다. 물론 경쟁 모델은 ECM은 물론이고 발빠르게 3.5인치 후방모니터를 내장한 룸미러까지 옵션으로 선보이고 있다.

[5] 비상등 버튼은 가로폭이 좁고 세로로 길죽한 형상이라 위급한 상황에서 누르기 어렵다. 중앙 송풍구 상단의 공간은 별도의 모니터를 달아 차량 운행 정보를 제공하는 곳으로 써도 좋으련만 현재는 수납 공간의 일부다.

[6] 뒷좌석 공간은 생각보다 여유롭다. 직물 시트가 약간 미끄러운 편이지만 그만큼 오염이안되는 재질이다. 팔걸이는 운전석에만 달려있다. 조수석에는 좌측에 그물망 포켓이 달려 있다. 철저하게 운전자 지향의 편의 장비다.

 

이런 상황에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것 조차 힘들지만 내리막에서 짧막하게 경험해본 느낌은 확실히 기대 이상이다.

 

타이어 편평비 문제로 남자 4명이 승차하는 순간 타이어는 이미 한계를 넘어선 상태이므로 무모한 실험은 여기까지다. 경차에 사람을 가득 타고 산 길을 오를 일은 드물 테니까.

 

그나마 없는 출력을 쥐어짜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기어 변속이 필요하다. 요즘은 자동 변속기라도 수동 변속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동 모드에서 언덕을 주행할 경우 쉴 틈 없이 걸리는 킥다운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1] [2] 열선이 내장된 사이드 미러는 폴딩 기능이 없다. 앞유리 하단에는 와이퍼 결빙방지 열선이 깔려 있다.

[3] 평균 체형의 여성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았을 경우 이정도 시트 포지션이 나온다. 솔직히 체격이 좋은 남자 오너가 운전을 하면 차가 꽉 차는 느낌은 있다.

[4] 2열 도어는 승용차와는 약간 다르게 여는 방식이다.

 

고속도로에서 이미 경험했듯이 차체의 롤링(주행시 좌우 흔들림)은 상당히 억제된 상태다. 댐핑 스트록(서스펜션 댐퍼의 상하 이동 길이) 역시 짧아 야무진 체구만큼이나 빠릿하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산 길에서는 영락없는 다람쥐다.

 

단단한 하체는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뉘는 부분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차의 안락한 승차감에 익숙한 경우 괴리감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코너나 차선 변경에서는 좀처럼 불안한 거동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경차가 불안한 이유를 다소 감쇠시킨다. 적어도 주행 중에는 출력 문제를 제외하고는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는 뜻이다.

 

출력을 놓고 경쟁 모델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한 수치 싸움이다. 어차피 경제성에 주안점을 두고 타야 할 차에 출력에 대한 부분을 논하는 것 자체가 우매한 짓이다. 달리기 능력 보다는 얼마나 경제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것이다.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마티즈 크리에이이티브의 공인 연비는 리터당 17km다. 연비 역시 100km 구간을 열심히 달렸음에도 게이지가 한 눈금 밖에 줄지 않을 정도로 높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연료탱크 용량은 35L. 게이지 한 칸당 9L씩 잡아도 한 눈금이면 3~4L 정도 밖에 소모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시승하는 동안 에어컨을 켜고 과적(?)한 상태에서 신나게 달리고도 한 눈금이 줄었을 뿐이다. 트립에 나타는 주행 가능한 거리는 출발해서 도착까지 거의 동일한 숫자를 유지했다. 시승에 참가한 40대에 이르는 모든 차량이 말이다.

 

시승차가 신차인 관계로 잡소리나 소음은 좀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지금은 조용한 엔진 소음도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시간이 지난 후는 아직까지 알 길이 없다. 확실한건 바닥 소음이 상당히 줄었다는 점. 단 고속에서 타이어 패턴 노이즈는 존재한다.

 

다양한 옵션을 추가하고 상위 그레이드인 준중형 플랫폼을 참고 했다고 하더라도 판매가격으로 인한 소재 선택에는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좋은 부품을 쓰면 소비자는 좋아하겠지만 가격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차량 외부에는 화려한 크롬이 산재한 반면 내부는 단촐했다. 오토도어록은 있지만 사이드 미러 폴딩 기능은 삭제됐다. 어떤 기능이 국내 도로사정에 필요한지는 각자 취향에 달려있지만 아이를 태우는 오너라면 오토도어록 기능이, 답답한 주차장을 고려하면 사이드 미러 폴딩이 먼저다.

 

 

 

 

[1] [2] [3] 크롬 잔치다. 크롬 재질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남발할 경우 자칫 요란해 보일 수 있다.

[4] [5] [6] 화려한 외부 크롬과 달리 내부 인테리어는 단촐하다.

 

흔히 경차의 이미지를 가족용으로 쓰기에 어려운 차, 사고가 나면 위험한 차로 폄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솔직히 그 당시만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차체 강성은 약했고 출력 역시 여름철에 에어컨을 켠 채 언덕을 오르기도 벅차기 일쑤였다.

 

나쁜 소문은 빠르게 퍼지는 법. 몇몇 사고로 인해 운전자들은 경차를 기피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단순히 차 값이 싸고 유지비가 적게 드는 것 빼곤 별다른 메리트를 제공하지 못했던 탓도 크다.

 

관련 법규가 바뀌면서 배기량이 0.2L 증가했지만 소비자가 거는 기대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에어컨을 가동하면 둔한 사람도 금새 출력 저하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국내 기후와 지형 조건을 고려했을 때 도심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단점으로 꼽힐 수 있다. 수치적으로는 기존 모델에 비해서 비약적인 상승을 보이지만 실제 주행시 느끼는 출력은 전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도 문제다. 엔진 배기량이 커진만큼 덩달아 차 크기가 커졌으니 당연한 결과다. 이는 1.0L 엔진을 장착한 경차에서 공통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마음 같아서는(!) 상위 모델인 젠트라의 1.2L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나오면 좋겠지만 경차 혜택을 받지 못하니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1] 핸즈프리 스위치 옆 수납공간은 휴대폰을 놓기 그만인 공간이다. 하지만 연결 커넥터는 센터페시아 오른쪽에 있기에 거리가 멀다.

[2] 수납 공간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풍성하다. 어디다 물건을 놔뒀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3] ABS는 없지만 후방감지기는 달려있다. 달리는 사람 보다는 주차가 서툰 운전자를 위한 배려다.

 

차라리 수동변속기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지만 GM대우는 전체 차량 구입자의 12.8% 만이 수동변속기를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반대로 외국에서는 경차의 수동변속기 고르는 경우가 90%를 웃돈다고.

 

ABS 역시 옵션 선호도가 떨어져 기본 장착이 안되고 있는 상태다. 북미 지역은 ABS가 없는 차량은 수입이 안되기 때문에 전차종에 ABS가 달린다.

 

결국 옵션이나 성능에 대한 부분은 소비자의 선호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바뀐다. 제조사가 일부러 빼거나 혹은 강제로 추가하는 이른바 ‘옵션 장난질’을 하는데는 소비자 잘못도 일정부분 있다는 뜻이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경차란 직함으로 인해 덩치를 키우고 배기량이 높아져도 성능은 일정 한계에 머물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 하지만 국민차 프로젝트로 티코 시절부터 시작된 '작은 차 큰 기쁨'의 모토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제 그 다음 타석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넘겨 받았다.

 

다시 한번 '국민 경차'로 거듭나기 위해서 말이다.

 

 

글/ 다나와 김재희 기자 wasabi@danawa.com

편집/ 다나와 신성철 multic00@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