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여자들의 대화를 유심히 듣다 보면 외계어가 들린다. 신조어라면 나도 못지않게 많이 알고 있는데 저 여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는 통 알아들을 수가 없다.
IPL이니 PPC니 이게 다 무슨 소리인지 궁금했던 남자들, 혹 갑자기 예뻐진 그녀의 비밀이 궁금했던 남자들에게 몇 가지 비밀을 알려주겠다. 성형에 질색하는 남자들이여, 안심해도 된다. 이건 ‘수술’이 아니라 ‘시술’이니까.
갑자기 꿀피부가 된 경우
IPL: Intensed Pulsed Light의 약자로 레이저가 아닌 부드러운 빛의 파장을 이용해 잡티를 제거한다. 살짝 따끔거리는 정도로 주근깨, 기미 등의 잡티를 제거해주고 모세혈관 확장, 모공 수축 등에도 효과적이다. 보통 3~5회 정도 시술하는데 하고 나면 잠시 딱지가 앉는다. 회당 10~25만원이다.
레이저 토닝: 토닝(Toning)은 레이저로 얼굴의 착색된 피부톤을 균일하게 정돈해 주는 시술이다. 멜라닌 색소를 파괴해 피부톤을 밝게 해준다. 모공을 좁히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20~30만원대의 가격 선으로 효과는 1~2년 정도 유지된다.
필링: 필링(Pilling)은 표피의 일부나 전체를 제거해 새로운 피부를 재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박피와 시술방법이 비슷한데 박피는 피부층을 깊이 벗겨낸다면 필링은 각질층과 피부층을 아주 얇게 벗겨내 새로운 세포들이 그 자리를 메우게 한다. 각질 제거는 물론 안색을 맑게 해주면서 모공도 어느 정도 좁혀준다. 종류도 다양한데 용액을 발라 문질러서 각질을 벗겨내는 알라딘 필링, 다이아몬드칩을 이용한 다이아몬드 필링, 크리스탈 가루를 이용한 크리스탈 필링 등이 있다. 필링의 경우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프락셀: Fractional Laser 중에 한 종류인 프락셀은 여드름 흉터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프락셀이라는 레이저로 피부 표면에 작은 구멍을 내서 다시 재생시키는 방식이다. 3~6회 정도로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비용이 120~250만원 정도 든다.
갑자기 이목구비가 또렷해진 경우
필러: 보톡스는 ‘국민 시술’이 됐지만 필러는 아직까지 모르는 남자들이 많다. 보통 콧대에 맞는 경우가 많은데 필러 시술은 유지 기간이 1년 정도다. 높아진 콧대가 1년의 기간 내에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오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맞아야 한다. 필러의 종류도 다양한데 반드시 검증된 종류의 필러를 맞아야 부작용이 없다. 요즘은 필러로 눈 밑에 애교살을 만들기도 하고 볼살이나 가슴성형에도 쓰인다. 회당 40~50만원 선이다.
래미네이트: 통상 라미네이트로 불리는데 간단히 말해 ‘치아성형’이다. 교정은 교정기를 끼고 오랜 기간 고생해야 하지만 부정교합이 심하지 않은 경우 래미네이트로 가지런한 치아를 만들 수 있다. 본인의 치아를 갈아서 얇은 판을 붙이는 시술로 교정은 물론 미백 효과도 있다. 1~2주 정도면 완료된다. 비용은 치아 당 50~70만원 수준.
속눈썹 연장: 풍성하게 말려 올라간 눈썹이 눈매를 돋보이게 한다. 시중에 파는 속눈썹은 전체를 한 번에 붙이는 방법으로 일회용에 그치지만 풀로 한 올 한 올 붙이는 속눈썹 연장술은 관리만 잘 하면 2~3개월 정도 유지가 된다. 1시간 정도면 완료되는데 5~10만원 선이다.
반영구 화장: 아침마다 화장을 하는 여자들에게 가장 귀찮은 것이 눈썹과 아이라인 그리기다. 반영구 화장은 이른바 눈썹문신, 아이라인 문신 등을 포함하는 말 그대로 반영구적인 화장을 말한다. 엄마세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화장법이다. 눈썹, 아이라인, 립라인까지 반영구화장을 하면 굳이 화장을 따로 할 필요가 없을 정도. 각각 15~20만원 선이다.
갑자기 미친 몸매가 된 경우
PPC: ‘소녀시대 주사’라는 별명을 가진 PPC(포스파티딜콜린)주사는 보통 허벅지에 가장 많이 맞는다. 지방세포를 파괴해 정맥과 림프관으로 배출시킨다. 1~2주 정도는 부기가 빠져야 하고 8주 정도까지 서서히 사이즈가 줄어든다. 3~4회 시술을 해야 완료된다. 지방흡입처럼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난다기보다 전체적인 라인을 다듬는 체형교정의 목적으로 많이 쓰인다. 회당 7~12만원 선이다.
카복시: 약물 대신 이산화탄소 가스를 지방층에 넣어 지방을 분해하고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배출하는 방식이다. 지방을 줄이면서 탄력은 높여줘서 살이 빠져도 늘어지지 않고 탄탄하다. 약물보다 안전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다른 시술에 비해 통증이 크다. 주에 2~3회 정도로 총 10회 맞으면 적당하고 가격은 회당 2~3만원 선이다.
HPL: 약물과 초음파를 이용해 지방을 분해하는 주사다. 지방을 녹여주는 이 주사를 맞고 운동을 병행하면 많은 양의 지방세포가 배출된다. 특히 잘 빠지지 않는 셀룰라이트를 분해해줘 단단한 팔뚝이나 허벅지, 복부 등에 효과적이다. 카복시와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 역시 주에 2~3회 정도 10회면 적당하고 회당 비용은 7~10만원 선이다.
리포덤: 피부나 장기를 손상하지 않고 피하지방세포만 파괴하는 시술이다. 초음파로 생성된 기포가 지방조직을 파괴하는데 통증이 없고 흉터가 남지 않아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없다. 특히 잘 빠지지 않는 복부에 많이 쓰인다. 시술 중에 초음파 소리가 들리지만 통증은 없다. 회당 30만원 정도 든다. 요즘은 PPC와 함께 병행하는 피포덤 시술이 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지식은 알고만 있자. 화장품 브랜드를 속속 꿰고 있거나 여자들의 비밀스런 시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남자는 어쩐지 무서운 느낌이 든다.
그냥 혼자 살포시 미소 지으면 그 뿐이다. 어쨌거나 그녀는 당신을 위해 그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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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해요 ‘셀프 케어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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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조선 염아영 기자 yeoma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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