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게임은 부실하다는 편견을 깨라

 

픽사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애니메이션들을 제작해 왔고, 또 세계 최초로 컴퓨터 그래픽 장편 애니메이션을 탄생시킨 곳이기도 하다. 이미 토이 스토리로 세상을 놀라게 한 픽사가 올해 공개한 애니메이션은 다름아닌 카 2이다. 세계 곳곳 유명한 도시를 돌아다니며 스피디한 자동차 경주에 첩보물을 결합시킨 카 2. 그리고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거의 대부분 게임으로 등장하고 있다.

 

게임으로 등장한 카 2는 캐릭터 게임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게임적으로도 나무랄 부분이 별로 없는 편이다. 대부분 많은 캐릭터 게임들은 완성도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그래도 디즈니의 게임들은 거의 대부분 평작 수준은 됐는데, 카 2 충분히 게임적으로도 즐길만한 수준인 것이다.

 

특히 현 세대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3는 최신 CG 애니메이션에 필적할만한 그래픽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카 2 역시 원작 애니메이션에 비견될만한 멋진 자동차 모델링을 볼 수 있다. 비록 배경이 조금 단조로운 면은 있지만 자동차 모델링은 원작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정교한 수준이다(원래 카 2는 모든 게임기로 제작됐지만 국내는 현재까지 플레이스테이션 3용으로만 정식 발매됐다).

 

카 2는 디즈니 인터랙티브와 저스트 코즈를 제작해 온 아발란체 스튜디오가 함께 개발했다. 아발란체 스튜디오는 작년에도 토이스토리 3를 게임화했으니 카 2는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2번째로 게임화한 것이다. 참고로 토이스토리 3 게임 역시 원작 IP를 사용하고도 꽤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달리고 쏘고, 파괴하고

 

카 2는 애니메이션답게 현실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묘기들을 보여준다. 게임 역시 마찬가지로, 자동차가 점프를 한다거나 차가 90도로 기울여서 2바퀴로 달리는 등의 묘기가 가능하다. 점프를 통해 방해물이나 상대방의 공격을 피할 수도 있고, 2바퀴로 달리면서 좁은 지역도 통과할 수 있다.

 

점프 중에는 오른쪽 스틱을 움직여서 묘기를 부릴 수도 있다. 참고로 카 2는 터보 게이지라는 것이 있는데, 다양한 스킬이나 배터리를 얻어서 충전할 수 있다. 터보 게이지를 풀 상태로 만든 후 o 버튼을 연속으로 2번 누르면 자동차에 보호막이 생긴다.

 

또 주행 중에 오른쪽 스틱으로는 2바퀴로 달린다거나 혹은 옆에 있는 상대방 자동차를 들이받아 공격한다거나 자동차를 180도 회전시킬 수도 있다. 자동차를 180도 회전시키면 아이템을 통해 추격해 오는 적들을 공격할 수도 있지만 결코 쉽지는 않다. 그냥 뒤에 있는 적을 공격할 때는 왼쪽 스틱을 아래로 향하고 무기를 발사하는 것이 편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적이 이 공격에 당할 확률은 낮지만… 이외에도 별도의 드리프트 버튼이 있어서 드리프트도 아주 간편하게 할 수 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모든 것은 다 락온 되어 있고, 그냥 싱글 플레이만 할 수 있다. 그것도 처음에는 조작법을 하나 하나 알려주는 튜토리얼 모드이다. 튜토리얼 모드는 꽤 꼼꼼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단조롭고, 꽤 길어서 자칫 지겨워지기도 한다. 카 2는 캐쥬얼한 게임이지만 플레이스테이션 3용 컨트롤러의 거의 모든 버튼들을 다 사용하기 때문에 튜토리얼은 잘 배워두는 것이 좋다. 물론 실제 게임상에서 사용하는 버튼은 많지 않기는 하다.

 

또한 게임 자체가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아 어린이들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를 수도 있는데, 튜토리얼상에서 플레이를 하다 보면 상황에 따라 어떠한 버튼을 누르라고 표시가 된다. 따라서 크게 어렵지 않게 튜토리얼을 클리어할 수 있다.

 

게임 모드는 일반적인 노 아이템 레이스와 여러 무기를 사용하여 적을 공격하며 순위를 겨루는 배틀 레이스, 다른 차를 공격해서 파괴하여 제한 시간을 늘리며, 가장 많은 차를 파괴해야 하는 어택, 적들을 물리치는 헌터 모드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각 모드들이 준비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레이싱 트랙에 따라서 각 모드들이 자동으로 설정되어 있다.

 

각 코스마다 상위권에 랭크하면 보다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고, 또 일정 수준의 경험치가 되면 새로운 기능들이 하나 둘씩 언락된다.  3위 안에 입상해야 경험치를 얻을 수 있고, 너무나 당연하지만 1위를 해야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커리어 모드에서 다양한 조건들을 해제한 이후에는 프리 모드에서 자유롭게 선택하여 즐길 수 있다. 아동용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수집 요소들이 많아서 모든 것을 다 모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다양한 자동차들도 재미 요소

 

원작 카 애니메이션에는 당연히 많은 종류의 자동차들이 등장하고, 게임 속에서도 그러한 다양한 차들이 등장한다. 각 자동차들은 서로 다른 무게감과 스피드 등의 능력치들을 갖고 있어 플레이어의 입맛에 맞는 자동차를 잘 골라야 한다. 카 2에서는 나스카나 랠리용 차량부터 해서 F1형 자동차나 버스까지 등장하는데, 의외로 쓸모 없는 차량은 없다.

 

또한 카 2에는 맥퀸 같은 번쩍 거리는 멋진 자동차도 있는 반면 낡고 고철이 된 자동차들도 등장하는데, 그러한 질감 표현을 참 잘 했고, 다양한 엔진 효과음이나 드리프트 시의 효과음까지. 이러한 요소들이 자동차마다 서로 다른 개성을 잘 살려준다.

 

아! 그리고 레이스를 시작하기 전에 R2 버튼을 연타하면 터보 게이지를 채워서 초반에 부스트를 사용할 수 있으니, 꼭 잊지 말고 사용하자. 물론 어디까지나 레이스나 배틀 레이스 같은 코스를 달리며 순위를 겨루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한편 카 2의 코스들은 단순한 구성도 물론 있지만 반면에 코스 곳곳에 지름길들이 숨어 있어서 이를 잘 활용해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코스에는 다양한 함정들이 존재해서 함정을 잘 피해야 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또한 런던 코스 같은 경우는 배경이 정말 예쁘고, 또한 일본 같은 경우에도 불꽃 놀이 같은 장면들을 보면 배경 그래픽이 참 예쁘다.


 

 

아쉬운 것은 멀티 플레이

 

카 2는 화면 분할을 통해서 최대 4명까지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다. 멀티 플레이 방식은 다른 플레이어를 공격해서 점수를 많이 얻는 사람이 이기는 전장 모드, 팀을 짠 후 상대의 공격으로부터 기지를 지키는 교란 모드, 여러 임무를 수행하며 높은 점수를 얻어야 하는 스쿼드 모드 등이 존재한다.  

 

화면 분할만으로 대전이 가능해서 조금 아쉽다. PSN을 통한 대전이었다면 더욱 좋았을텐데… 또한 이 대전 모드 역시 최초에는 선택할 수 없고, 게임을 오래 플레이해야 나오기 때문에 조금 귀찮다. 반면 온라인 기능으로는 월드 오브 카 온라인이라는 것으로, 웹사이트에 가입한 후 캐릭터를 만들고, 간단한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PSN 계정을 통한 보너스 요소도 있지만, 이 역시 국내 PSN 계정은 사용할 수가 없다.

 

아! 그리고 게임 자체가 원작의 스토리를 크게 강조하지는 않지만 아동 대상 게임이지만 한글화는 되어 있지 않다.  멀티 플레이에서의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카 2는 캐릭터 게임으로서는 꽤 잘 만들어져 있다. 게임의 구성도 괜찮고, 스피드감이나 수준 높은 그래픽까지. 또 3D TV가 있다면 3D 기능을 지원해서 더욱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배경과 코스들, 그리고 지름길 등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며, 점프와 드리프트를 통해 방해 요소들을 피하는 재미까지. 아동용 게임치고는 난이도가 살짝 있는 편이지만, 어른들도 충분히 즐길만한 게임이다. 마치 리볼트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리뷰어: rainbow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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