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울긋불긋 물든 화려한 단풍놀이만 있는 게 아니다. 은빛물결의 억새꽃이 춤추며 장관을 이루는 계절이기도 하다. 바람이 이끄는대로 쉼없이 흔들리는 그 자태가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수수하고 보는이로 하여금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이 가을, 억새의 대표 명소로 꼽히는 곳으로 부지런히 발길을 돌려보자.
 

 


억새의 본고장 정선 민둥산

강원 정선군 남면에 솟은 민둥산은 특이하게도 산 정상에 나무 대신 대규모의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억새풀밭 면적은 14만평 규모로 전국 5대 억새풀 군락지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산세가 둥글둥글 완만하고 등산로도 평탄한 편이어서 누구든 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 기점인 해발 800m의 발구덕마을에서 정상에 이르는 동안 억새무리가 없는 곳이 없는데다 특히,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드넓은 억새밭을 감상할 수 있다. 민둥산 억새는 대부분 사람 키를 넘는데다 색깔이 매우 짙고 조밀해서 길을 잃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10월 중순이면 민둥산 억새풀 축제가 열려 전국 각지에서 여행객들이 모여든다. 여행문의: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www.jeongseon.go.kr, 033-560-2361, 2363 

 

다도해와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룬 장흥 천관산

전남 장흥의 자리한 천관산은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꼽힌다. 매년 천관산의 가을은 정상인 연대봉에서 구정봉까지 능선 따라 십리길이 억새로 장관을 연출한다. 광활한 억새평원과 함께 정상에서 남해안의 다도해와 기암괴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일렁이는 억새는 등산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억새의 향연은 9월에 시작해 11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여행문의: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수도권 억새 일번지 포천 명성산

'수도권 억새 일번지’로 불리는 포천시 명성산은 앞서 소개한 민둥산과 함게 전국 5대 억새 군락지로 손꼽힌다. 명성만큼이나 6만평의 억새꽃밭이 자아내는 풍경이 일품이다. 특히, 정상부근의 억새밭에 서면 아스라히 내려다보이는 산정호수의 잔잔한 물빛과 드넓은 초원에 펼쳐진 은빛 억새밭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이달 14일부터 16일까지 '억새밭 그리고 가을호수'라는 주제로 산정호수와 명성산 일원에서 억새꽃 축제가 열린다. 여행문의: 포천시청 문화관광과 관광진흥팀 031-538-2034
 

서해낙조와 황금빛 억새물결 홍성 오서산

오서산은 강화도에서 목포까지 바닷가 근처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서해의 등대’라는 별명을 갖고있다. 서해 낙조와 어우러진 은빛 억새는 오서산 산행의 백미로 꼽힌다. 낙조와 함께 은빛에서 황금물결로 변하는 억새는 가히 절경이 아닐 수 없다.억새밭이 올해 산 정상 억새능선까지 연결된 등산로(왕복 4.8km, 2시간30분 소요)를 정비해서 안전하고 편안한 가을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문의: 오서산자연휴양림 041-936-5465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는 서울억새축제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하늘과 맞닿은 언덕 위에 억새꽃이 만개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내 하늘공원이다. 병풍처럼 두른 광활한 억새밭은 이제 서울시민들이 가장 가깝게 즐길 수 있는 대표 억새명소다. 이달 14일부터 23일까지 제10회 서울억새축제도 개최된다. 축제 기간 중 그동안 이용객 안전과 야생동·식물 보호를 위해 출입을 통제했던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두 곳 모두 밤 10시까지 야간 개방한다. 매일 밤마다 클래식, 뉴에이지, 동요, 국악기연주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하늘공원을 아름답게 울려퍼진다. 여행문의: http://worldcuppark.seoul.go.kr

 


IT조선 홍효정 기자 hong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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