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섬니악의 간판 게임은 '라쳇'이라는데..

 

현세대 게임기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장르는 역시 FPS나 TPS이다.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이제 1,000만장 이상이 판매되는 킬러 타이틀이 됐고, 플레이스테이션 3 전용 게임인 언차티드2도 500만장에 육박할 정도의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FPS 장르가 대중화되고 있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은 원래부터 온 가족의 게임기를 지향해 왔고, 아직도 이 방향성은 유효하다. 그래서인지 XBOX 360 보다는 어린이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심심치 않게 출시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만 개발해 온 너티독과 서커펀치, 그리고 인섬니악은 각각 크래쉬밴디쿳과 잭&덱스터, 그리고 슬라이쿠퍼와 지금 소개하는 라쳇&클랭크를 출시해 왔다.

 

이 게임들은 플레이스테이션2 시절부터(크래쉬밴디쿳은 플레이스테이션부터..) 큰 인기를 얻었던 어린이, 혹은 가족용 액션 게임들이다. 인섬니악은 플레이스테이션 3용으로는 주로 FPS 게임인 레지스탕스를 3탄까지 개발해 왔지만 아쉽게도 만족할만한 판매량은 얻지 못했다. 하지만 사실 인섬니악을 유명하게 만든 게임은 역시 라쳇&클랭크 시리즈이다. 놀랍지만 라쳇&클랭크 시리즈는 2002년에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2,200만장 이상이 판매됐다고 하니까..

 

이번에 출시된 라쳇 & 클랭크는 과거의 게임과는 다르게 협동 플레이가 중요해 졌다. 이번에는 최대 4명까지 오프 라인과 온라인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며, 그래서 라쳇, 클랭크, 쿼크와 적이었던 네파리우스 박사 등 4명의 캐릭터를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오프라인으로 혼자 플레이할 경우에는 클랭크가 동료로서 지원해 준다. 전작까지는 라쳇과 클랭크는 별도의 스테이지가 존재했지만 이제는 싱글 게임에서도 함께 협력하며 플레이 하게 된다.


 

 

액션 게임의 기본 법칙을 잘 따르는 라쳇&클랭크

 

라쳇&클랭크는 언제나 액션 게임이 갖춰야 할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액션 게임의 교과서적인 게임이다. 넓은 필드를 마음껏 돌아다니고, 적을 공격하며, 점프 등을 통해 함정을 피하고, 볼트를 모아 새로운 무기나 무기 업그레이드를 한다. 또한 파이프 라인을 타고, 마치 레이싱 게임처럼 빠르게 전개되는 등 하나의 게임에서 제법 다양한 요소를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SF적인 배경의 세계관도 생각보다 짜임새가 있다. 그러나 라쳇 & 클랭크는 언제나 싱글 플레이 위주의 게임 구성을 보여 왔는데, 이번에는 드디어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다. 라쳇 & 클랭크 올 포 원이라는 이름 때문에 과거의 인기 시리즈를 리마스터링한 게임이라고 착각하지 말자.

 

이번 게임 스토리는 라쳇 & 클랭크가 네파리우스 박사를 물리친 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한다. 네파리우스는 라쳇에게 복수하기 위해 사악한 계획을 세웠지만 그 계획은 역효과를 낳는다. 이에 네파리우스 박사는 라쳇 & 클랭크와 한 팀을 이뤄 모험을 펼치게 된다.

 

게임의 기본 진행은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4명의 캐릭터는 모두 외모만 다를 뿐 사실상 능력치는 동일하다. 모두 다 근접전과 원거리 발사 무기를 갖고 있고, VAC-U를 통해 사물을 빨아들이거나 혹은 내던질 수 있다. 게임이 시작되면 간단한 조작법을 알려주는 튜토리얼이 시작된다. 여전히 주인공은 볼트 상자를 파괴하여 볼트를 모으고, 적들을 공격하며 스테이지를 진행해 나간다. 기본적으로는 근접 공격을 하지만, 멀리 있는 적은 총 등을 발사하여 공격할 수도 있다. 다만 총알은 무제한이 아니므로(물론 게임 도중 자주 얻을 수 있다) 함부로 연사하면 정작 필요할 때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2단 점프로도 건널 수 없는 지역은 거의 대부분 세모 버튼을 눌러 스윙샷으로 건너갈 수 있다. 평상시의 점프로 넘어갈 수 없는 지역에는 거의 대부분 그 근방에 스윙샷을 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스테이지에는 일반적인 볼트 상자 말고도 시한 폭탄이 장착된 상자와 많은 볼트를 얻을 수 있는 영웅 볼트 등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볼트를 얻은 후에는 상점에서 새로운 무기를 구입한다거나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또한 이번에는 최대 4명이 함께 플레이 하기 때문에 볼트 쟁탈전도 벌어지곤 한다. 볼트를 많이 모으고, 적을 많이 죽였는지 등을 합계하여 랭킹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게임 플레이 도중에는 시점이 2D 게임처럼 변경되고도 하고, 택시를 타고 이동도 하고, 간단한 미니게임 요소나 퍼즐도 존재하고, 또한 스테이지 자체도 중력이 변하거나 바닥이 무너지거나, 거대한 오브젝트가 배치된 구간, 보스전 등 꽤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플레이어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또한 VAC-U를 통해 쓰레기를 버린다거나 혹은 동료 등을 일정한 지역으로 던지는 등 재미있는 요소가 많이 있다.

 

 

 

어린이 게임 아니냐고? 직접 플레이해 봐라!

 

라쳇 & 클랭크는 캐릭터의 이동 움직임이나 액션, 혹은 볼트를 모을 때의 느낌이 꽤나 상쾌하다. 캐릭터를 이동시키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고, 또한 볼트 박스를 파괴할 때나 스윙샷을 할 때의 느낌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게임 구성만 보면 아동용 게임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린이부터 성인이 함께 플레이 해도 재미있다.

 

여기에 라쳇 & 클랭크는 얼핏 보면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멋진 그래픽을 보여준다. 특히 이벤트 장면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작보다 그래픽이 발전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시리즈 최초로 멀티 플레이가 구현됐으니 개발사에서도 그래픽적인 발전보다는 게임성의 변화 등에 중점을 두었을 것 같다. 그래픽 자체도 전작들에 비해 크게 발전한 부분은 없지만 한편의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을 잘 전달해 준다. 도트가 튀지도 않고, 광원 효과도 상당히 좋다.

 

전반적으로 보면 이 게임은 조작도 쉬운 편이고, 게임 구성 자체도 그다지 복잡하지 않아 막힐 만한 요소가 별로 없다. 물론 초반부는 조금 단조로운 스테이지 구성과 쉬운 난이도를 갖고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어려워 지기는 한다. 그래도 멀티 플레이를 할 경우에는 방을 찾을 때 스테이지와 난이도를 선택할 수도 있고, 잘 하는 플레이어를 따라 다니면 되기 때문에 게임 난이도에 대한 스트레스는 많지 않다. 캐릭터가 사망해도 페널티가 별로 없는 편이고, 체크 포인트도 자주 만날 수 있어서 게임 오버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고 플레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SCEK에서 출시하는 게임이니 만큼 한글화도 충실하다. 비록 글자 폰트 크기가 작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한글화가 되었으니 게임을 진행하는데 훨씬 편리하다. 이 게임의 개발사인 인섬니악은 소니의 세컨드 파티가 되지는 않았고, 레지스탕스 시리즈는 비록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그래도 기술력만큼은 여전히 인정할 만한 개발사이다.

 

레벨 디자인도 꽤나 꼼꼼하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게임 구성도 상당하다. 반면 아쉬운 점은 버그가 제법 있다는 것이다. 버그들은 하루 빨리 패치를 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캐릭터들이 사실 아주 매력적이지는 않다. 양키 센스 같은 느낌이 강해서 귀여워 보이지 않는 주인공들을 보면.. 역시 슈퍼마리오가 잘 만든 캐릭터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물론 캐릭터는 어차피 취향의 문제라서 서양인의 눈으로는 매력적으로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은 게임 초보자들이 즐기기에는 어렵고, 부담스러운 수준의 것들이 자주 있다. 하지만 라쳇 & 클랭크 올 포 원은 그나마 난이도가 낮고, 게임 플레이 자체에 크게 막힐 만한 부분이 없으며, 상당히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갖고 있어서 초보자나 하드코어 유저들이 드물게 함께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어린이용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번 플레이 해 보기 바란다. 초 A급 대작 게임은 아니지만 액션 게임이 갖춰야 할 것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아주 즐겁고, 또 풍성한 재미를 줄 것이다.

 

리뷰어: rainbow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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