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전거 인구 500만명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며 지난 4월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국토종주길이 개통돼 자전거 업계는 바야흐로 물 만난 고기처럼 전성기를 맞았다. 여기에 치솟는 기름값, 지자체별 대중교통요금 인상여파, 예년보다 이른 따뜻한 날씨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며 불황 속에 상반기 자전거 업계는 매출이 급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픽시, 미니벨로 비켜! 대세는 하이브리드 자전거

 

국내 자전거 이용객이 증가하고 실용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중성을 갖춘 자전거가 올해 상반기 시장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2012 상반기 자전거 분류별 점유율 (자료: 다나와)

 

특히 지난해가 하이브리드 자전거의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보급의 원년으로 기록될 해다.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산악자전거와 로드자전거의 장점만을 모아 혼합시킨 자전거로 가격, 성능, 디자인 3박자를 고루 갖춘 게 특징이다. 산악자전거인 MTB의 안정성과 싸이클의 속도감을 탑재해 가벼운 라이딩 뿐 아니라 ‘자출족’에게도 큰 호응을 이끌었다.

 

▲알톤 RCT R7, 삼천리 하운드 트레이스 700C 하이브리드 자전거

 

반면, 젊은층과 여성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미니벨로(20인치 이하의 작은 바퀴를 쓰는 자전거)와 픽시자전거(Fixed Gear Bike: 싱글기어로 이루어져 뒷바퀴와 코그가 고정돼 있는 자전거)는 신제품이 예년보다 줄어 하이브리드 자전거에 자리를 내준 모습이다.

 

▲2012 상반기 자전거 분류별 구매 클릭수 (자료: 다나와)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의 자전거 카테고리 자료에 따르면 ‘놀토’, ‘국토종주길 개통’ 등 자전거 성수기 시즌과 맞물려 4~5월 자전거 매출이 급증했다. 전년대비 MTB 자전거 구매클릭 추이를 살펴보면 47%이상 증가했고 특히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전년대비 63% 이상 신장했다.

 

온라인몰도 함박웃음 짓기는 마찬가지였다. 옥션은 30~100만원대의 자전거 매출이 전년 대비 51%증가했고, 인터파크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자전거 부품 및 용품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으며, 튜닝 품목은 20%, 헬멧 등 안전 용품은 40%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미개척 전기자전거 시장 치열해지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전거업계도 특수에 대비해 분주해졌다. 그동안 잠자던 시장으로 꼽히던 전기자전거가 상반기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전기자전거는 자전거와 스쿠터의 장점을 모아 인간 동력인 페달과 전기동력인 모터를 번갈아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파이크리서치(Pike Research)의 따르면, 올해 세계의 전기 자전거 시장의 매출규모는 8조원대로 2018년에는 13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올해 전기자전거 판매는 3천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친환경 전력을 활용한 교통수단 중에는 가장 많이 판매되는 셈이다. 국내 업계도 전기자전거가 저비용 운송수단에 대한 수요 증가로 향후 몇 년 간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전기자전거 저변인구가 확대되지 않았지만 언덕길이 많은 국내 사정과 향후 50cc 스쿠터 등록제가 시행되는 등 관련 법규가 강화되고 있어 다양한 소비층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 LS네트웍스 등이 전기자전거 국내판매 및 해외수출을 겨냥해 전기자전거를 선보이고 있다.


▲2012 상반기 자전거 제조사별 점유율 (자료: 다나와)

 

 

올해 상반기 국내 자전거 시장은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가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 알톤이 국내 3위 자전거 업체인 코렉스자전거 인수에 성공했고, 올 초 전기자전거 시장의 도전장을 던지며 하반기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전용도로 개통

 

지난해 10월 남한강 자전거길, 11월 새재 자전거길에 이어 올해 4월 인천 아라뱃길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이어지는 1757km에 달하는 4대강 국토 종주 자전거길이 개통됐다. 국토 종주 자전거길 개통과 함께 정부와 지자체는 앞다퉈 자전거 정책을 내놓고 있어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남한강 자전거길 (사진: 국토해양부)

 

‘4대강 국토종주 인증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당초 계획했던 인증센터를 30곳에서 59곳으로 늘리고 무인인증센터 설치 및 국토완주 그랜드슬램 인증을 신설하는 등 자전거 이용문화 확산에 박차를 가했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전 국토 자전거길의 완성을 목표로 단절구간 연결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자전거 업계도 본격적인 2~3분기 자전거 성수기 시즌에 접어들면서 향후 정부의 자전거 정책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정치적 이슈로만 거론되던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이제 국민들의 여가 문화를 바꿔 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효정 기자 hong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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