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독주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기반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만들었던 대만 HTC의 2분기 매출액이 27%나 떨어지는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삼성보다 먼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제조해 애플에 위협을 가했던 HTC의 올 2분기 판매액은 910억4천만 대만달러(30억4천만 미국달러)로 27%나 떨어졌으며, 3분기에는 HTC의 판매가 최고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3분기 판매액의 절반인 700억 대만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HTC의 이 같은 몰락은 신생 회사인 HTC 자체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를 떠나 삼성과 애플의 2강 체제에서 과연 제3위의 경쟁자가 존재할 수 있느냐의 회의론까지 제기될 정도이지만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어렵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아가 블랙베리 제조사인 캐나다 리서치 인 모션(RIM), 노키아, 모토로라, LG 등 삼성과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이런 판매부진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조사전문기관인 맥쿼리의 다니엘 창(Daniel Chang)은 삼성과 애플은 고급 브랜드의 승자이고 중국 화웨이는 저가 브랜드를 점령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이 샌드위치 형태의 시나리오로 진행되고 있다며 HTC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고급 브랜드에서 경쟁하는 것은 단지 제품 혁신만의 문제가 아니며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마케팅 능력과도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과 애플은 HTC 지출의 4-6배 정도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애플은 최근 삼성과의 특허소송에서 공개됐듯 지난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마케팅 비용만으로 5억3천500만 달러를 사용했는데 이는 HTC의 2분기 총수입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더구나 HTC와 달리 세탁기에서 금융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진출해 있는 삼성과 애플의 브랜드 파워는 스마트폰 소매상과 이동통신사와 더욱 좋은 관계를 갖도록 하고 결과적으로 HTC보다 더 넓은 유통망과 지원을 받게 된다.

 

따라서 HTC와 같은 작은 규모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대부분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을 이길) 가망성이 없으며, HTC가 브라질과 서울 사무소를 폐쇄하고 미국 음성기술회사인 비트(Beats)의 주식 일부도 매각했지만 경영에 별다른 도움이 안 되고 있다.

 

맥커리는 올해 말까지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2년 전 28%에서 7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HTC는 중국을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삼고 있지만 중국에서조차 삼성과 애플 그리고 화웨이 사이의 틈새시장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어 중국시장 역시 여전히 큰 도전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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