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처음 판매를 시작한 자동차 블랙박스는 원래 항공기에서 사용되는 장치였다. 항공기의 운항 정보와 기동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면서 사고를 예방하고, 혹시 모를 사고를 기록하기 위해 사용됐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자동차 블랙박스도 과거 항공기의 블랙박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행 정보를 기록해주고 주차시에도 하나의 '눈'이 되어 시시비비를 가리는 용도로 사용된다.

 

 

▲ 항공기 블랙박스(좌)와 자동차 블랙박스(우)

 

현재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블랙박스는 300여 종이 넘는다. 생겨난 지 5년 된 시장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제품의 진화 역시 빠르게 진행됐다. 지난 2009년만 해도 블랙박스는 전방 주행방향만을 촬영하는 1세대 제품이 전부였지만, 불과 3년만에 2개에서 4개의 영상을 동시에 기록하는 다채널 제품까지 나왔다.

 

 

제품도 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인 블랙박스지만 그 구조는 꽤나 간단하다. 블랙박스는 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와 이를 저장하는 본체로 나뉜다. 앞서 말한 1~4채널은 단순히 카메라의 수에 따른 차이를 일컫는 것으로, 카메라가 1개일 경우 1채널, 2개면 2채널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1채널 블랙박스는 오직 전방만을 촬영한다. 이렇다 보니 뒤나 옆에서 사고가 날 경우 시시비비를 가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1채널 블랙박스를 사용하는 운전자는 꼭 후면주차를 해야 한다는 수고(?)가 생긴다.

 

 

2채널 블랙박스는 전방과 후방을 녹화해 앞 뒤 상황 모두를 녹화할 수 있다. 물론 1채널보다 더 넓은 감시(?)가 가능하지만 그 만큼 가격이 비싸다.

 

 

4채널 블랙박스는 전방 측면 후방을 모두 감시하기 때문에 웬만한 사고는 거의 찍힌다고 생각하면 된다. 단 하나의 본체로 4개의 영상을 찍기 때문에 1채널 블랙박스에 비해 프레임은 다소 떨어진다. 가격 역시 1~2채널보다 비싸다.

 

요즘 '대세' 블랙박스는 몇 채널일까?

 

다나와 블랙박스 판매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해본 결과 1채널 블랙박스의 판매량이 가장 높았다. 올 8월 들어 급격히 2채널 블랙박스가 추격하고 있긴 하지만 격차가 커 당분간 1채널 블랙박스의 시장 지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채널 블랙박스의 판매량은 여전히 미비한 수준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아직까지는 다채널 블랙박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어지간한 사고는 1~2채널의 블랙박스로 잡을 수 있고,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에 큰 돈을 투자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다.

 

선우윤 기자 su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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